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하루 일어나는 모든 일에 감사하며 살아가는 게 진정으로 잘 사는 길"

김선국 박사 / 기사승인 : 2019-03-12 11:5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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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학 박사 김선국의 노자(老子) 이야기(29)
▲ 김선국 한의학 박사
[일요주간 = 김선국 박사]노자는 평화주의자였다. 춘추전국시대의 많은 전쟁을 보면서 영토를 위해서 혹은 권력을 위해서 힘을 과시하며 백성을 착취하는 것을 수도 없이 목격 하였을 것이다. 그런 가운데서 진정 아름다운 삶이 무엇인지 지자智者들에게 교훈의 말을 주지만 그들이 알아들으리라는 기대는 하지 않았을 듯하다. 

 

◆ 상서롭지 못한 것, 不祥

夫佳兵者 (부가병자) 모름지기 군사를 다루는 사람은
不祥之器 (불상지기) 무기를 상서롭다 하지 않으니
物或惡之 (물혹오지) 그것을 싫어할지도 모른다.
故有道者不處 (고유도자불처) 때문에 도를 가진 자는 그것을 맡지 않는다

가佳는 아름답다는 의미이다. 군사를 아름답다 하는 것은 결국 군사를 다루는 사람을 의미한다. 이런 사람이 무기를 상서롭다 여기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무기를 상서롭게 여겨서 그것을 써먹을 생각을 한다면 결국 살생을 마음에 품는 것이다.

무기를 상서롭다 여기지 않고 싫어하는 것이 군사를 다루는 사람이란 것은 역설적인 말이다. 군사를 훈련하고 조련하는 것이 장군의 임무이지만 그것은 방어적 의미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그리고 도를 추구하는 사람은 그런 일에 종사하지 않는 것이 맞다. 그런 일에 종사하면 결국 살상에 관련된 일에 연류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君子居則貴左 (군자거즉귀좌) 군자는 거居에서는 좌左를 중히 여기고
用兵則貴右 (용병즉귀우) 용병에는 우右를 귀히 여기는데
兵者不祥之器 (병자불상지기) 군사라는 것이 상서롭지 못한 기물이고
非君子之器 (비군자지기) 군자의 무기가 아니기에
不得已而用之 (불득이이용지) 어쩔 수 없이 그것을 사용하며
恬淡爲上 (염담위상) 염담恬淡을 최고로 여긴다.

여기에 좌와 우라는 말이 나온다. 조선시대에는 의정을 포함해서 좌의정과 우의정 등 3정승이 나라의 중요한 일을 결정하니 신권臣權정치와 왕권王權정치의 균형을 이루면서 왕을 견제하는 역할을 하다. 이 중에서 좌의정을 우의정보다 더 높이 여겼다.

좌의정과 우의정은 여러 벼슬아치들을 통솔하고 행정을 총괄하는 역할을 하지만 좌의정을 우의정보다 높인것은 노자 시대 이전부터 내려온 오랜 전통이었다.

여기서 좌와 우는 각각 문文과 무武를 가리킨다. 노자의 경우도 무武보다는 문文을 더욱 중요시 여겼다. 무武는 어쩔 수 없는 전쟁의 때에만 사용하는 것이라고 여긴 것이다. 염담恬淡이라는 단어에서 염恬은 편안하다는 뜻이니 염恬의 반대는 편안하지 못함, 즉 바쁘고 번거로운 현대인의 삶이다.

담은 담백하다는 뜻이니 재미있고 즐거운 삶과 반대되는 단순하고도 조용한 삶을 말하는 것이다.
세상 일에 휩쓸려서 복잡하고 고단한 삶을 살다보면 우리는 목적도 방향도 없는, 눈에 보이는 것만을 추구하는 말초적 삶을 살게 되니 노자는 단순하면서도 담백한 삶을 살라고 말한다

勝而不美 (승이불미) 이긴 것을 좋아하지 않는데
而美之者 (이미지자) 이겼다는 것은
是樂殺人 (시락살인) 사람 죽인 것을 즐거워하는 것이고
夫樂殺人者 (부락살인자) 모름지기 사람 죽이는 것을 즐기는
則不可得志於天下矣 (즉불가득지어천하의) 사람은 천하에 뜻을 두어서는 안된다.
 


