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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기선 HD현대 회장. (사진=HD현대) |
[일요주간=엄지영 기자] 정기선 HD현대 회장이 2026년 신년사를 통해 불확실성이 커진 글로벌 경영 환경 속에서 그룹이 나아가야 할 방향으로 ‘독보적 기술’과 ‘두려움 없는 도전’, 그리고 ‘건강한 조직’을 제시했다. 기술 경쟁력과 도전 정신을 기반으로 HD현대만의 차별화된 길을 만들어가자는 메시지다.
정 회장은 올해를 병오년, ‘붉은 말의 해’로 표현하며 말이 상징하는 끈기와 에너지, 추진력을 강조했다. 그는 “엔진의 성능을 마력으로 표현하듯, 열정과 에너지가 곧 우리 경쟁력”이라며 임직원 모두가 진취적인 한 해를 만들어가길 바란다고 밝혔다.
지난해 성과에 대해서는 의미 있는 이정표를 세웠다고 평가했다. 조선과 전력기기 사업의 안정적인 성장에 힘입어 그룹 실적이 개선됐고, 국내 기업 가운데 다섯 번째로 시가총액 100조 원을 돌파하며 이른바 ‘100조 클럽’에 합류했다. 이는 HD현대가 시장과 사회로부터 신뢰받는 기업으로 자리 잡았다는 방증이라는 설명이다.
또한 전 세계 최초로 선박 5000척 인도라는 기록을 달성했으며, AI, 소형모듈원자로(SMR), 연료전지 등 미래 신사업에 대한 투자를 지속하는 한편 조선·건설기계·석유화학 부문의 선제적인 사업 재편을 통해 새로운 성장 기반을 마련했다고 덧붙였다. 정 회장은 이러한 성과가 모두 임직원들의 헌신 덕분이라며 깊은 감사의 뜻을 전했다.
다만 올해 경영 환경은 한층 더 복잡하고 불투명하다고 진단했다. 보호무역 기조 강화, 중국발 공급 과잉, 글로벌 경쟁사의 대형화 등 구조적 변화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으며, 특히 중국 기업들의 기술력과 가격 경쟁력 향상이 조선 시장 전반에 위협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정 회장은 세 가지 핵심 과제를 제시했다. 첫 번째는 시장이 인정하는 독보적인 기술과 제품을 지속적으로 만들어내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 인도한 일부 선박은 경쟁사 대비 연비가 20% 이상 뛰어나 고객의 호평을 받았고, HD건설기계의 차세대 장비 역시 성능과 효율 측면에서 글로벌 시장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기술 우위는 언제든 좁혀질 수 있는 만큼, 현장에 적용 가능한 혁신을 통해 품질·성능·비용 전반에서 초격차를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두 번째는 두려움 없는 도전이다. 이는 준비 없는 무모함이 아니라, 가장 잘하는 역량을 기반으로 새로운 영역에 과감히 도전하는 용기라고 정의했다. 조선소 건설과 초대형 선박 동시 건조, 사우디 주베일 항만공사에서의 대형 구조물 해상 운송 사례를 언급하며, HD현대는 언제나 상식을 넘어서는 선택을 통해 성장해 왔다고 말했다. 그는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클수록 더 큰 가능성 앞에 서 있다는 신호일 수 있다며, 도전할 가치가 있는 일이라면 적극적으로 논의하고 실행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세 번째는 건강한 조직이다. 정 회장은 성과를 내면서도 구성원이 몰입하고 성장할 수 있는 조직이 진정으로 강한 조직이라고 강조했다. 잘한 일에 대한 인정, 명확한 목표와 방향, 문제 발생 시 책임 추궁보다 해결을 중시하는 문화, 현장의 목소리가 리더에게 자연스럽게 전달되는 소통 구조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스스로 먼저 듣고 소통하겠다며, 임직원들에게도 조직의 미래를 함께 설계하는 ‘퓨처 빌더’가 되어달라고 당부했다.
끝으로 안전의 중요성도 재차 강조했다. 안전이 담보되지 않는다면 혁신과 도전 역시 지속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며, HD현대를 가장 안전한 일터로 만들기 위해 모두가 함께 노력해 달라고 요청했다.
정 회장은 “여러분과 여러분의 가정에 건강과 행복이 가득하길 바란다”며 신년사를 마무리했다. 독보적인 기술과 도전 정신, 그리고 건강한 조직 문화를 바탕으로 HD현대만의 길을 만들어가겠다는 강한 의지가 담긴 메시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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