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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 두 노동자의 죽음 논란, 노조 "개돼지 취급" vs 사측 "안전환경 조성 노력"
이마트 두 노동자의 죽음 논란, 노조 "개돼지 취급" vs 사측 "안전환경 조성 노력"
  • 김지민 기자
  • 승인 2018.04.11 16: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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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정용진 책임지고 사과하라...업무환경 개선 시급"
사측 "안전하게 일 할 수 있는 환경 조성 위해 노력 중"
마트산업노동조합이 지난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신세계 이마트에서 발생한 노동자들의 사망사고에 대해 진상 규명을 촉구했다.(사진=newsis)
마트산업노동조합이 지난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신세계 이마트에서 발생한 노동자들의 사망사고에 대해 진상 규명을 촉구했다.(사진=newsis)

[일요주간=김지민 기자] 신세계 이마트의 노사 간 갈등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최근 이마트 내에서 두 명의 노동자가 잇따라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해 노사의 대립이 심화되고 있다. 

지난달 31일 이마트 구로점에서 캐셔(계산원) 업무를 보던 직원 권미순(47)씨는 근무중 갑자기 가슴 통증을 호소하며 쓰러져 사망했다. 권씨의 죽음과 관련해 응급대처가 미흡했다는 논란이 일자 이마트 측은 지난 10일 매장 내 응급상황에 대비해 대응체계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마트노조는 점심도 제때 먹지 못하고 일하는 현실에서 가장 시급한 것은 업무환경 개선이라며 응급체계 구축은 비판 여론을 무마하기 위한 겉치레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마트노조는 사고 당시 매장 내에서는 응급대처에 능한 직원이 없었고 결국 골든타임을 놓쳐 권씨가 안타깝게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권씨가 평소 지병이 없었고 업무 강도가 현저히 높았던 점 등을 꼽으며 권씨의 사망이 과로사 혹은 고강도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가 주요인일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런 논란에 대해 이마트 측은 "권미순 사원의 심정지 사망 사고와 관련 유가족의 뜻을 적극 수용해 안전사고 재발 방지를 위한 응급대응체계를 재구축한다"고 밝혔다.

내용은 심폐소생술 교육 대상 확대, 자동 심장충격기 확대, 위급환자 대응법 및 구급장비 사용법 교육 보강 실시 등으로 안전관리 책임 공백을 최소화하겠다는 것이다.

김맹 이마트 인사담당 상무는 "이마트는 오랫동안 가족처럼 함께 근무해온 직원의 심정지 사고에 대해 다시 한 번 유가족에게 애도와 위로를 표한다"며 "점포에 방문하는 고객은 물론 근무하는 직원들 모두 안전한 환경에서 쇼핑하고 일 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을 위해 더욱 고민하고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마트노조는 이마트의 이 같은 조치는 권씨 사망에 따른 비난을 모면하기 위한 형식적인 대책에 불과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마트노조에 따르면 이마트 측은 현재까지도 유가족에 대한 진정성 있는 사과를 건네지 않은 채 형식적인 안전 대책을 내놓았을 뿐이다.

마트노조 한 관계자는 지난 10일 <일요주간>과의 전화통화에서 "안전관리 대책의 경우 당연히 해야할 부분들을 이제야 하는 것"이라며 "이 같은 상황에서도 근무환경 개선에 대한 얘기는 여전히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작년 말 이마트의 일방적인 발표로 근무시간이 줄어들면서(기존 8시간→7시간) 현장 업무 강도가 굉장히 높아졌다"면서 "인원 충원이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업무 시간은 줄어들어 직원들의 휴게시간이 사실상 0분에 가깝다"고 주장했다.

다른 노조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안전 대책을 내세우기 전에 사건이 발생한 원인을 정확히 밝혀내고, 이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하는데 (이마트는) 그런 모습이 없다"며 "사람으로서의 기본적인 도리조차 지키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근무시간이 단축되면서 준비마감시간이 기존 15분→10분, 휴게시간이 30분→20분으로 줄어들었다"며 "20분 안에 계산대에서 환전소, 화장실, 휴게소 등을 이동해야 하기 때문에 직원들이 엄청난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토로했다.

또 그는 “이러한 상황에서 사측은 ‘효율’을 명목으로 오히려 인력을 더 줄여나가고 있다”고 우려를 전했다.

