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 물고기
권혁재
내 사랑을 당신에게 보여줄 수 없을까
체온만 겨우 남은 당신 사랑 때문에
스쳐도 느끼지 못한
지느러미 흔적들
뒤에서 밀고 오는 그 파문의 힘으로
사랑의 맹세를 새길 수 있을까
지워도 훤히 보이는
유리 같은 손바닥에
당신이 울수록 떨어지는 물빛 비늘
사랑을 다 비워낸 당신의 얼굴빛이
드넓은 바다 같아서
손을 대도 닿지 않는 당신

“당신이 울수록 떨어지는 물빛 비늘”의 이미지는 시인의 상상력이 빚어낸 가장 슬픈 생리학이지요. 슬픔이 깊어질수록 자신을 지키던 것들이 하나씩 벗겨지는 사랑. 그렇게 사랑을 비워낸 “당신의 얼굴빛”은 바다와 같아, 그 모습 투명해 내 사랑이 가닿지 못한다고. 당신과 나 사이 파문의 울음처럼 번지는 흔적만 있다고요. 손을 담글 수는 있어도 쥘 수는 없는 바다 같은 당신. 그 가장자리에서 나는 손을 내밀 뿐이라고.
이 시의 시작이 불가능의 안타까움이었다면, 마지막의 불가능은 수용이에요. 닿을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손을 내미는 마음, 이것이 이 시가 도달한 사랑의 형태가 아닐까요. 투명한 것은 사라지지 않아요. 다만 보이는 방식이 다를 뿐이지요. 닿지 않을 슬픔을 노래하는 이 시의 파문은 오래 퍼지지요. 이 순간 누군가의 전하지 못한 사랑도 이렇게 번져나가고 있을지 몰라요. 우리가 느끼지 못하는 사이에도요.
※ 이은화 서울예술대학 졸업. 시집 『타인과 마리오네트 사이』가 있음
'시민과 공감하는 언론 일요주간에 제보하시면 뉴스가 됩니다'
▷ [전화] 02–862-1888
▷ [메일] ilyoweekly@daum.net
[저작권자ⓒ 일요주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부산 덕포동 중흥S클래스 건설현장서 화재 발생...검은 연기 치솟아 [제보+]](/news/data/20220901/p1065590204664849_658_h2.jpg)
![[포토] 제주 명품 숲 사려니숲길을 걷다 '한남시험림'을 만나다](/news/data/20210513/p1065575024678056_366_h2.png)
![[포토] 해양서고 예방·구조 위해 '국민드론수색대'가 떴다!](/news/data/20210419/p1065572359886222_823_h2.jpg)
![[언택트 전시회] 사진과 회화의 경계](/news/data/20210302/p1065575509498471_939_h2.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