사람들은 전쟁에서는 무조건 이겨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랑에서도 또한 무조건 쟁취하고 얻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전쟁이나 사랑은 인간이 맞닥뜨리는 가장 실존적인 상황이다. 


그 상황에서 우리는 이기고 쟁취하는 것을 최고로 여긴다. 그러나 전쟁에서조차도 상대를 죽이는 것을 즐겨하지 않고, 삶에서도 성공을 위해서 모든 것을 거는 것을 즐겨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성공하고 실패하고 하는 것은 우리가 매일매일의 삶에서 맞닥뜨리는 것이다.

어제는 좋은 일이 있었고 오늘은 나쁜 일이 있으나 그것이 우리의 삶이니 승과 패에 연연해서 삶을 심각하게 살 필요는 없다. 그저 하루하루 일어나는 모든 일에 감사하면서 살아가는 것이 진정으로 잘 사는 길이다.

吉事尙左 (길사상좌) 기쁜 일은 좌左를 숭상하고
凶事尙右 (흉사상우) 나쁜 일은 우右를 숭상한다.
偏將軍居左 (편장군거좌) 편장군은 왼쪽에 거하고
上將軍居右 (상장군거우) 상장군은 오른쪽에 거하는데
言以喪禮處之 (언이상례처지) 상례喪禮로써 임하라고 말한다.

세상에는 기쁜 일과 슬픈 일이 많다. 그 중에서 가장 슬픈 일은 죽음과 관련된 것들이다. 특히 전쟁을 통해서 서로 살인을 저질러온 인류의 역사를 보면 인간의 정신에는 뿌리 깊은 동물적 본성이 있고 악한 에고의 속성이 있다.

인간은 남에게 지는 것을 가장 싫어한다. 남에게 지느니 죽음을 택한다며 유럽에서는 칼로 결투를 하고 미국에서는 총으로 결투를 하다. 인간의 이런 속성에 대해서 노자는 사람 죽이는 것을 상례喪禮로써 임하라고 말한다. 전쟁의 이면에 있는 인간 정신의 잔인함을 다스리는 것은 종교나 윤리를 통해서도 안된다.

인간 스스로 존재의 본질에 대한 깊은 통찰 없이는 잔인한 역사는 끝날 수 없다. 우리는 그 본질의 일부를 노자를 통해서 배운다. 노자의 마음은 연민과 사랑의 마음이다. 백성들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다스리라고 말한다. 예수는 오른뺨을 때리면 왼뺨도 대라고 했다. 나를 모욕하는 자를 향한 사랑만이 이 세상을 적대에서 해방할 수 있다.

殺人之衆 (살인지중) 많은 사람을 죽이는 것을
以哀悲泣之 (이애비읍지) 애통해 하고 슬퍼하며 눈물 흘리고
戰勝以喪禮處之 (전승이상례처지) 전쟁에서 이기는 것은 상례喪禮로 임해야 한다

우리 마음 속에서 일어나는 분노의 감정은 살인이라도 저지를 것처럼 솟아 오를 때가 있다. 이를 막을 유일한 방법은 사랑이다. 모든 이들이 어쩔 수 없이 그렇게 한다는 연민의 마음을 품고서 세상을 바라보면 분노나 억울함 같은 파괴적 마음에서 훨씬 더 자유로워 질 수 있다.

사람들은 자신이 옳다는 신념으로 살아간다. 그 신념이 세상을 파괴하는 것이다. 정치가 그렇고 도그마로 무장한 종교가 아직도 세상의 일부를 지배하고 있다. 그런 신념과 도그마를 해체해야만 이 지구에 진정한 평화가 온다. 만민이 서로의 처지를 이해하고 자신의 생각이 반드시 옳지만은 않다는 것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
옳다하더라도 평화를 위해서 혹은 더 큰 대의를 위해서 연민의 마음을 가지는 것이 진정 나 자신을 위한 것이고 인류가 고통에서 벗어나는 길이며 깨달음과 구원에 이르는 지름길 임을 알아야 한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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