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준號 포스코 1년 초라한 성적표, 실적악화에 비리 온상 '낙인'

박은미 / 기사승인 : 2015-03-12 14:3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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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준 포스코 회장 ⓒNewsis
검찰, 포스코P&S 조세포탈 혐의에 대한 수사 본격 착수
포스코건설 임원들 담합 300억대 비자금 조성 은폐.축소 의혹

[일요주간=박은미 기자] 취임 1년을 앞둔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리더십이 위기에 직면했다. 지난해 실적이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 데 이어 최근 포스코 계열사 곳곳에서 터진 비리 사건들로 ‘윤리경영’마저 타격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적발된 100억 원대 해외비자금 사건이 검찰 수사로까지 확대되면서 솜방망이 처벌로 사건을 은폐·축소하려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권 회장의 책임론까지 대두되고 있는 상황. 사내 부조리에 대해 강력한 비리척결의지를 보이기보다는 사건을 은폐하려한 것은 권 회장의 리더십과 도덕성에 치명타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잇단 비리에 권오준 리더십 ‘휘청’

권오준호 출범 1년 만에 포스코그룹이 각종 비리와 은폐로 얼룩진 ‘비리의 온상지’로 전락했다.

지난해 4월 포스코P&S가 임직원 납품 비리와 담합 혐의로 검찰로부터 압수수색을 당했고 11월에는 포스코엠텍이 2013년 발생했던 페놀 유출 사고를 축소·은폐시도한 정황이 드러나 빈축을 샀다.

올 2월에는 포스코건설 해외 임원들이 담합해 300억 원 가량의 비자금을 조성한 사실이 발각됐다. 당시 포스코건설은 내부감사를 통해 이런 사실을 포착하고도 사실상 묵인에 가까운 안이한 사후대처로 일관해 조직적 은폐를 시도했다는 의혹을 샀다.

포스코건설 감사실은 이와 같은 사실을 적발해 권오준 회장과 황태현 사장에게 보고했지만 이들은 해당 임원들을 보직해임하는 선에서 사건을 봉합했다.

그러나 이 사건의 파장이 확산되면서 검찰의 수사선상에 오르자 황 사장은 물론 권 회장의 책임론까지 대두되며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게다가 비리를 저지른 임원들을 지난 1월 정기인사를 통해 포스코 본사로 복귀시키는 등의 비상식적인 인사가 단행되며 본사 임원진들이 결탁된 조직적 비리가 아니냐는 의혹을 증폭시켰다.

당시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지난해 8월 해직된 해당 임원들이 포스코 본사의 비상근 임원으로 다시 재발령 난 것은 사실”이라면서 “다만 이번 임기를 마친 이후 재선임하지 않기로 방침을 정한 만큼 사실상 이미 해임된 것과 마찬가지”라고 해명했다.

이런 가운데 검찰이 포스코P&S의 조세포탈 혐의에 대한 수사에 본격 착수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포스코P&S사는 포항제철에서 생산된 철강 제품을 국내외에 판매 유통하는 계열사다. 이미 지난해 국세청 세무조사에서 거래대금을 부풀리거나 축소하는 등의 방식으로 세금을 탈루한 정황이 포착된 바 있다.

국세청은 지난해 세무조사 과정에서 ‘조세포탈’ 혐의로 포스코P&S를 검찰에 고발했고 검찰은 지난 5일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2부(부장검사 조상준)는 포스코P&S에 대한 고발 사건을 배당받아 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앞서 포스코P&S의 협력업체로부터 납품 편의를 대가로 금품을 수수한 의혹을 조사하던 검찰은 ‘조세포탈’ 혐의에 대해서도 추가로 조사에 나섰다.

특히 지난해 금융조세조사2부에 배당됐던 포스코P&S 사건은 검찰 조직개편 과정에서 특수2부에 재배당 됐다.

내사 단계의 수사를 펼치는 금조부와는 달리 특수부는 기업비리 수사를 전담으로 하는 부서다. 이에 따라 포스코P&S를 둘러싼 검찰 수사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 ⓒNewsis
실적악화까지 ‘내우외환’

포스코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65조 984억 원, 영업이익 3조 2,135억 원, 당기순이익 5,567억 원을 냈다.
전년 대비 매출은 5.2%, 영업익은 7.3% 늘었지만 당기순익은 무려 58.9% 감소한 것이다. 영업이익율(4.9%)도 경쟁사인 현대제철(8%)에 두배 가까이 뒤쳐졌다.

이 때문에 최근 포스코의 주가는 26만 원대를 기록하며 약세를 면치 못했다. 이는 지난 2006년과 비슷한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포스코가 저조한 당기순익을 기록한 이유로 ‘세무조사’ 등을 꼽았다.

포스코는 작년 세무조사 결과 국세청에 3,700억 원에 달하는 추징금을 냈으며 강원도 강릉에서 일어난 포스코엠텍의 페놀 유출 사고 때문에 700억 원의 손실을 봤다.

이와 함께 2,800억 원 규모의 포스코플랜텍 적자도 영향을 줬다.

포스코는 지난 2010년 성진지오텍을 인수한 이후 2013년 포스코플랜텍과 합병시켰다. 그러나 포스코플랜텍의 실적이 악화되면서 지난해 1,891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는 등 2년 연속 적자를 냈다.

지난 1월 권 회장은 ‘유동성 위기’에 몰린 포스코플랙텍에 자금수혈을 결정했지만 본업인 철강 본업의 어려움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자회사의 지원에 거액의 자금을 투입할 경우 포스코플랜택의 부실이 그룹전체로 전이될 것이라는 우려도 있었다.

결국 포스코는 자회사 포스코플랜텍이 누적된 적자로 경영난이 가중되면서 지난 2월 직원 30%가량을 감축하는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포크코플랙텍의 대규모 구조조정 직전 권 회장은 ‘2015년 기업설명회’ 자리에서 지난해 실적이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에 대해 투자자를 상대로 사과의 뜻을 전한 바 있다.

권 회장은 1년간 혹독한 구조조정을 통해 철강 본원의 경쟁력을 회복하는 데 총력을 기울였지만 실적과 주가하락은 물론 기업 투명도 측면에서도 오히려 뒷걸음질 쳤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임직원들의 잇단 비리 의혹과 실적악화 등으로 골머리를 앓고 권 회장에게 총체적인 그룹 신뢰도를 회복해야 하는 또 다른 숙제가 놓여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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