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직원사찰 ‘파문’… 진보단체 후원한 직원 ‘블랙리스트’

강현정 기자 / 기사승인 : 2019-12-26 15:18:34
  • -
  • +
  • 인쇄
계열사 직원 ‘기부금 공제 내역’ 무단 열람
진보성향 시민단체를 ‘불온단체’로 분류

▲ 삼성전자 사옥전경 (사진=뉴시스)

 

[일요주간 = 강현정 기자] 삼성이 연말정산 때 직원들이 제출하는 ‘기부금 공제 내역’을 보고 진보성향 시민단체를 ‘불온단체’로 분류하고 이들 단체에 후원한 직원들을 직접 관리해온 것으로 밝혀지면서 파문이 일고 있다. 

 

26일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삼성은 2013년 미래전략실(이하 미전실) 주도로 ‘불온단체(진보성향 시민단체)’ 후원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임직원들의 동의 없이, 이들이 소득공제를 받기 위해 제출하는 연말정산 자료를 무단 열람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 작업을 주도한 미전실은 삼성중공업, 삼성물산, 삼성생명, 삼성경제연구소, 삼성의료원 등 20여개 계열사 임직원들의 기부금 내용을 살펴보고, ‘불온단체’에 후원한 임직원 386명의 명단을 정리해 문건을 만들었다.

 

미전실이 노동조합원뿐 아니라 일반직원들의 개인정보까지 불법적으로 들여다본 것으로 드러나면서 해당 사안에 대한 심각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삼성이 불온단체로 선정한 곳은 환경운동연합과 민족문제연구소, 우리겨레하나되기운동본부, 한국여성민우회, 통합진보당 등 진보성향으로 분류되는 시민단체와 정당 11곳으로, ‘6월 민주항쟁’의 성지인 향린교회도 포함돼 있었다. 

 

해당 사실이 밝혀지게 된 계기는 지난해 4월 삼성전자서비스 노조와해 재판에서였다. 당시 검찰은 미전실이 삼성전자서비스 협력업체나 에버랜드에서 노조 설립 움직임을 보이는 직원들의 개인정보를 무단으로 수집한 혐의(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등)로 강경훈 삼성전자 부사장 등을 기소한 상태였다.

 

법정에서 검찰은 이날 미전실이 노조원뿐 아니라 일반직원들의 개인정보도 광범위하게 불법적으로 수집했다고 강조하며 ‘불온단체 기부금 공제 내역 결과’ 등의 문건을 공개했다. 

 

해당 사실이 밝혀지자 일각에서는 일류기업이라 불리는 삼성이 직원을 사찰했다는 자체가 충격이라는 입장이다. 

 

특히 서주호 정의당 서울시당 사무처장은 SNS에 “진보단체를 불온단체로 규정한 것도, 직원들을 사찰한 것도 모두 충격적”이라며 이재용 삼성 부회장의 잘못을 지적했다. 서 사무처장은 “재심에서 이재용 부회장 징역형 선고 후 수감해야 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저작권자ⓒ 일요주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오늘의 이슈

PHOTO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