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 일감몰아주기 혈안, 제식구 챙기기 '급급' 고객 권익은 '뒷전'

박은미 / 기사승인 : 2015-02-11 10:2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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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측 "고객 접점의 효율화와 전문성 높이기위해 설립한 회사로 업무배분 과정일뿐"
삼성생명 김창수 대표 ⓒNewsis
[일요주간=박은미 기자] 국내 생명보험업계 1위 삼성생명(대표 김창수)이 ‘일감몰아주기’로 제 식구를 챙기는 꼼수를 가속화해 빈축을 사고 있다. 삼성생명은 자회사 형태의 손해사정업체를 만들어 일감을 100% 수준까지 몰아주며 매년 1,000억 원 이상의 수수료를 챙겨줬다. 문제는 보험사가 만든 자회사에서 손해사정업무를 맡을 경우 공정성과 객관성이 훼손될 수 있어 소비자들의 권익이 침해될 소지가 크다는 것. 실제로도 보험업계 중 일감몰아주기가 가장 심각한 삼성생명의 손해사정 관련 민원 증가폭이 제일 높았다. 제 식구 챙기기에 혈안이 된 삼성생명이 회사의 이익과 고객의 권익을 맞바꿈 셈이다.

일감몰아주기 업계 1위

자회사 손해사정업체에 대한 삼성생명의 일감몰아주기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손해사정업체란 보험사고의 손해액을 평가해 보험금을 산정하는 업무를 담당하는 회사다.

새정치민주연합 김영환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2014년 손해사정업체 현황 및 위탁 수수료 지급 현황’에 따르면 생명보험업계 빅3(삼성생명·교보생명·한화생명)가 자회사를 만들어 일감을 100%수준까지 몰아주고 있었다.

특히 이중 삼성생명의 일감 몰아주기 규모가 가장 컸다. 삼성생명은 ▲2011년 11만 1,474건 ▲2012년 27만 1,357건 ▲2013년 25만 6,021건 등 3년간 총 63만 8,852건의 손해사정 일감을 자회사인 삼성생명서비스 손해사정주식회사(지분율 99.8%)에 몰아줬다.

이를 통해 삼성생명서비스 손해사정주식회사에 1,239억 원에 이르는 수수료를 챙겼다.

이에 대해 김영환 의원은 “일감몰아주기 형태는 결국 손해사정업 시장의 양극화를 초래할 뿐만 아니라 영세 손해사정업체의 경영위기를 불러올 것이다”며 “일반 손해사정업체들은 대기업 보험사의 자회사들이 일감을 몰아가는 것뿐만 아니라 인력까지 빼가고 있어 이중고를 호소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보험사의 손해사정업무 일감몰아주기는 손해사정시장의 양극화를 초래하고 대기업 위주의 기형적 구조를 만들어 내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는 지적이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일요주간>과의 전화통화에서 “삼성생명서비스 손해사정주식회사는 고객 접점의 효율화와 전문성을 높이기위해 설립한 회사로, 삼성생명이 지분 100% 가까이 보유한 자회사이기 때문에 자회사가 아닌 사실상 같은 회사로 봐야한다”며 “회사 특성에 맞게 업무배분을 하는 과정일 뿐 일감몰아주기와는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국정감사 지적에도 아랑곳 않고
창구업무까지 자회사에 몰아줘

삼성생명이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일감몰아주기에 대한 지적을 받았음에도 창구업무까지 추가로 자회사에 맡기는 강수를 뒀다.

보험업계 최초로 창구업무를 자회사인 삼성생명서비스 손해사정주식회사에 위탁해 고객 개인정보유출에 대한 우려까지 키우고 있는 것.

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지난해 삼성생명서비스 손해사정주식회사에 보험심사 184억 원, 콜센터 147억원, 창구업무 99억 원 등 총 430억 원의 규모의 상품·용역거래를 수의계약방식으로 체결한 것으로 지난달 23일 확인됐다.

고객들을 대면하는 창구업무는 보험금지급 및 각종 변경신청 접수, 보험금 접수, 약관대출 상담 등 고객 개인정보를 주로 다루는 중요 업무다. 특히 일반 개인정보 뿐만 아니라 질병, 병원 기록 등 예민한 개인정보까지 포괄하고 있다.

최근 보험사 창구를 통한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급증하면서 불거진 창구업무 교육 및 보안 강화에 대한 고객들의 요구를 역행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삼성생명 관계자는 “타사가 아닌 같은 회사로 볼 수 있는 자회사 쪽에서 창구업무를 그대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정보 유출의 우려가 있다는 것은 맞지 않다”고 해명했다.

이어 “타사의 손해사정업체에게 맡길 경우 여러 업체들의 데이터의 혼재 등으로 인해 정보유출의 가능성이 우려될 수도 있겠지만, 저희는 같은 회사로 볼 수 있는 자회사에 고객 데이터를 넘겨 다이렉스토 업무를 하는 것이기 때문에 오히려 안전하다”고 설명했다.

가재는 게편, 고객민원 급증

삼성생명의 손해사정 관련 민원이 증가폭은 국내 보험사 중 가장 큰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생명이 제 식구 배불리기에 전념하는 사이 고객들의 민원은 급증한 것이다.

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의원이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로부터 제출받은 손해사정 관련 민원현황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5대 손해보험사와 3대 생명보험사 등 8대 보험사의 손해사정 민원건수는 총 2,179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1,659건에 대비 31.3%(520건)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전체 민원건수가 1만 8,889건에서 1만 9,311건으로 2.2% 증가한 것을 감안할 때 손해사정 민원은 유독 가파르게 증가했다.

특히 8개사 중 삼성생명의 손해사정 민원건수는 총 279건으로 전년(166건) 대비 68.1% 증가해 가장 많이 늘어났다.

이종걸 의원은 “보험사가 만든 자회사에서 손해사정업무를 맡을 경우 공정성과 객관성이 훼손될 수 있다”며 “고용된 손해사정사나 자회사가 일감을 주는 모회사와 보험계약자 사이에서 과연 공정하게 손해사정업무를 수행했는지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해당 업무를 자회사 형태의 손해사정업체에 맡기면 손해사정사업체들은 보험사 편에서 보험료 지급을 연기하거나 금액을 줄일 수밖에 없고 결국 그 불이익이 소비자들에게 고스란히 전가된다.

불공정하게 손해사정 업무를 보는 기업들에 때문에 가중되는 소비자 피해를 막기 위해 보험사의 자기손해사정업무 비율을 제한하는 등의 법적 제도 도입이 시급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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