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비 할인 대가로 후기 작성하게 하고 경제적 이해관계는 숨겨
카카오톡으로 글자 수·사진·게시 시점까지 관리한 것으로 드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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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네이버 카페 후기 광고 예시. (자료=공정위 제공) |
소비자들이 실제 이용자의 경험담으로 믿고 참고했던 성형외과 수술 후기가 사실은 수술비 할인 등을 조건으로 작성된 ‘광고’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주병기, 이하 공정위)는 경제적 대가를 지급하고도 이를 밝히지 않은 채 후기 광고를 게시한 3개 성형외과의 광고 행위가 소비자를 기만한 표시·광고에 해당한다고 판단하고 시정명령과 공표명령을 부과했다.
13일 공정위에 따르면 3개 성형외과의원이 홍보모델(소비자)에게 수술비 할인 등의 경제적 대가를 지급하고 의료미용 앱과 인터넷 카페, 병원 홈페이지 등에 성형수술 후기를 작성하도록 하면서 해당 후기가 대가를 받고 작성됐다는 경제적 이해관계를 표시하지 않은 행위에 대해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항 제2호(기만적인 표시·광고) 위반으로 시정명령 및 공표명령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조치 대상은 대형 포털사이트를 통해 주로 노출된 ▲뷰성형외과(서울 강남구) ▲에이비성형외과의원(서울 서초구) ▲디에이성형외과(서울 강남구) 등 3곳이다.
뷰성형외과는 행위중지명령과 향후금지명령, 공표명령을 받았고, 에이비성형외과의원은 행위중지명령과 향후금지명령, 디에이성형외과는 향후금지명령을 각각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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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바일 앱 및 병원 홈페이지 후기 광고 예시. (자료=공정위 제공) |
◇ 2018년부터 수술비 할인 대가로 후기 작성 지속… 홈페이지 모집부터 계약·사후관리까지 ‘체계적 운영’
공정위에 따르면 이들 성형외과는 지난 2018년부터 올해 5월 29일까지 홈페이지를 통해 선발한 홍보모델에게 수술비를 할인해 주는 조건으로 의료미용 앱과 인터넷 카페 등에 수술 전 상담 후기와 수술 후 이용 후기를 게시하도록 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후기 작성자가 병원으로부터 수술비 할인 등 경제적 대가를 받았다는 사실은 후기 어디에도 기재하지 않도록 했다.
또한 홍보모델들이 각각 작성한 후기들을 병원 측이 다시 취합·편집해 하나의 게시물 형태로 병원 홈페이지에 게시하면서도 경제적 이해관계를 표시하지 않은 채 광고에 활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공정위는 이 같은 후기들이 소비자들에게 실제 환자가 아무런 대가 없이 자발적으로 작성한 객관적인 후기처럼 인식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공정위가 공개한 세부 조사 결과에 따르면 후기 광고는 단순한 이벤트 수준이 아니라 체계적인 관리 시스템 아래 운영됐다.
3개 성형외과는 홈페이지를 통해 홍보모델을 모집한 뒤 서류심사, 개별 연락, 내원 상담, 최종 선발 절차를 거쳐 모델을 선정했다.
선정된 홍보모델과는 수술비 할인 등을 제공하는 대신 수술 후기를 제공하는 내용의 광고 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병원은 카카오톡 계정을 이용해 홍보모델을 지속적으로 관리했다. 통상 수술 전 1회, 수술 후에는 1년 동안 매월 의료미용 앱과 인터넷 카페 등에 후기를 작성하도록 요구했으며, 후기의 글자 수를 지정하고 수술 전·후 사진을 반드시 포함하도록 관리했다.
병원 홈페이지에 게시되는 후기 역시 홍보모델별 게시물을 취합·편집해 광고 형식으로 활용했지만, 경제적 대가를 받고 작성됐다는 사실은 표시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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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병원 직원과 홍보모델간의 카톡 대화 내용. (자료=공정위 제공) |
◇ 보증금 제도도 운영… 인터넷 카페·모바일 앱·홈페이지까지 다양한 채널 활용
공정위가 공개한 병원 직원과 홍보모델 간 카카오톡 대화 내용에서는 후기 작성 관리 방식이 구체적으로 드러났다.
병원 직원은 수술 전 셀카 사진 5장과 영상 자료, 상담 후기를 수술 전날까지 제출해 달라고 안내했고, 수술 이후에도 계약에 따른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
또 일부 병원에서는 보증금 제도도 운영했다.
공개된 대화에서 병원 직원은 “보증금 50만 원을 현금으로 준비해 오라”고 안내하면서 자료 전달이 완료되면 반환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홍보모델이 “1년 뒤 말씀이시죠?”라고 묻자 병원 직원은 “네네 맞아요”라고 답변했다.
붙임 자료에 따르면 홍보모델의 보증금 납부 의무는 뷰성형외과와 디에이성형외과에서 운영된 것으로 나타났다.
사업자별 광고 매체와 기간도 확인됐다.
뷰성형외과는 인터넷 카페에 지난 2021년 4월 7일부터 올해 5월 29일까지, 홈페이지에는 지난 2021년 6월부터 올해 5월 20일까지 후기 광고를 게시했다.
에이비성형외과의원은 지난 2021년부터 인터넷 카페와 모바일 앱을 통해 후기 광고를 진행했고, 홈페이지에는 지난 2023년 7월부터 올해 1월까지 게시했다.
디에이성형외과는 지난 2018년부터 지난해 11월까지 홈페이지를 통해 후기 광고를 운영했다.
공정위는 네이버 카페 후기 광고 사례와 모바일 앱, 병원 홈페이지 후기 광고 사례도 조사 과정에서 확인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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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업자별 부당 광고매체 및 광고기간. (자료=공정위 제공) |
◇ 공정위 “경제적 대가 숨긴 후기, 소비자 선택 왜곡”
공정위는 이번 사건에서 소비자가 후기 작성자가 병원으로부터 경제적 대가를 받았는지 여부는 성형외과 선택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정보라고 판단했다.
그럼에도 해당 사실을 누락한 채 자발적이고 객관적인 후기처럼 광고한 것은 소비자를 속이거나 잘못 알게 할 우려가 있으며, 소비자의 합리적인 구매결정을 방해해 공정한 거래질서를 저해할 우려가 있다고 봤다.
이에 따라 표시광고법 제3조 제1항 제2호의 ‘기만적인 표시·광고’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공정위는 성형수술 후기가 소비자의 병원 선택에 중요한 요소인 만큼 최근 성형외과들이 후기 광고를 적극 활용하는 시장 상황을 고려해 지난 6월 11일 성형외과의사회와 대한의사협회를 대상으로 간담회를 열고 표시광고법 규정과 위반 사례를 안내하며 법 준수를 당부했다고 밝혔다.
또 조사 과정에서 확인된 의료법 위반 의심 사실은 보건복지부와 공유하고 소비자 피해 예방을 위한 필요한 조치를 요청했다.
공정위는 “이번 조치의 의미에 대해 경제적 대가를 지급받고 작성한 후기라면 실제 수술을 받은 소비자가 작성한 후기라도 그 사실을 밝히지 않을 경우 기만 광고에 해당한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도 SNS와 온라인 플랫폼 등 다양한 마케팅 채널을 상시 모니터링해 소비자의 합리적 선택을 방해하는 부당한 광고행위를 지속적으로 감시하고 위반행위 적발 시 엄중 제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일요주간 / 노현주 기자 nhj771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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