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팬데믹 겪으며 운영 어려웠지만 본사는 관심조차 없어”
“이차돌, 해외 사업 확장에 혈안 힘들어 하는 가맹점주 나몰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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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6일 국회에서 열린 프랜차이즈 가맹점·대리점 불공정 피해 증언대회.(사진=일요주간 DB) |
[일요주간 = 이수근 기자] 26일 국회 제7간담회실에서는 프랜차이즈 가맹점·대리점의 불공정 실태를 고발하는 피해자들의 증언이 울려 퍼졌다.
지난 20일 롯데, 포스코 등 대기업의 스타트업기업 기술탈취 증언에 이어 이날은 가맹점·대리점 불공정 피해 증언대회가 개최됐다. 경제민주화전국네트워크,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소상공인위원회, 더불어민주당 민병덕‧윤영덕‧이동주 국회의원의 공동주최로 갑을개혁 운동 10년을 맞아 열린 이날 불공정 피해 증언대회에는 가맹점주·대리점주들이 직접 현장에서 입은 불공정 피해를 증언하고 갑질문제 해결을 위한 제도 개선 및 입법 과제를 논의하고자 마련됐다.
더불어민주당 민병덕 국회의원은 이번 증언대회 인사말에서 “‘이차돌’, ‘투썸플레이스’, ‘아디다스’, ‘쿠쿠전자’, ‘쎈수학’ 등 이름만 대면 알만한 대기업들이 점주를 종속적 계약에 옭아놓고 일방적이고 때로는 보복적인 갱신 거절로 점주들을 경제적 파산 상태로 몰아넣었다”며 “법적으로만 대등한 이 관계를 실질적 수평 관계로 바꾸기 위해서는 ‘무기 대등’, ‘세력 균형’을 이룰 현실적 수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점주들의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 가맹점주 단체 구성을 활성화해 노동조합에 준하는 집단적 대응이 가능한 토대를 만들어야 한다”며 “가맹계약을 근로계약과 유사한 계약 관계로 해석해 가맹점주를 가맹본사에 대한 노동자 지위로 인정한 판례를 축적해 온 미국과 캐나다 등 외국의 ‘집단자치’ 강화 사례를 참고하고 무엇보다도 국회 본연의 임무, 대리점거래 공정화를 위한 중요한 입법 개선 사항들도 면밀하게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대리점의 계약 갱신 요구를 정당한 사유 없이 거절할 수 없도록 해 영업의 안정성을 보장하고 가맹본사 대표 등이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을 때는 배상책임을 부담하도록 하는 등 여러 제안을 경청하고 고쳐야 할 것들을 꼼꼼하게 챙기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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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0일 국회에서 열린 대기업들의 스타트업기업 기술탈취 피해 증언대회.(사진=일요주간 DB) |
◇ “이차돌 초도물량 강제공급 등 밀어내기 일삼아”
이날 증언대회에 나온 이차돌 가맹점주 연서영 씨는 “이차돌 본사가 불필요한 품목까지 필수품목으로 지정해 강매하고 신제품 출시 때마다 초도물량을 강제공급해 대금을 차감하는 밀어내기까지 일삼았다”고 증언했다.
이어 “게다가 이차돌 본사가 주력상품인 차돌박이를 시중가보다도 높은 가격에 공급해 유통마진을 과도하게 취했다”며 “개업 후 코로나 팬데믹을 겪으며 운영이 어려웠지만 본사는 필수물품을 사용하고 있는지부터 점검할 뿐 운영상의 어려움에는 관심조차 보이지 않았다”며 울먹였다.
연서영 씨에 따르면 2019년 집 근처에 있는 이차돌을 소비자로 처음 접하고 흔히 말하는 가성비 좋고 맛있는 고기집이라고 생각해 가맹계약을 하고 2019년도 12월에 오픈을 하게 됐다고 한다.
그런데 오픈한 지 한 달 만에 코로나 사태가 터지고 매출은 반토막을 넘어 참담할 정도로 떨어졌지만 그래도 브랜드를 믿고 꿋꿋이 버티며 힘들게 운영을 하면서 다른 지역의 점주들과 소통을 하게 됐고 그때 이차돌 본사의 문제점들을 하나둘 알게 됐다는 것.
연서영 씨는 “필수품목을 과다하게 지정해 가맹점에 불필요한 품목을 강매하고 있다. 이차돌 케릭터 및 로고 등이 인쇄된 냅킨, 물티슈, 종이컵, 앞치마, 대일밴드, 배달용기, 핸드폰 그립톡, 빼찌, 머리끈 등을 필수품목으로 지정해 가맹점을 구속하고 있다”고 불공정 실태를 증언했다.
이어 “이로 인해 슈퍼바이저의 매장 방문 시에도 전반적인 매장 운영 및 어려움에 대한 모니터링보다 필수품목을 얼마나 잘 쓰고 있는지 확인하는데 더 주력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토로했다.
그는 또 “신제품을 출시하면 초도물량의 강제공급과 그에 따른 대금을 차감하고 있다. 신 메뉴를 출시할 때마다 가맹사업 통일과 활성화를 위한다는 명목으로 각 매장별 지역 및 상권특성을 무시한 채 무조건적인 판매를 강요하고 그 대금을 점주들의 물대 여신에서 차감하는 소위 밀어내기를 하고 있다”며 “이로 인해 신제품 판매가 거의 없는 매장에서는 그 물량이 모두 재고로 쌓이고 상품가치를 잃어버려 고스란히 점주의 손해로 이어지고 있다”고 호소했다.
연서영 씨는 고기 공급가가 과도하게 높고 주요 품목의 유통이 원활하지 못해 판매에 어려움이 있다며 “이차돌의 주력상품인 차돌박이의 경우 현재 시중에서 어느 누구나 손쉽게 구할 수 있음에도 가맹점에는 시중 유통가격보다 과도하게 높게 공급돼고 있어 팔아도 이윤이 많이 남지 않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면서 “차돌박이 외 주요 품목 또한 오픈 당시와 비교했을 경우 단품(LA갈비, 포갈비, 히든등심) 되거나 유통이 원활하지 않는 품목(안창살, 갈비살)이 대부분 이어서 판매 및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이어 “그런데 이런 이슈에도 불구하고 이차돌 본사는 해외 사업 확장 및 신제품 출시에만 집중하는 등 힘들어하는 가맹점주들을 나 몰라라 하고 있다”며 “이에 점주가맹협의회에서는 가맹점주님들의 의견을 모아 본사와 상생을 위한 소통을 원했지만 지금까지 본사는 어떠한 대화도 시도하지 않았고 전혀 소통하려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염서영 씨는 끝으로 “차돌박이는 제가 직접 정으로 쳐서 1차 분리하고 칼로 정형한 후 위험한 육절기에 손수 한점 한점 밀어내어 작업하는 힘든 과정들을 매일 반복하다 보니 어느덧 손목터널증후군이라는 직업병이 생겼다”면서 “6살 아이 한번 안아 주기가 너무 힘들어졌다. 갑과 을의 관계가 아닌 공정이라는 말 그대로 공평하고 올바른 본사와 가맹점의 관계가 돼 서로 상생할 수 있도록 불합리하고 불공정한 문제들에 대해서 바로잡아 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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