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진로, 상도덕 불감증에 빠졌나...경쟁사 악성루머에 중소업체 대리점 가로채기까지

박은미 / 기사승인 : 2015-02-04 12: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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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주간=박은미 기자] 경쟁사 ‘오비맥주’를 비방하는 악성 루머를 퍼트린 혐의로 하이트진로 직원 6명이 경찰에 불구속 입건된 사건은 상도덕 불감증이 도를 넘었다는 것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이 사건으로 인해 도덕성에 타격을 입은 하이트진로가 중소기업을 상대로 '갑질'을 해온 사실까지 집중 조명되면서 부도덕한 기업이라는 낙인은 쉽게 지워지지 않을 전망이다. 하이트진로 계열사인 하이트진로음료(주)는 생수 시장을 장악하기 위해 중소 생수업체의 대리점을 가로채는 등 ‘불공정 영업’을 일삼아 오다 적발돼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제재를 받은 것은 물론 법정에서도 패소했지만 이에 불복해 대법원에 상고를 제기한 상태다.

사건은 시작은 2012년 7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한 50대 남성이 서울 반포동의 공정거래위원회 앞 왕복 10차선 대로를 대형 트레일러로 막아놓고 사라진 사건이 발생했다.

이 남성은 충남 천안의 소규모 생수업체 ‘마메든샘물’의 김용태 사장으로, 하이트진로음료가 생수대리점을 가로챘다며 공정위에 여러 차례 진정을 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항의시위를 벌인 것.

김 사장 측에 따르면 하이트진로음료는 2006년 마메든샘물을 흡수하려 했으나 실패하자 마메든샘물과 계약관계에 있던 대리점들에게 상당한 경제적 이익을 줄 것을 약정하고, 2008년 7월 총 11개 중 9개 대리점을 회유해 빼갔다. 이에 마메든샘물은 매출량이 95%나 급감했다.

매출에 타격을 입은 마메든샘물은 공정위에 제소했고, 공정위는 “하이트진로음료가 2008년 대리점을 빼앗아 오는 방식으로 마메든 샘물의 영업망에 피해를 줬다”며 지난해 7월 하이트진로음료에 시정명령을 내렸다.

하이트진로음료는 이에 불복해 서울고등법원에 즉각 행정소송을 제기했지만 법원 또한 공정위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나 하이트진로음료는 고등법원의 판결 역시 인정하지 않고 대법원에 상고를 제기하면서 양측의 분쟁은 장기화 되고 있는 상황이다.

대리점을 거의 잃고 사업기반이 무너진 김 사장은 매일 하이트진로음료 앞에서 100일이 넘는 기간 동안 1인 시위를 벌이며 힘든 싸움을 하고 있다.

김 사장 측은 “하이트진료음료는 계속해서 시간을 끌 것이고 국민들에게 잊혀지는 날만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며 “대기업이 마음만 먹으면 법과 기본적도덕은 무시한 채 영세업체를 고사시킬 수 있는 나라가 되지 않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증거 조작의혹까지

하이트진로음료가 행정소송을 벌이는 과정에서 증거자료를 조작했다는 의혹도 제기돼왔다.

2008년 하이트진로음료는 마메든샘물 소속 대리점들을 회유해 영업망 없애기에 나서는 등 ‘사업활동 방해’를 해왔다.

하지만 하이트진로음료는 당시 마메든샘물의 대리점들이 자발적으로 대리점계약을 문의해왔다며 이를 부인했다.

하이트진로음료 측은 “마메든샘물 대리점들이 이전부터 이탈을 결심하고 ‘농협샘물·시원샘물’ 등 다른 업체와 대리점 계약 문의를 해왔다”고 소송에서 주장했다.

이에 김 사장 측이 “시원샘물은 사건발생 이전에 폐업한 업체로 마메든샘물 대리점들이 이들과 대리점 계약 문의를 했다는 것은 거짓”이라고 반박하자, 하이트진로 측은 “해당 업체는 같은 이름의 다른 ‘시원샘물’”이라며 현재 영업 중이라는 증거로 물통 사진을 제출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하이트진로음료가 법원에 제출한 시원샘물의 물통 사진이 조작됐다는 것이다.

하이트진로음료가 증거로 제시한 시원샘물 물통에는 생수 생산시기가 2014년 2월 11일로 적혀 있으며 설립시기도 2009년으로 사건 발생 이후다.

따라서 마메든샘물 대리점이 2008년 계약 문의를 먼저 했다는 하이트진로음료의 주장은 시기적으로 오류가 생긴다. 공정위와 김 사장은 농협샘물의 경우 2007년 12월에, 시원샘물은 2005년 11월에 폐업했다는 입증 증거를 재판부에 제출한 상태다.

김 사장은 “하이트진로음료가 시원샘물 제품이라며 재판부에 제출한 해당 샘물 공장을 직접 방문한 결과 사업장은 전혀 가동되지 않았으며, 전화번호 또한 1998년부터 10년 넘게 택배사업을 하는 한 사업자의 전화번호로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하이트진로는 “김 사장 측에 대리점을 회유한 사실이 없다는 설명과 증거자료를 보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실이 아닌 주장으로 회사의 명예를 훼손해 행정소송을 걸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증거조작 의혹 대해서는 “사실 무근으로 항고를 통해 바로 잡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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