앞서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지난달 28일 ‘신세계그룹&파트너사 채용박람회’에서 “일자리 창출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 중 가장 기본”이라며 "신세계는 매년 1만명 이상의 신규 채용을 통해 좋은 일자리 확대에 지속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한 것과는 상충되는 주장이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이마트는 매출이 적은 부서들을 통폐합하라는 지침을 내렸고 일부 점포에서는 이미 시행 중이다. 최소의 인력으로 최대의 효율을 창출하겠다는 사측의 ‘이윤 창출’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그러나 회사가 이 같은 방침을 시행하기 전에 일과 가장 직접적으로 연관이 있는 노동자들의 의견을 묻지도 않고 일방적으로 진행했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신세계가 창출하는 ‘좋은 일자리’가 무엇인지 모르겠다"며 "일자리가 늘고 있는 직군은 ‘스태프 사원’ 뿐이다"고 했다.

스태프란 본사 정규직과 단기 아르바이트 외의 인력으로 최대 1년까지만 근무할 수 있는 계약직 형태의 사원이다. 그러나 이들은 최대 1년의 계약 종료 후 해당 매장 뿐 아니라 신세계그룹이 운영하는 타 매장 직원으로도 재고용될 수 없다.

마트노조에 따르면 스태프는 약 1년 6개월 전부터 회사가 새로 만든 직군으로 최대 계약기간 1년 이후엔 무조건 퇴사다. 그러나 인력이 집중적으로 필요한 설날‧추석 등 특수 기간에 투입되는 것이 아니라 기존의 무기계약직이 했던 상시‧지속적인 업무를 한다는 점에서 사실상 사측이 비정규직법을 회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스태르를 고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마트노조 관계자는 "사측이 무인계산대‧스마트 카트 도입 등을 준비하며 사실상 인력구조조정, 사전정비작업을 이미 시작한 것"이라며 "노조가 파악한 인원으로는 1년 6개월도 안되는 사이 이미 스태프 인원이 3500명이 넘는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생산성을 생각하는 회사의 입장도 이해는 하지만 부족한 인력은 결국 안전사고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며 "그럼에도 사측은 근무환경을 개선할 의지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마트노조는 과도한 업무에 대해 ‘고통’을 호소하며 지속적으로 사측에 인력 충원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이마트 관계자는 <일요주간>과의 통화에서 "노조에서 주장하는 '휴게시간'은 사실상 '대기시간'이다”며 "대기시간은 30분에서 20분으로 줄어든 것이 맞지만 휴게시간은 근무시간이 줄어들기 전과 동일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아직 근무시간 단축이 시행된 지 오래되지 않았기 때문에 노력으로 풀어가야 할 부분”이라며 "근본적으로 업무 간소화를 위해 여러 가지 효율화 작업 등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스태프 제도에 대해서는 "취지 자체가 단기간 근무를 원하는 분들을 위해 만든 제도"라면서 "최대 계약기간이 1년은 맞지만 근무 중 장기간 근무를 원하면 정규직으로 전환을 할 수 있는 제도가 마련돼 있다"고 말했다. 단 1년이라는 계약기간 만료 후에는 정규직 전환 기회 또한 사라지게 된다는 것.

끝으로 무인계산대‧자율주행 카트 도입 등에 대해서는 "4차 산업혁명의 흐름으로 인해 이런 저런 시도를 하는 것일 뿐 인력구조조정과는 상관 없다"고 전했다.

앞서 마트노조는 지난 5일 서울 명동 신세계 본점 앞에서 지난달 28일 이마트 도농점에서 21세 청년 노동자가 무빙워크 수리 중 기계에 몸이 끼어 사망한데 이어 31일에는 이마트 구로점 계산원으로 근무하던 48세 노동자가 쓰러져 사망한 사건이 일어난 것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열고 "노동자 두 명이 목숨을 잃었는데도 신세계 이마트는 사과 한 마디 없이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면서 신세계 이마트와 정용진 부회장이 책임질 것을 촉구했다.

마트노조는 이날 "대형마트는 수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공간이라 어떠한 위급상황이 발생할지 예상조차 할 수 없다. 그럼에도 이마트에는 심폐소생술을 할 수 있는 안전관리자가 없고 단 한대의 제세동기만이 비치돼 있다. 우리는 여전히 안전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마트에서 근무를 또는 쇼핑을 하고 있다"며 이마트의 안전불감증을 지적했다.

대형마트 계산원 출신인 김진숙 전 마트노조 홈플러스지부 사무국장은 "이마트는 21세 청년이 사망하자 ‘하청의 하청이라 우리 책임 없다’고 했다. 그러더니 직접 고용한 노동자가 사망했는데도 사과하지 않고 있다"고 토로하고 "이제는 타 점포 하청업체 보안 직원들을 불러들여 추모객들을 물리적으로 막았다. 얼마나 노동자들을 개돼지 취급을 하고 있는지 똑똑히 느끼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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