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속 배민 '포인트 미션' 공방… 라이더 "위험 질주 조장" vs 사측 "안전 우선 맞춤형 설계" [줌IN]

임태경 기자 / 기사승인 : 2026-07-15 13:2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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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더유니온지부 "기본운임 정상화·알고리즘 공개" 촉구… 우아한청년들 "난이도 반영·안전 중심 맞춤 설계"
노조 "실체는 2주간 최대 540건 배달 요구" vs 사측 "달성 실패해도 기본 운임 100% 보장되는 보조책"
폭염 등 기상 악화 시 무리한 배달 경쟁 우려 여론에 회사 측 "충분한 기간 부여로 휴식 병행 가능 구조" 반박
▲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라이더유니온이 지난해 7월 서울 중구 고용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프로모션이라는 이름 아래 '폭염 속 죽음의 배달'을 부추기고 있다며 정부에 안전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는 모습. (사진=newsis)

 

연일 가마솥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배달의민족(배민)의 '포인트 미션' 프로모션을 둘러싸고 공공운수노조 라이더유니온지부(이하 노조)와 배민의 물류 서비스를 전담하는 ㈜우아한청년들(이하 사측) 간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노조는 이번 포인트 미션이 지난해 사회적 도마 위에 올랐던 폭염 속 고강도 배달 미션의 외형만 바꾼 변형에 불과하다며 기본운임 정상화와 배달 알고리즘의 투명한 공개를 촉구했다. 반면 우아한청년들은 해당 미션이 폭염 대처용 한시 프로모션이 아닌 연중 상시 운영되는 보조 프로그램이며, 라이더의 안전 운행 이력을 반영해 설계한 개인 맞춤형 혜택이라고 맞섰다.

◇ 노조 "폭염 속 무리한 레이스 조장… 기본운임 인상 등 근본 대책 마련하라"
 

노조는 지난 14일 성명을 발표하고, 사측이 7월 13일부터 27일까지 2주간 일부 라이더를 대상으로 전개 중인 '7000포인트 달성 시 최대 30만 원', '6500포인트 달성 시 27만 원' 등의 포인트 미션 운영 방식을 강하게 비판했다.

노조는 지난해 여름 나흘 동안 200~260건의 배달을 완수해야 했던 가혹한 미션이 올해는 '포인트 적립' 형태로 포장만 바뀌었을 뿐, 노동 강도는 여전히 심각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사측이 공지한 건당 포인트는 최소 8점에서 최대 38점이지만, 구체적인 가중치 산정 공식이 명확히 드러나지 않아 라이더가 실제 수행해야 할 배달 건수를 예측하기 조차 어렵다는 것이다. 

 

현장 라이더들이 체감하는 건당 평균 포인트(13~15포인트)를 대입하면, 7000포인트를 모으기 위해선 2주 동안 약 470~540건, 하루 평균 33~38건의 배달을 쉬지 않고 수행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는 게 노조 측 설명이다.

아울러 노조는 미션 마감 시각이 마지막 날 새벽 4시로 설정된 점과 개인마다 목표치 및 보상 액수가 상이하게 제시되는 점을 꼬집었다. 산정 기준과 배정 기준이 베일에 싸여 있어 노동 조건과 라이더 안전에 직간접적 영향을 미치는 알고리즘의 투명성이 크게 결여되었다는 주장이다. 또한 목표에서 단 1포인트라도 부족하면 보상을 전혀 받지 못하는 '올 오어 낫싱(All or Nothing)' 지급 구조 역시 마감 직전 무리한 운행과 사고 위험을 부추긴다고 성토했다.

노조측은 지난해 실시했던 긴급 폭염 실태조사 결과를 근거로 제시했다. 당시 조사에 따르면 라이더의 83.3%가 혹서기에도 배달 업무를 이어갔으며, 이 중 90.2%는 두통이나 어지러움 같은 온열질환 증상을 실제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가장 시급한 기상 대책을 묻는 질문에는 응답자의 92.2%가 단순 물품 지원이나 일시적 쉼터 제공보다 '기본운임 인상'이 근본적인 대안이라고 응답했다.

