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엘리베이터, 국산 에스컬레이터 공급망 재건…노후 교체시장 정조준

엄지영 기자 / 기사승인 : 2026-09-30 17:3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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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에스컬레이터 납품 개시, 거창 거점으로 핵심 부품 국산화 속도
생산부터 유지·보수까지 아우르는 국산 부품 공급망 구축, 북미 진출 겨냥
▲ 경남 거창군 K에스컬레이터 공장 옆에 높이 21m의 에스컬레이터가 세워져 있다. 지난 2024년 현대엘리베이터서비스와 중소기업들이 함께 경남 거창군에 설립한 ‘K에스컬레이터’가 성과를 내기 시작하면서, 국산 에스컬레이터 생태계 복원이 시작됐다는 평가다.(사진=현대그룹)

 

현대엘리베이터가 중소기업들과 손잡고 국산 에스컬레이터 생산·공급망 재건에 나선다. 2014년 국내 생산 중단 이후 약화된 부품·기술 기반을 되살리고 완제품 생산부터 부품 공급, 유지보수까지 연결해 수입제품 중심으로 재편된 국내 교체시장에 대응한다는 구상이다.

사업은 현대엘리베이터서비스와 중소 승강기업체들이 2024년 경상남도 거창에 설립한 K에스컬레이터를 중심으로 추진된다. K에스컬레이터는 2025년 첫 납품을 시작해 연 매출 약 45억원을 기록했다. 공공시설과 노후설비 교체 수요를 중심으로 수주를 확대하고 주요 부품의 국산화율도 높일 계획이다. 2026년 하반기부터는 북미 등 해외시장 진출을 위한 글로벌 인증 취득에도 들어갔다.

노후 에스컬레이터가 늘면서 부품 교체와 유지보수 부담도 커지고 있다. 디딤판 체인과 구동장치, 안전장치, 제어부 등이 주요 교체 대상이다. 특히 이용객이 많은 지하철은 장시간 운행과 반복적인 하중으로 부품 마모가 발생할 수 있다.

서울시의회 고찬양 의원실 등에 따르면 공사가 관리하는 에스컬레이터 가운데 20년 이상 사용한 설비는 647대로 전체의 약 34%다. 공사의 2026년 에스컬레이터 중보수 예산은 55억6700만원으로, 같은 해 6월까지 52억3900만원이 집행됐다. 당시 집행률은 94.1%였다.

유지보수 과정에서는 부품 확보가 복구 기간을 좌우하기도 한다. 제조사가 사라졌거나 부품이 단종된 기종은 규격에 맞는 제품을 구하기 어렵고, 해외 주문 제작에 의존하면 조달 기간이 길어질 수 있다. 부품 수급 문제로 수개월에서 길게는 수년간 이용이 제한되는 사례도 있어 안정적인 공급망 확보가 과제로 꼽힌다. 

 

▲ 국내 에스컬레이터 현황(이미지=현대그룹)


국내 에스컬레이터 시장은 가격 경쟁 심화로 중국산 완제품을 수입해 설치하는 구조가 확대됐다. 현대엘리베이터도 2014년 국내 생산을 중단하면서 국내 부품·기술 기반이 약화됐고 이후 여러 중국 제조사의 제품과 기종이 도입됐다. 다만 고장 원인은 원산지만으로 판단하기 어렵고 사용연수와 운행량, 관리 상태 등도 영향을 미친다.

K에스컬레이터는 중소기업과 협력해 주요 부품의 국산화를 확대하고 완제품 생산과 유지보수를 잇는 국내 공급망을 구축할 계획이다. 생산 거점인 거창은 2019년 승강기밸리산업특구로 지정됐으며 한국승강기안전공단 승강기안전기술원과 한국승강기대학교, 승강기 전문기업 등이 자리 잡고 있어 생산·시험·인증과 전문인력 양성을 연계할 수 있는 기반을 갖췄다.

국내 생산기반을 유지하려면 안정적인 수주 확보가 관건이다. 민간 시장에서는 저렴한 수입제품과 경쟁해야 하고 공공시설 교체 물량은 운영기관의 예산과 발주 일정에 영향을 받는다. 업계에서는 공공입찰에서도 초기 구매가격뿐 아니라 내구성, 부품 공급기간, 유지보수 비용, 안전성 등을 포함한 생애주기 비용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전문인력 확보도 과제다. 국내 생산 중단 기간 숙련 인력이 분산되면서 제조·정비 기술의 전수 기반이 약해졌기 때문이다. K에스컬레이터는 국내 공공시설과 리모델링 시장 공급을 확대하는 동시에 해외시장 진출도 추진하고 있다. 지난 8월부터 북미 수출에 필요한 인증 취득을 진행 중이다.

현대엘리베이터서비스와 참여 중소기업들은 완제품뿐 아니라 주요 부품의 개발·공급 기반도 함께 구축하고 있다. 현대엘리베이터 관계자는 “국내 공공시설과 노후설비 교체 수요에 대응하며 생산과 유지보수를 연결하는 협력체계를 확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일요주간 / 엄지영 기자 circle_9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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