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청연의 게임별곡-④] 확률형 아이템 문제의 핵심 논제는 '사행성'에 있는 것인가?

김청연 기자 / 기사승인 : 2019-03-04 09:2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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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주간 = 김청연 기자] ‘확률형 아이템’이란 이용자가 내용물을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랜덤박스에서 물건을 무작위로 뽑는 데 소모되는 무언가를 현금을 사고 구매하는 게임 내 상품이다. 

 

▲VR체험존 'VR런'에서 VR리듬게임을 비롯해 우주 바이크 레이싱과 롤러코스터, 우주탐험 등 다양한 VR게임을 체험하고 있는 모습.(사진=신세계 센텀시티 제공) 

2018년도 국정감사에서 이동섭 바른미래당의 의원은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상대로 게임이 4차 산업에 포함되는지와 e스포츠가 스포츠에 해당되는지에 대해 물었고, 도종환 장관은 이것을 한류 컨텐츠로 성장시키고자 한다는 의지를 확실히 했다. 이후 당시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명확한 개념 정리와 청소년의 과도한 게임 아이템 구매를 위한 결제에 대한 대책의 마련을 촉구했다. 특히 조경태 자유한국당 의원은 확률형 아이템의 조작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냈는데, 2017년 넥슨, 넷마블 등의 회사가 확률형 아이템을 조작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9억여원의 과징금을 받은 사례를 다시 언급했고, 이에 대해 도종환 장관은 “게임 아이템을 조작하는 일은 절대 발생해서는 안 된다”며 게임물관리위원회와 한국소비자원과 공동으로 대응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올해 3월 현재까지 정부의 대응 방안은 그 방향의 설정 자체가 잘못돼 가고 있다. 넷마블은 공정거래위원회를 상대로 과징금에 대한 조치에 항소했지만 모두 기각됐다는 사실만 놓고 봐도 현재 국내게임 매출규모 3위의 게임사가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이슈를 바라보는 근본적인 시각부터가 심각하게 우려되는 것이 작금의 현실이다.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규제 법안은 2015년 새누리당 정우택 의원을 포함 국회의원 10인이 최초로 발의한 이후 한국게임산업협회와 한국모바일게임협회 등이 자율규제안을 내놓으며 정부의 정책적인 움직임을 사전에 봉쇄해보려고 노력해 왔다. 하지만 이들이 내놓은 자율규제안은 심각한 모순을 안고 있으며 실효성 또한 한심한 수준임이 밝혀진 지 오래다.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논란은 현재 청소년 사용불가 판정이 내려질 것인지에 초점이 맞춰진 채로 갑론을박이 계속 진행 중인 상태이며, 게임위의 청소년 보호 방안의 구체적인 수립을 위해 연구용역 보고서를 바탕으로 올 하반기부터 구체적인 논의를 진행할 예정에 있다.


현재 매출 순위권에 있는 모바일 게임의 대부분이 확률형 아이템을 주요 수익 모델로 채택하고 있는 가운데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청소년 이용을 원천 차단한다면 특정 기종에서는 서비스 자체가 중단되는 사태까지 확대될 수 있다. 앱스토어의 경우에는 성인용 게임의 출시 자체를 제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우려 때문에 게임위의 이재홍 위원장은 “제대로 된 확률형 아이템은 투명한 확률을 공개하고 이것에 대한 충분한 이해와 사전고지가 행해진다면 유저도 만족할 것이며, 이것이 바로 자율 규제의 의미이다.”라고 밝힌 바 있다. 실제 법제화의 여부는 업계와 관계자, 유저와 정책을 수립하는 기관 모두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적은 시간에 협의에 의해 소정의 결과를 도출할 수 있는 자율규제로 방향을 선회할 가능성 또한 높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러한 자율규제가 단순하고 국한적인 정보의 공개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이 문제다. 또한 정보의 완전 공개에 동참하고 있지 않은 외국개발사의 게임과의 형평성 문제도 심각하다. 빅히트 게임 중 하나인 ‘슈퍼셀’의 ‘클래시 로얄’의 경우만 보더라도 자율규제가 얼마나 탁상공론에 불과한 정책인지를 알 수 있다.

여기서 완전히 다른 관점에서 한 가지 더 짚고 넘어가야 할 사항이 있는데, 게임산업협회가 말하는 정보의 공개에 대한 신뢰성을 누구도 담보할 수 없다는데 중대한 문제가 있다. ‘모두의 마블’, ‘마구마구’, ‘몬스터 길들이기’의 3가지 모바일 게임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가 확률 조작과 유저 기만을 이유로 공표명령과 과징금을 부과한 사례를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된다. 실제로 이러한 사례는 비일비재하다.

확률형 아이템에 관해 심도 있는 논의를 하기 이전에 기초적으로 이뤄져야 할 사안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확률의 공개라든지 그렇게 얻은 아이템을 현물로 거래함으로써 사행성이 있는 도박으로 인정할 수 있느냐, 그것의 중독성을 처벌할 근거를 마련할 수 있느냐는 추후의 문제다. 그들이 말하는 확률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에 대한 검증을 할 시스템은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 모바일 게임 개발사들은 지속적인 컨텐츠를 개발하면서 새로운 확률의 아이템을 출시하는 것이 주요 수익 모델이다. 이러한 새로운 제품의 출시는 주기적인 업데이트를 통해 이루어지고 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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