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이재용, 런던서 한국 문화유산 알리고 글로벌 경영진 교류

이수근 기자 / 기사승인 : 2026-10-01 11: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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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D.C.·시카고 이어 유럽서 개막한 KH컬렉션 순회전, 앤 공주 등 240여 명과 리셉션
ASML·Merck·ZEISS·imec 글로벌 파트너 함께, 3대째 이어온 문화유산 나눔 철학 세계로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KH컬렉션 순회전 리셉션을 찾은 앤 공주 등을 맞이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삼성이 영국 런던 영국박물관에서 열리는 한국 미술 특별전 개막을 계기로 한국 문화유산을 알리고 글로벌 기업 및 주요 인사들과 교류하며 민간외교 행보를 이어갔다.

삼성은 9월 30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영국박물관에서 ‘한국: 2000년 창의의 여정(Korea: 2,000 years of Creativity)’ 개막을 기념하는 갈라 디너를 개최했다.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 영국박물관이 공동 기획한 이번 전시는 영국박물관에서 1984년 이후 42년 만에 열리는 대규모 한국 미술 특별전이다.

이번 전시는 지난해 미국 워싱턴D.C.와 올해 시카고에 이어 세 번째 해외 순회전이다. 한국 예술문화 2천 년의 역사를 담은 작품들을 유럽 관람객들에게 선보인다.

이날 행사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비롯해 홍라희 리움미술관 명예관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 등이 참석했다. 갈라 디너에 앞서 열린 리셉션에는 영국 왕실의 앤 공주가 자리해 특별전 개막을 축하했다.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KH컬렉션 순회전 갈라 디너에 참석한 6·25 참전용사 마이크 로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갈라 디너에는 영국 정·관계와 재계, 학계, 문화계 주요 인사 등 240여 명이 참석했다. 존 힐리 재무장관, 카니슈카 나라얀 AI 장관, 올리버 다우든 전 부총리, 그레그 핸즈 전 무역장관, 존 위팅데일 전 문화부장관, 존 슬링어 주한 영국 무역특사, 에드 데이비 자유 민주당 대표 겸 한영의원친선협회 의장, 벤 스펜서 한영의원친선협회 부의장 등이 함께했다.

재계에서는 BT그룹과 보다폰, 세인즈버리, 스탠다드차타드 등 글로벌 기업 경영진이 참석했다. 옥스퍼드대학교와 임페리얼칼리지 런던 관계자들도 자리했으며, 문화계에서는 영국박물관과 테이트 모던, V&A 박물관, 리슨 갤러리 관계자와 현대미술가 마크 퀸 등이 참석했다.

이재용 회장은 인사말에서 한국전쟁 참전용사 3명에게 감사와 존경의 뜻을 표했다. 이날 참석한 마이크 로 등 참전용사들에게 경의를 전하고, 지난 7월 부산시 남구 재한유엔기념원을 찾아 참전용사들의 희생에 경의를 표한 앤 공주에게도 감사의 뜻을 나타냈다.

이 회장은 이를 통해 한국과 영국이 오랜 기간 이어온 협력 관계를 되짚었다. 양국은 140여 년 동안 교류와 협력을 이어왔으며, 삼성도 80여 년 전 영국과 처음 인연을 맺은 이후 지난 50여 년간 영국을 유럽 사업의 주요 거점으로 삼아왔다.

이번 행사는 한국 문화유산을 매개로 글로벌 기업 및 기관 관계자들과 사업 협력 가능성을 넓히는 자리이기도 했다. 크리스토프 푸케 ASML CEO, 카이 베크만 Merck CEO, 안드레아스 페허 ZEISS CEO, 패트릭 반데나멜레 imec CEO 등 삼성전자와 반도체 분야에서 협력하는 주요 글로벌 기업·기관 경영진이 참석했다.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앤 공주, 앤 공주의 남편 티머시 로런스 경이 KH컬렉션 순회전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ASML은 첨단 반도체 생산에 필수적인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분야에서 삼성전자와 협력하고 있다. Merck와 ZEISS는 각각 반도체 소재와 광학 분야의 기술력을 갖춘 기업이며, imec은 차세대 반도체 기술을 연구하는 글로벌 기관으로 삼성전자와 미래 반도체 기술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

이재용 회장은 글로벌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주요 기업 경영진과 만나 사업 현안을 논의하고 미래 사업 기회를 모색하는 민간외교 행보를 지속해 왔다.

문화유산 보존과 나눔에 대한 삼성가의 철학도 소개됐다. 이 회장은 이병철 창업회장이 문화유산을 가꾸고 후대에 전해야 한다는 신념으로 미술품 수집을 시작했고, 이건희 선대회장이 이를 이어 평생 작품을 수집하며 소유보다 보존에 의미를 두고 힘썼다고 설명했다.

홍라희 리움미술관 명예관장에 대해서는 고대와 현대 작품을 아우르며 컬렉션을 확장하고 발전시키는 데 헌신해 왔다고 언급했다.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앤 공주, 조지 오스본 영국박물관 이사회 의장(사진 맨 왼쪽)과 함께 KH컬렉션 순회전 갈라 디너에 참석한 6·25 참전용사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이 회장은 “저희 가족은 여러 세대에 걸쳐 예술과 문화는 보존하고 함께 나눠야 한다는 원칙을 지켜왔다”며 “이번 전시가 2천 년에 걸친 한국의 창의성과 문화유산을 이해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조지 오스본 영국박물관 이사회 의장은 이건희 선대회장과 가족들의 문화유산 보존에 대한 헌신이 인류 공동의 문화유산을 이해하고 미래를 바라보는 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모리스 레비 퍼블리시스 그룹 명예회장은 이번 전시 작품들이 한국의 역사뿐 아니라 장인정신과 상상력, 탁월함을 중시해 온 한국 문화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카니슈카 나라얀 영국 AI 장관도 한국 예술과 문화가 세계적으로 사랑받고 있다며 이번 전시가 영국 시민들에게 한국의 예술적 유산을 접할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김흥종 주영한국대사는 K-컬처가 세계적인 관심을 받는 가운데 2천 년 한국 역사를 담은 작품들이 영국에서 전시되는 점에 의미를 부여하며 이건희 선대회장의 비전과 이번 전시를 지원한 이재용 회장과 삼성에 감사의 뜻을 전했다.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9월 30일(현지시간) 영국박물관에서 열린 KH컬렉션 순회전 갈라 디너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사진=삼성전자)


이건희 컬렉션을 기반으로 한 해외 순회전은 앞선 미국 전시에서도 관람객들의 관심을 끌었다. 지난해 11월 미국 워싱턴D.C.에서 시작된 첫 해외 순회전에는 약 8만 명이 방문했다. 최근 10년간 스미스소니언 국립아시아예술박물관에서 열린 특별전 가운데 가장 많은 관람객 수다.

올해 3월부터 7월까지 시카고에서 열린 전시에는 약 11만5천 명이 찾았다. 워싱턴D.C. 전시보다 40% 이상 관람객이 증가했으며, 미국 두 도시에서만 총 19만5천 명이 한국 미술의 역사와 작품을 관람했다.

삼성은 이번 런던 전시를 비롯해 한국 문화의 가치와 위상을 해외에 알리는 활동을 이어가는 한편, 글로벌 기업 및 기관과의 네트워크를 확대해 미래 사업 협력 기반을 넓혀갈 계획이다.

 

일요주간 / 이수근 기자 lee85019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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