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J중공업, 688억 해경 화학방제함 수주…국내 최초 1,900톤급

이수근 기자 / 기사승인 : 2025-12-26 17:3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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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J중공업의 1,900톤급 다목적 화학방제함 조감도(사진= HJ중공업)

 

[일요주간=이수근 기자] HJ중공업이 해양경찰청의 국내 최초 1,900톤급 다목적 화학방제함 건조 사업을 수주하며 특수선 분야에서의 기술 경쟁력을 다시 한번 각인시켰다.

HJ중공업은 조달청이 발주한 ‘1,900톤급 다목적 화학방제함 1척 건조’ 사업에서 가격과 기술능력 평가를 종합한 결과 최종 1순위로 선정돼 688억 원 규모의 건조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고도의 안전성과 전문성이 요구되는 화학방제함을 국내에서 처음으로 건조하게 되면서, HJ중공업의 특수선 기술력이 공식적으로 인정받았다는 평가다.

다목적 화학방제함은 해상에서 발생하는 화학물질 유출 사고에 대응하기 위해 화학물질 분석 장비와 유회수기, 사고 선박 예인 설비 등을 갖춘 특수 함정이다. 일반 선박보다 훨씬 높은 안전성과 정밀한 설계·건조 기술이 요구되며, 실제로 미국과 독일, 스웨덴 등 일부 선진국에서만 운용될 정도로 기술 장벽이 높은 선종으로 꼽힌다.

해양경찰청은 2013년 부산 태종대 인근 해상에서 발생한 화학물질운반선 화재 사고를 계기로 500톤급 화학방제함 2척을 도입해 운용해 왔다. 그러나 최근 탄소중립 정책 확산과 함께 LNG·수소 등 가스 추진선 도입이 늘어나면서, 대형 해상 화학사고에 보다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대형 다목적 화학방제함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에 해경은 2028년 현장 배치를 목표로 지난해부터 본격적인 설계와 건조 사업을 추진해 왔다.

HJ중공업이 건조할 이번 다목적 화학방제함은 길이 70m, 폭 14.6m, 깊이 6.5m 규모로, 최대 속력은 15.5노트(약 28.7km/h)에 이른다. 항속거리는 약 1,600km로, 동·서·남해를 아우르는 국내 전 해역 어디서든 신속한 방제 임무 수행이 가능하다.

특히 3만 톤급 대형 조난선박을 예인할 수 있는 설비를 갖추고, 파고 2.5~4m에 달하는 악천후 속에서도 수색·구난·화재 진압 활동을 수행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연근해 해양오염 및 화학사고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위험유해물질 안전대응시스템과 탐지·분석 시스템도 국내 최초로 탑재된다. 해상 화재 진압 능력 역시 기존 500톤급 화학방제함 대비 4배 이상인 시간당 9,600㎥ 수준으로 대폭 강화됐다.

HJ중공업은 앞서 2022년 해양환경공단이 발주한 국내 최초 5,500톤급 다목적 대형방제선 ‘엔담호’를 성공적으로 인도한 바 있다. 이번 해경의 1,900톤급 다목적 화학방제함 수주까지 더해지며, 특수선 분야에서의 독보적인 경쟁력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HJ중공업 관계자는 “특수선 분야에서 축적해 온 전문성과 기술력을 인정받아 국내 최초의 최첨단 다목적 화학방제함 건조사로 선정됐다”며 “해경이 해상 사고 대응 역량을 한층 강화해 국민의 생명과 재산, 해양환경을 보호할 수 있도록 임직원 모두가 최고의 품질로 건조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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