◇ 사측 "연중 상시 제공하는 추가 보상… 안전 최우선으로 둔 맞춤형 설계"
 

이러한 지적에 대해 우아한청년들 측은 즉각 반박에 나섰다. 이번 미션은 혹서기나 혹우기에 억지로 배달 건수를 끌어올리기 위한 일시적인 특별 이벤트가 아니라, 라이더들의 노고에 보답하고자 1년 내내 일관되게 운영 중인 상시 보상 프로그램이라는 설명이다.

우아한청년들은 공식 입장을 통해 "포인트는 단순 배달 건수가 아니라 주행 거리, 기상 이변, 피크 시간대 혼잡도, 실제 소요 시간 및 도로 난이도 등 다양한 변수와 일자별 특이사항을 종합해 계산되므로 일률적인 고정 산식을 일방적으로 공개하기는 어렵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도 "라이더는 배차 수락 단계에서 해당 주문에 책정된 포인트를 실시간 확인한 후 수락 여부를 온전히 자율 결정할 수 있어 선택권이 철저히 보장된다"고 덧붙였다.

라이더마다 다르게 배정되는 미션 가이드라인 역시 안전 확보를 위한 세심한 개인 맞춤형 설계라고 사측은 규정했다. 개인별 누적 운행 이력과 숙련도, 주로 활동하는 지역 등을 데이터 기반으로 정밀 분석해 개개인이 실현할 수 있는 수준의 목표를 제안하고 있다는 것이다. 오히려 모든 라이더에게 동일한 획일적 기준을 들이대면 초보 라이더들에게 무리한 운행을 압박하는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고 반박했다.

실제로 논란이 된 '7000포인트 미션'의 경우, 풍부한 현장 경험과 노하우를 인정받은 소수의 베테랑 라이더 집단에게만 발송되었으며 초보나 운행 횟수가 적은 이들에게는 과도한 임무를 원천 차단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또한 설정된 목표치들은 노동계와 정부 등 공신력 있는 외부 기관의 연구 데이터상 시간당 평균 수행 건수 범위와 부합한다고 덧붙였다.

사측은 '올 오어 낫싱' 방식으로 인한 안전 불감증 우려에 대해서도 적극 선을 그었다. 포인트 미션은 기본 운임 외에 추가 수익을 얹어주는 보조 인센티브일 뿐이므로, 목표 달성에 최종 실패하더라도 라이더가 수행한 모든 배달 건의 기본 운임과 거리 할증 등은 한 푼의 누락 없이 온전히 전액 정상 지급된다는 것이다. 아울러 2주라는 충분한 미션 수행 기간을 제공해 폭염이나 강우 시에는 라이더 스스로 속도를 늦추거나 안전하게 휴식을 취하며 자율 조율할 수 있도록 안배했다고 설명했다.

현장 기상 상황에 따른 상생 대책도 지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우아한청년들은 매년 여름 전국 거점(PPC 등)을 통해 생수, 쿨링패드, 얼음물 등 온열질환 예방 키트를 무상 배포해 왔으며, 고용노동부 및 이마트24와의 협업으로 '배달라이더 동행쉼터'를 3년 연속 개설해 그늘막과 휴식처를 마련하고 있다. 또 기상 특보 발생 시 앱 푸시 알림으로 실시간 안전 가이드를 제공 중이며, 현장 의견을 수렴해 프로모션 운영 정책에 충실히 녹여내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라이더유니온지부는 배달 노동자의 실질적인 생계 안정과 현장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기본운임의 전반적 인상, 포인트 산식 및 배차 알고리즘 투명 공개, 정부 차원의 배달노동자 최저보수제 전격 도입, 기상악화 기간 소득 보전제 마련 등을 정부와 사측에 거듭 촉구했다. 이어 노조는 오는 22일부터 23일까지 전국을 도는 '폭염 순회 투쟁버스'를 가동하며 대대적인 여론 환기에 나설 계획이다.

 

 

일요주간 / 임태경 기자 allonbeb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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