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1조 달러, 'K'에 달렸다"… 반도체 '웃고' 이차전지·철강 '흔들'

최종문 기자 / 기사승인 : 2026-05-26 17:4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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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경제연구원 보고서 "수출 호조 속 특정 품목 편중 심화, 질적 성장 기반 마련해야"
사상 첫 '수출 7000억 달러' 돌파 이면의 그늘… 반도체 떼면 증가율 '마이너스 1.1%'
미국·EU·중국서 뷰티 및 식문화 관심이 실제 구매로…자동차도 하이브리드 중심 선전
▲ 국세청 K-술 홍보관. (사진=newsis)

 

지난해 우리나라 수출이 사상 처음으로 7000억 달러를 넘어섰지만, 반도체 등 일부 품목에 지나치게 의존한 구조라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화장품·농수산식품 같은 소비재는 경쟁력이 높아진 반면, 이차전지·철강·가전 등은 글로벌 경쟁 심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경제연구원(이예람 선임연구원, 노시연 연구위원)은 지난 22일 발표한 ‘수출 1조 달러, ‘K’에 달렸다!-주요 수출 품목의 경쟁력 점검과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연간 수출은 7093억 달러로, 2년 연속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하지만 반도체 수출이 전년 대비 22.2% 급증한 영향이 컸다. 반면 반도체를 제외한 수출 증가율은 오히려 마이너스 1.1%를 기록해 특정 품목 의존도가 높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중국·미국·아세안5·EU 등을 대상으로 20개 주요 수출 품목의 경쟁력을 분석했다. 그 결과 수출 증가 여부는 품목 경쟁력의 영향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 반도체·선박·화장품 ‘선전’… K-소비재 경쟁력 확대

경쟁력이 높아진 대표 품목은 반도체와 선박, 컴퓨터, 화장품 등이었다.

반도체는 HBM, DDR5 같은 고부가 제품을 중심으로 중국 시장에서 경쟁력이 확대됐다. 컴퓨터는 미국과 EU의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에 힘입어 SSD 기술 경쟁력이 강화된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선박은 20개 품목 가운데 경쟁력 기여도가 가장 높았다. EU와 아세안 시장에서 친환경·고부가 선박 수요가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됐다.

화장품과 농수산식품도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였다. 보고서는 K-뷰티 열풍이 실제 구매로 이어지면서 미국·EU·중국 등에서 화장품 경쟁력이 강화됐다고 설명했다. 농수산식품 역시 K-드라마와 K-팝 확산에 따른 한국 식문화 관심 증가가 수출 확대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됐다.

자동차는 하이브리드차 중심으로 미국 시장에서 경쟁력이 높아졌고, 생활유아용품도 미국 시장을 중심으로 성장세를 이어갔다.

◇ 이차전지·철강·가전 부진… 중국 저가 공세 영향

반면 이차전지와 일반기계, 섬유, 패션의류는 경쟁력 약화가 두드러졌다.

이차전지는 3년 연속 경쟁력 지표가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특히 미국 시장에서 중국산 저가 LFP(리튬인산철) 배터리와의 가격 경쟁에서 밀린 영향이 컸다.

일반기계는 중국의 저가 범용기계 공세로 아세안과 EU 시장에서 경쟁력이 약화됐고, 섬유와 패션의류 역시 베트남·방글라데시 등 저임금 국가와의 경쟁 심화로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철강제품과 가전, 디스플레이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품목으로 분류됐다. 철강제품은 중국산 저가 철강재와 경쟁이 심화됐고, 가전은 중국 업체와의 경쟁으로 미국 시장에서 경쟁력이 크게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 “수출 1조 달러 위해 질적 성장 필요”

현대경제연구원은 앞으로 수출 1조 달러 시대를 열기 위해서는 양적 성장보다 질적 성장 기반 강화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선 반도체와 선박 같은 주력 산업의 초격차 기술력을 유지하고, 친환경·저탄소 생산 체계 전환에 속도를 내야 한다”며 “화장품·농수산식품 등 유망 소비재를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육성해 수출 구조를 다변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아울러 “보호무역주의와 공급망 재편에 대응하기 위해 신흥 시장 개척과 통상 협력 강화도 필요하다”며 “수출 성과가 국내 경기 활성화와 고용 창출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제조업과 서비스업 간 연계 강화, 수출 대기업과 협력사의 동반 성장 구조 마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일요주간 / 최종문 기자 joing-mo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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