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중공업, 독보적 초고압 기술로 유럽 전력시장 전방위 수주 확대

이수근 기자 / 기사승인 : 2025-12-22 09:3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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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국·스웨덴·스페인서 2300억 수주 잭팟
- 프랑스 단락시험 통과…유럽 최고 안정성 입증
▲ 효성중공업이 2025년 영국 스코틀랜드에 설치한 초고압 변압기(사진=효성중공업)

 

[일요주간=이수근 기자] 효성중공업이 전력 인프라의 본고장으로 꼽히는 유럽 시장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앞세워 수주 영역을 전방위로 확장하고 있다. 까다로운 기술 기준과 보수적인 발주 관행으로 진입 장벽이 높은 유럽에서 잇따른 성과를 거두며 글로벌 전력기기 강자로서의 입지를 굳히는 모습이다.

효성중공업은 이달 영국, 스웨덴, 스페인 등 유럽 주요 국가에서 약 2300억 원 규모의 초고압 전력기기 수주에 성공했다. 업계에서는 조현준 효성 회장이 강조해 온 ‘기술 경영’ 전략이 유럽 시장의 높은 벽을 넘는 결정적 요인이 됐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영국에서는 전력망 운영사인 스코티시파워에너지네트웍스(SPEN)와 약 1200억 원 규모의 초고압 변압기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영국은 신재생에너지 연계 전력 인프라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는 시장으로, 효성중공업이 공급하는 초고압 변압기는 영국의 탄소중립 정책인 ‘넷 제로 플랜(Net Zero Plan)’ 이행을 뒷받침하는 핵심 풍력발전 프로젝트에 투입될 예정이다.

효성중공업은 2010년 영국 시장에 진출한 이후 제품 공급은 물론 고객 맞춤형 설계와 유지보수를 아우르는 토털 솔루션 역량을 인정받아 왔다. 이러한 경쟁력을 바탕으로 2022년부터는 영국 초고압 변압기 시장에서 독보적인 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다.

북유럽과 남유럽으로도 수주 행보는 이어지고 있다. 이달 스웨덴의 주요 배전사업자로부터 약 500억 원 규모의 초고압 변압기 수주에 성공했으며, 해당 업체와는 지난해부터 장기 파트너십을 이어오고 있다. 앞서 노르웨이에서도 초고압 변압기 수주를 따내며 북유럽 전반에서 성과를 확대하고 있다.

스페인에서는 주요 전력회사 및 에너지 기업과 약 600억 원 규모의 변압기·리액터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효성중공업이 남유럽 시장에서 거둔 첫 성과로, 이번 수주를 계기로 유럽 전역을 아우르는 수주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게 됐다.

기술력에 대한 신뢰도 역시 확고히 다졌다. 효성중공업은 올해 프랑스 송전망 운영사 RTE의 초고압 변압기 단락시험에 성공하며 유럽 최고 수준의 안정성을 입증했다. 단락시험은 극한의 전기적 부담이 가해지는 상황에서도 변압기가 정상 작동하는지를 검증하는 고난도 시험으로, 유럽 전력 시장 진입을 위한 핵심 관문으로 꼽힌다.

이번에 시험을 통과한 제품은 프랑스 내 최대 용량인 600MVA급 초고압 변압기로, 약 50만 가구 이상의 전력 수요를 감당할 수 있다. 대용량일수록 시험 과정에서 요구되는 전류 부담이 급격히 커지는 만큼, 이번 성과는 효성중공업이 유럽 최고 수준의 기술 기준을 충족했음을 의미한다.

조현준 회장은 평소 “전력기기는 수명이 긴 제품인 만큼, 고객에게 변치 않는 신뢰를 주는 초격차 기술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기술 경쟁력 강화를 강조해 왔다. 이러한 경영 기조가 유럽 현지 고객들의 신뢰로 이어지며 효성중공업을 장기 파트너로 선택하게 만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편 유럽 전력 시장은 탄소중립을 위한 에너지 전환과 노후 전력망 교체 수요가 맞물리며 오는 2030년까지 연평균 5% 이상 성장해 60~70억 달러 규모로 확대될 전망이다. 특히 영국을 비롯한 유럽 주요국들이 해상풍력 확대 등 대규모 전력 인프라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어, 효성중공업의 유럽 시장 공략은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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