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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철원 논설위원 |
대통령 비서실장이 지난 17일 국회에서 과거 자신의 저서 내용에 관한 질문에 "인천공항공사의 경우, 운영권을 민간으로 넘기는 게 아니라 한국전력처럼 경영은 정부가 하되 30~40%의 지분을 민간에게 팔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야당은 지방선거 열세에 호재를 만난 듯한 걸음 더 나가 전기, 가스, 수도, 철도 등 공공기관 민영화에 절대 반대한다며 '기간산업 민영화 괴담'을 유포 선거 쟁점으로 확대 재생산하고 있다. 경제부총리가 "민영화를 검토한 적도, 그럴 생각도 없다"라고 밝혔지만, 야당은 막무가내로 추리소설을 써가며 민영화 방지법을 입법하겠다고까지 한다며 괴담을 부풀려 유포하며 선거 쟁점화하였다.
본래 괴담은 있지도 않고 없지도 않은, 그 존재와 부재 사이의 사건을 말 지어내기 좋아하는 사람들이 가공하고 포장하면서 그럴듯한 스토리로 변신 된 것이다. 그래서 괴담은 비논리적인 도깨비방망이 두드리는 환타지 소설 소제로나 가끔씩 쓰여졌다. 과거 미디어 발달이 다양하지 못했던 시절, 인기리에 방송된 전설따라 삼천리와 여고 괴담의 주 스토리는 대다수가 말도 안 되는 사실에 괴상한 살이 붙어 괴담으로 세상에 떠돌며 우리 주변에 많은 흥미와 얘깃거리로 관심을 받았지만, 결과는 황당한 말장난으로 3류 허접한 얘깃거리에 지나지 않았다.
요즘 야당에서 불을 지피는 황당한 괴담 정치도 말장난으로 끝을 맺는 게 별반 다를 게 없기에 문제다. 괴담이 대중의 궁금증과 호기심을 숙주로 확대 재생산되는 순간부터 정치의 주메뉴가 되어 끝없는 민심 이반의 조미료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대착오적 뒤떨어진 언어가 음해성을 곁들여 정치라는 옷을 입는 순간 괴담으로 변하며, 이 말은 순식간에 저잣거리로 퍼지며 민심을 선동한다. 아무리 괴담 유포가 정치적 전략이라지만 음모성 스토리를 막무가내식으로 떠드니 듣는 사람만 바보 되기에 십상이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괴담을 단골 메뉴로 정치에 이용하는 세력이 있고 이처럼 황당한 정치를 하면서도 조금도 책임 의식이 없다는 반지성의 뻔뻔함 때문에 문제다.
2008년, 수입 소고기 반대와 '뇌송송 구멍탁'으로 요약되는 광우병 괴담과 대규모 시위는 온 나라를 뒤흔들며 이명박 정권을 순식간에 위기로 몰고 갔다. 2010년 북한의 천안함 폭침 때는 미 핵잠수함 충돌설의 괴담은 일부 언론까지 가세하며 어처구니없는 유언비어로 민심을 흔들었다. 2014년 세월호 참사 때는 박근혜 정부의 세월호 고의 침몰설과 성형설, 굿판 괴담을 제기했다. 어디 그뿐인가 2021년 서울시장 재보선에서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를 향한 생태탕 괴담과 지난 대선에서 야당 대통령 후보 부인을 향한 쥴리 괴담, 무속 괴담 등 중요 정치 고비마다 정치권은 괴담을 퍼트리며 확대 재생산시켜 국민을 미로에 빠지게 하며 바보로 만들었다.
광우병 사태나 북한의 천안함 폭침 사건 괴담을 되돌아보면, 당시 아무런 실체도 없는 것을 친정권 지상파 방송이 사실 호도로 불씨를 지피고 민주당은 국회에서 바람잡이 역할을 하였다. 우군인 시민단체는 거리에서 전방위적 역할인 시위를 하며 정국은 혼란을 거듭했다. 그 파급은 엄청나 MB정권 국정 동력에 큰 타격을 주었다. 시대착오적 괴담 방송으로, 촛불 시위로 우리 사회를 흔들었던 친정권 방송과 진보성 시민단체들의 지금은 어떠한가. 시청률은 반 토막이 났고 시민단체들의 활동은 초라할 정도로 쪼그라들었다. 결국 허구에 의한 괴담 유포는 그 끝이 좋지 못했다는 사실이다.
듣지도 보지도 못한 뜬구름 같은 말을 괴담으로 포장해 세상을 들쑤셨던 정치인들은 잘못된 사실이 밝혀져도 그에 대한 사과가 없다. 이런 것이 반지성주의가 아니고 무엇이란 말인가. 맞을 수도 있고 틀릴 수도 있는 사실을 아무런 책임 의식 없이 함부로 퍼트린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가. 이 기막힌 선동 정치는 국민을 바보로 취급하는 못된 버릇이 밑바탕에 깔려있다. 더욱 기가 막힌 것은 정치 권력과 한 몸이 된 사회단체 지식인들이 함께 맞장구를 치며 진실을 오도했다는 것이다. 내 편이 말하는 것은 무조건 옳다는 사고로 지식인의 최후 보로인 언어의 진실성과 공정성을 해체하면서도 부끄러운 줄 모른다는 것이다.
에드가 앨런 포우의 추리소설에는 독자는 범죄사실을 다 알고 있는데 작중인물인 범죄자는 자신의 범행을 감쪽같이 속이고 있는 것으로 착각하며 행동하는 묘한 스토리를 펼쳐가는 그런 것이 있다. 추리소설의 흥을 더욱 부추기는 하나의 수법이다. 우리 정치인은 국민들은 다 짐작하고 있는데도 그 장본인은 제 혼자서 아는 듯이 오히려 고래고래 소리치는 일이 더러 있다. 나중에 그것이 밝혀지면 아니면 말고 식이다. 이런 일들은 인간이 사는 사회에서는 어디든 다 있을 수 있다고 하자. 설령 그렇다 하더라도 그 뻔뻔스러움의 정도 그 자체가 반지성적이다.
너무나도 터무니없는 허구에 의한 궤변 괴담 구라 정치 결과는 우리에게 중요한 가르침 하나를 일깨워주었다. 대중의 눈과 귀를 가리는 나쁜 정치는 당장 응급처방의 약은 될지라도 독이라는 부메랑으로 자신들에게
되돌아온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정치는 상식의 생각으로 지성부터 되찾고 국민 눈높이에 다가가는 정치를 해야 하지 않겠는가. 말도 안 되는 요설로 국민의 생각을 혼돈에 빠지게 하며 국민 다수를 내 편으로 끌어들일 수 있다 기대하는 것은 치매에 가까운 비과학적 사고다.
지금 시대는 과학과 미디어의 발달로 헛것의 헛된 것은 이내 드러난다. 헛된 사실은 드러났고 떠들었던 실체는 보이지 않는다. 그러니, 지금 야당이 떠들고, 들리는 인천공항 민영화 괴담은 바른말이 아니다. 야당의 전매특허였던 상대방 진영을 향한 막무가내식 괴담 살포 전략이다. 이것이 과연 상식의 정치고 올바른 태도인가를 묻지 않을 수가 없다.
감히, 위정자에게 말한다. 정치에 괴담을 들먹이는 것은 후진국 정치며 정치 발전은 요원하기만 하다는 사실을 음모성 괴담을 이용하는 정치, 이것이 바로 반지성주의 정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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