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여야 의원·학회 "용산공원 주택 개발 전 오염 검증부터... 통합 환경관리 시급"

임태경 기자 / 기사승인 : 2026-10-29 14: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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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정책세미나서 용산공원 및 주변 부지 오염 실태와 환경 위해성평가 논의
녹사평역 주변 지하수 오염 장기화 속 휘발성 물질 실내 유입 가능성 제기
토지 이용 목적 따른 위해성평가 재검토 및 충분한 선행 조사 필요성 강조
토양가스·실내공기 추가 조사 및 주거지·학교 포함 종합 위해성평가 제안
정승우 "유엔사 부지 정화 후 오염토 재발견… 토양·지하수 연계 조사 시급"
나경원·박지혜 의원 "용산공원 환경안전 정보 투명 공개하고 검증 거쳐
▲ 29일 국회의원회관 제6간담회의실에서 ‘용산공원 및 주변부지 환경안전 충분한가?’ 주제로 열린 국회 정책세미나 참석자들 모습. (사진=임태경 기자)

 

용산공원과 주변 부지의 토양 및 지하수 오염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가운데, 주택 공급이나 부지 활용을 추진하기에 앞서 환경안전성을 충분히 검증하고 정화 책임과 관리 대책을 먼저 수립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29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정책세미나 참가자들은 과거 미군기지로 사용된 부지에서 정화 작업 이후에도 오염토양이 다시 발견되고 주변 지하수와 휘발성 오염물질의 이동 가능성까지 확인된 만큼, 개별 부지 단위를 넘어선 통합적 환경관리 체계 구축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국회의원회관 제6간담회의실에서 열린 국회 정책세미나 ‘용산공원 및 주변부지 환경안전 충분한가?’에서는 용산공원과 인접 부지의 토양·지하수 오염 실태, 위해성평가의 적정성, 정화 책임 및 관련 법·제도 개선 방향이 다각도로 논의됐다. 나경원·박지혜 의원이 주최하고 대한환경공학회와 한국환경법학회가 후원한 이번 행사에는 정승우 국립군산대학교 교수와 윤익준 법무법인 강남 전문위원이 발제자로 나섰다.
 

▲ 29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정책세미나 첫 발제에 나선 정승우 교수. (사진=임태경 기자)

◇ 정 교수 “녹사평역 일대 지하수 오염 장기화 및 증기침해 우려… 오염물질 확산 경로 규명 필요”
첫 발제에 나선 정승우 교수는 유엔사 부지의 조사·정화 이력과 녹사평역 주변 지하수 오염 사례를 들어 체계적인 관리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 교수에 따르면 유엔사 부지는 2005~2007년 조사에서 총석유계탄화수소(TPH) 농도가 기준치의 49배에 달해 2007년부터 2013년까지 국방부 정화 작업이 진행됐다. 그러나 2018년 환경영향평가와 2023년 개발공사 과정에서 오염토양이 재발견됐다. 오염 규모 역시 2018년 조사(112개 지점)에서는 오염면적 1661㎡, 오염토양량 1823㎥로 파악됐으나, 2023년 조사(15개 지점)에서는 오염면적 2093㎡, 오염토양량 4258㎥로 다르게 나타났다. 

 

정 교수는 토양오염의 불균질한 특성상 조사 지점과 밀도, 깊이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므로 오염 우려 지역에 충분한 예산을 투입해 토양과 지하수를 연계 조사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2020년 환경영향평가 당시 녹사평역 주변 유류오염 지하수의 사업부지 유입 가능성이 제기되어 차수벽 설치가 명시된 점을 언급하며, 개별 부지 조사만으로는 주변 유입 오염을 파악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녹사평역 주변의 지하수 오염 장기화 문제도 주요 쟁점으로 다뤄졌다. 2001년 유류오염 발견 이후 부유기름 회수와 양수처리가 지속되고 있으나, 2019년 용산미군기지에서 약 500m 떨어진 해밀턴호텔 지하수 관정의 TPH 농도는 2분기 2.8㎎/L, 4분기 2.7㎎/L로 정화기준(1.5㎎/L)을 초과했다. 유엔사 부지 지하수 관측정에서는 2024년 트리클로로에틸렌(TCE)이 새롭게 검출되어 12월 기준 0.012㎎/L까지 상승했으나 생활용수 기준(0.03㎎/L)을 넘지는 않았다. 

