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5월 러시아서 김정은·푸틴과 삼자대면 가능성은?

김시원 / 기사승인 : 2015-02-23 00:09:03
  • -
  • +
  • 인쇄
▲ 박근혜 대통령 ⓒNewsis
[일요주간=김시원 기자]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러시아 전승기념일 참석이 기정사실화된 가운데 박근혜 대통령의 참석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오는 5월 러시아가 전승 70주년 기념일에 맞춰 양국 정상을 초청하면서 러시아에서 남북 정상의 조우, 나아가 정상회담 성사여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것.

그러나 청와대는 20일까지 박 대통령의 참석 여부를 결정짓지 못했다.

청와대는 박 대통령의 5월 일정과 김 위원장을 비롯한 다른 국가 정상들의 참석 여부, 남북관계 전개 양상, 미국과 러시아와의 관계 변화 등 여러 변수를 다각적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류길재 통일부 장관이 지난 9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질의에서 "김 위원장의 참가는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변수가 아니다"라며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사안들을 검토할 것"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현재로서는 박 대통령이 불참할 가능성이 조금 더 높다. 이는 남북관계 뿐만 아니라 한반도 주변국의 외교지형과 이해관계까지 염두에 둬야 할 변수가 한두 개가 아니라는 지적이다.

특히 우크라이나 사태 때문에 러시아와 날카로운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미국과의 관계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미국과 불편한 관계인 러시아의 전승기념일 참석 강행은 자칫 한·미관계 악화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

여기에다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불참 의사를 밝혀 청와대의 고민을 키웠다. 미국 백악관은 지난 10일 "개별 국가들이 스스로 판단하겠지만 미국의 동맹이란 차원에서 보면 한목소리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과의 만남이 우리 측에 실익이 없을 것이란 분석도 불참 가능성에 무게감을 실어준다. 실질적인 남북관계의 진전이 없는 상황에서 김 위원장과의 만남은 별다른 성과를 거두기 어렵다는 우려가 나온다.

또한 국제무대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낸 김 위원장에게 모든 시선이 쏠리면서 박 대통령이 '들러리'에 그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반면 분단 70년인 올해 김 위원장과의 만남을 계기로 교착상태에 빠진 남북관계 전환의 모멘텀을 마련해야 한다는 점에서 박 대통령이 러시아를 방문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만만찮다.

이번 기회를 계기로 남북 정상이 자연스럽게 만나 대화의 물꼬를 트고 얼굴을 맞대는 모습을 보인다면 국면전환 카드 내지는 지지율 회복의 계기로 활용할 수 있다. 이는 결국 박 대통령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다.

이 밖에도 러시아와의 관계는 청와대를 고민하게 만드는 요인 중 하나다.

러시아는 지난 8일 한·러 외교장관회담에서 "한국 정상의 참석을 기대한다"며 초청 의사를 재차 밝히는 등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

박 대통령의 중요한 대외정책 중에 하나인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에서 러시아는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할 국가다. 앞서 박 대통령은 지난 2013년 11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도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실현을 위한 상호협력 구축 마련에 초점을 맞췄다.

러시아가 북한과 인사 및 군사교류가 확대하는 등 밀착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점도 신경이 쓰이는 대목이다. 러시아가 미국의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인 사드(THAAD)의 한국 배치를 강하게 반대하고 있는 상황에서 행사 참석 요청까지 거절한다면 양국 관계에 찬물을 부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시민과 공감하는 언론 일요주간에 제보하시면 뉴스가 됩니다'

▷ [전화] 02–862-1888

▷ [메일] ilyoweekly@daum.net

[저작권자ⓒ 일요주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오늘의 이슈

댓글 0

댓글쓰기
  • 이 름
  • 비밀번호

- 띄어 쓰기를 포함하여 250자 이내로 써주세요.
- 건전한 토론문화를 위해,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비방/허위/명예훼손/도배 등의 댓글은 표시가 제한됩니다.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