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 '비리‧치매 논란' 라응찬 전 회장 사외이사 선임 구설수...논란되자 의문의 사퇴

박은미 / 기사승인 : 2015-02-04 16:3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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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연대, 라응찬 전 신한금융 회장 위장 치매 의혹 제기...검찰 재수사 촉구
▲ 라응찬 전 신한금융지주 회장 ⓒNewsis
[일요주간=박은미 기자] 국내 굴지의 식품 대기업 농심이 ‘알츠하이머병’을 앓고 있는 라응찬(78) 전 신한금융지주 회장을 사외이사로 선임하려다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일명 ‘치매 환자’로 불리는 알츠하이머 환자에게 회사의 중책인 사외이사를 맡기려는 데 대한 의혹의 눈초리가 일기 시작한 것.

특히 라 전 회장이 주도한 ‘신한 사태’ 관련 재판이 아직 진행 중인 것도 논란이 되고 있다. 농심은 법적으로 문제의 소지가 있는 인물을 내정함으로써 사외이사 선임 절차의 공정성과 투명성에 대한 의구심을 자처한 셈이기 때문이다. 3일 라 전 회장이 후보군에서 자진사퇴 의사를 밝히며 논란은 일단락됐지만 농심 입장에서도 비난 여론에 못 이겨 이번 사외이사 선임을 포기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9일 농심이 라 전 회장을 신규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오는 3월 주주총회에 상정하겠다고 공시했다.

라 전 회장은 2010년 9월 신한은행이 신상훈 지주회사 사장을 배임·횡령 혐의로 고소한 이른바 ‘신한 사태’를 주도한 핵심인물이다. 이 과정에서 라 전 회장은 알츠하이머병 치료를 이유로 세 차례에 걸친 검찰 소환 요구에 불응했다. 이에 검찰은 라 전 회장 측의 주장을 받아들여 증인신청을 철회하고 추가 조사를 벌이지 않았다.

알츠하이머병은 노인성 치매의 주요 원인으로 언어장애, 심한 단기 기억상실, 정신기능 상실 등의 증상이 동반된다.

시민단체들은 검찰조사 시 알츠하이머병을 이유로 소환을 거부한 라 전 회장이 5년도 지나지 않아 농심 사외이사를 받아들였다는 점을 지적하며 이런 인물을 사외이사에 선임하는 것은 바람직한 선택이 아니라고 반발하고 나섰다.

참여연대는 2일 보도자료를 내고 “라 전 회장이 농심의 사외이사로 활동할 만큼 건강을 회복했다면 검찰이 라 전 회장을 소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참여연대는 “검찰이 라 전 회장의 불법 행위가 문제 될 때마다 치매를 앓고 있어 소환조사를 할 수 없다고 발뺌해왔는데 이같은 검찰의 해명이 거짓이라는 것이 드러났다”며 “라 전 회장에 대한 재수사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게다가 실제 라 전 회장의 건강상태가 정상이라는 주장도 제기된다. 참여연대에 따르면 알츠하이머병에 걸려 치료 중이라던 라 전 회장은 2014년 신한은행 임직원 송년 모임 등에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라 전 회장은 2013년 헬스클럽에서 운동을 하고 직접 운전대를 잡는 등 건강한 모습이 일부 언론을 통해 공개돼 논란을 빚은 적도 있다.

이와 관련 농심 관계자는 “라 전 회장의 오래된 경영노하우를 높게 사 사외이사 선임을 추진했었지만 라 전 회장이 자진 사퇴의사를 전해 현재 수리했다”고 설명했다.

알츠하이머병에 걸려 치료 중인 라 전 회장의 건강상태 논란에 대해서는 “내부적으로는 사외이사 업무를 수행하는 데 건강상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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