 

정 교수는 오염물질 이동 특성과 관련해 미국 지질조사국(USGS) 사례를 인용, 17년간 기름 덩어리는 40m 이동한 반면 오염지하수 확산대는 2000m 이동했다며 확산 경로 추적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아울러 휘발성 오염물질이 기체 형태로 건물 내부로 유입되는 ‘증기침해(Vapor Intrusion)’ 모델링 결과를 제시, 일부 관측공 측정값 적용 시 발암 및 비발암 위해도가 기준을 초과했다고 밝혔다. 다만 이는 특정 조건을 전제로 한 예측치로, 인근 주택의 실제 건강피해로 단정할 수는 없으며 노출 수준을 구분해 판단해야 한다는 토론 의견이 병행됐다.

토양오염 위해성평가와 토지 이용 계획의 연계 방안 및 법적 정화 책임에 대한 논의도 이어졌다. 정 교수가 인용한 환경부·환경공단의 2020년 용산미군기지 환경조사 결과에 따르면, 주거지 이용을 가정한 사우스포스트 A1 구역의 발암위해도는 2.17 E-4, 어린이 비발암위해도는 2.2로 기준을 초과했으며 캠프킴, A4·B1 구역에서도 기준 초과 항목이 확인됐다.
 

▲ 29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용산공원 및 주변부지 환경안전 충분한가?’ 국회 정책세미나 종합토론에서 참석자들이 발언하고 있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정규석 녹색연합 사무처장, 황성익 법무법인 KCL 변호사, 김도형 법무법인 화우 환경규제대응센터장, 오승규 한국지방세연구원 실장. (사진=임태경 기자)

 

◇ 전문가들 “위해성평가만으로 주거개발 안전성 담보 못 해”
토론자로 나선 황성익 법무법인 KCL 변호사는 위해성평가가 이용자, 노출 기간, 어린이 여부, 지하수 이용 등 전제 조건에 따라 달라지므로 공원 기준의 평가 결과를 주거개발 안전성 근거로 쓸 수 없으며,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한 선행 환경조사가 필수적이라고 지적했다. 

 

김도형 법무법인 화우 환경규제대응센터장은 “용산공원을 공원으로 조성하더라도 토양환경보전법상 ‘1지역’ 기준이 적용되므로 정밀조사와 정화 절차가 생략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미반환 상태와 실질적 정화 주체 문제로 인해 책임 이행을 담보하기 어렵다”며 정화책임자에 따라 위해성평가 적용 여부가 달라지는 현행 제도의 위헌 요소를 짚는 한편 위해성평가가 정화 책임을 회피하는 수단으로 악용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오승규 한국지방세연구원 실장은 사전예방 의무 강화와 사후 모니터링 연계를 주문하며, 인접 주거지역과 학교 등 민감시설을 고려한 종합적 관리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개발 논의와 관련해서는 환경안전 확보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요구가 잇따랐다. 정규석 녹색연합 사무처장은 용산공원 조성 특별법상 본체부지 전체를 공원으로 조성하는 것이 원칙임을 상기시키며, “오염 실태가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주택 공급 물량부터 검토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정 사무처장은 “용산기지 본체부지와 주변 반환부지, 녹사평역 일대를 하나의 수리지질학적 체계로 통합 조사하고, 한미 공동조사 원자료와 위해성평가 결과를 공개함과 동시에 미국 측에 정화 책임을 지속적으로 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성익 변호사는 복수의 토지 이용 시나리오 비교와 독립적 검증, 시민 의견 수렴 절차를 제안했다.

세미나를 주최한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환경안전 검증 없는 조속한 주택 공급 추진에 우려를 표하며 투명한 정보 공개와 안전성 검증을 약속했고, 박지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민 건강을 최우선으로 한 정화 체계와 법·제도적 보완을 강조했다. 

 

맹승규 대한환경공학회 회장과 김태호 한국환경법학회 회장 역시 민감시설을 포함한 종합 위해성평가와 시민 신뢰 확보 절차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이번 세미나 참석자들은 단편적 조사에 의존하기보다 통합적인 조사와 과학적 검증을 거쳐 확산 경로와 실제 노출 가능성을 규명하고, 그 결과를 정화 및 토지 이용 계획에 반영해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

 

 

일요주간 / 임태경 기자 ilyo@ilyoweek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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