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 6000억 원 163개 사업 중 현대로템 수주 사업 단 네 건이 전체예산의 24% 차지 논란
중동·중남미 전체 융자사업 예산 합친 것 보다 현대로템이 2200억 원 많아
네 건 중 세 건의 사업 尹 정부에서 지원방침 결정해 계약 체결까지 이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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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로템 CI. |
[일요주간 = 최종문 기자] 기획재정부가 운용하는 대외경제협력기금(EDCF)의 내년도 개도국 차관 예산 가운데 약 4분의 1이 현대로템 단 한 곳에 집중된 것으로 드러나 특정 대기업 편중 지원 논란이 제기됐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조국혁신당 차규근 의원이 21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내년도 EDCF 총예산 약 2조 3000억 원 가운데 개도국 차관사업 예산은 163개 사업, 총 1조 6000억 원 규모로 편성됐다. 이 중 현대로템이 수주한 단 4건의 사업이 3897억 원으로 전체 차관 예산의 24%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 “EDCF, 특정 대기업의 해외수주 지원기금으로 변질”
차 의원은 “이는 중동과 중남미 전체 융자사업 예산을 합친 것보다 2200억 원이나 많은 수준”이라며 “EDCF가 사실상 특정 대기업의 해외수주 지원기금으로 변질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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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규근 의원실 제공) |
지역별 예산을 보면 아시아가 89개 사업 8235억 원, 아프리카 46개 사업 6230억 원, 중동·CIS 17개 사업 1634억 원, 중남미 11개 사업 176억 원 규모로 편성됐다. 특히 현대로템의 사업 4건 중 3건은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정부의 EDCF 지원방침이 결정되고 차관공여계약(L/A)까지 체결됐다.
주요 사업은 ▲이집트 카이로 메트로 2·3호선 전동차 구매사업(2022년 7월 승인, 2023년 L/A 체결) ▲모로코 교외선 철도차량 공급사업(2024년 1월 승인, 2월 L/A 체결) ▲우즈베키스탄 고속철도 차량 구매사업(2023년 6월 승인 및 L/A 체결) 등이다.
이 중 우즈베키스탄 고속철도 프로젝트는 국제경쟁입찰 없이 현대로템을 염두에 두고 추진된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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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규근 의원실 제공) |
국토교통부 자료에 따르면 추경호 경제부총리가 2023년 9월 우즈베키스탄 경제부총리에게 “한국기업 수주시 EDCF 지원이 가능하다”고 언급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는 정부의 공식 지원방침이 결정되기 이전의 발언으로 정책 결정 과정의 공정성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차규근 의원은 “EDCF는 개도국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공적개발원조(ODA) 자금임에도 불구하고 특정 대기업의 해외수주를 돕는 통로로 이용된 정황이 보인다”며 “현대로템과 명태균 전 본부장 간 로비 의혹이 국내 사업에서 이미 드러난 만큼, 해외사업에도 유사한 영향이 있었는지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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