'크림빵 뺑소니' 피의자 자수했지만 "사람인 줄 몰랐다" 진술...유족 "용서 못해" 분통

백지흠 / 기사승인 : 2015-01-31 11:35:59
  • -
  • +
  • 인쇄
▲ 뺑소니 운전자 허모씨. ⓒNewsis
[일요주간=백지흠 기자] 미궁속에 빠질뻔 했던 교통사고 사건이 네티즌과 경찰의 집요한 추적 끝에 해결됐다. 일명 '크림빵 뺑소니' 사건의 피의자 허모(38)씨가 부인의 설득 끝에 경찰에 자수했다.

청주 흥덕경찰서는 29일 오후 11시 8분경 허씨가 부인과 함께 강력계 사무실로 찾아와 자수했다고 밝혔다.

허씨의 부인은 이날 오후 경찰서에 전화해 남편의 범행을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경찰은 허씨의 집으로 출동했으나 그가 자취를 감춰 검거하지 못했다. 그러나 허씨가 밤 11시경 사전 연락 없이 직접 경찰서로 찾아와 자신의 범행 일체를 시인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허씨는 지난 10일 오전 1시 29분경 충북 청주시 흥덕구의 인근 도로에서 술에 만취한 상태로 자신의 윈스톰 차량을 운전하다 강모(29)씨를 치고 도주한 혐의를 받고 있다.

허씨는 이날 경찰 조사를 마친 뒤 왜 도주했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사고 난 줄은 알았지만 사람인 줄 몰랐다"고 답했다. 자수를 결심한 동기에 대해서는 "죄 짓고는 못 산다. 좀 더 일찍 자수했어야 했으나 사정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번 사고로 사망한 강씨는 지난 10일 오전 1시 30분경 청주시 흥덕구 무심서로 아일공업사 앞 도로에서 임신한 아내를 위해 크림빵을 사들고 귀가하던 허씨가 운전하던 차량에 치어 목숨을 잃었다.

사고가 발생하기 10분 전 강씨는 아내와 전화통화를 하면서 "좋아하는 케이크 대신 크림빵을 사서 미안하다"며 "태어나는 아이에게 훌륭한 부모가 되자"고 말한 것으로 알려져 주변의 안타까움을 샀다.

한편 허씨의 자수 소식을 들은 강씨의 아버지 태호(58)씨는 30일 "가족도 있을 텐데 그 사람은 더 고통스러울 것"이라고 전하면서 "정말 (자수를)잘 선택했고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이야기하고 싶다"고 말했다.

하지만 경찰 조사 과정에서 허씨가 "사람인 줄 몰았다"고 말한 사실을 전해 들은 강씨의 아버지는 "전혀 뉘우침이 없어 보인다. 도저히 용서할 수 없다"며 분통을 트뜨렸다.

'시민과 공감하는 언론 일요주간에 제보하시면 뉴스가 됩니다'

▷ [전화] 02–862-1888

▷ [메일] ilyoweekly@daum.net

[저작권자ⓒ 일요주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오늘의 이슈

댓글 0

댓글쓰기
  • 이 름
  • 비밀번호

- 띄어 쓰기를 포함하여 250자 이내로 써주세요.
- 건전한 토론문화를 위해,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비방/허위/명예훼손/도배 등의 댓글은 표시가 제한됩니다.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