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선 눈물, 뒤에선 임금 체불" MBK의 두 얼굴...시민단체·피해자, 김병주 회장 '영구 퇴출' 촉구

임태경 기자 / 기사승인 : 2026-01-16 09: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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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강등 숨기고 채권 발행"... MBK파트너스, 계획된 기만극에 시장 퇴출론 확산
벼랑 끝 내몰린 입점업체·노동자들 "투기자본 MBK, 더 이상 금융시장 자격 없다"
▲ 홈플러스사태해결 공동대책위원회와 금융정의연대 등은 15일 오후 금감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MBK파트너스와 김병주 회장 등 관련자에 대한 최고 수위의 제재를 촉구했다. (사진=금융정의연대 제공)

 

[일요주간=임태경 기자] 금융감독원(이하 금감원)의 MBK파트너스 제재 결정을 앞두고 생존권을 위협받는 피해자들과 시민사회가 강력한 집단행동에 나섰다. 지난 15일 오후 금융정의연대와 홈플러스사태해결 공동대책위원회, 물품구매전단채피해자 비상대책위원회는 금감원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MBK파트너스와 김병주 회장을 비롯한 관련자 전원에 대해 금융시장 퇴출에 준하는 ‘최고 수위의 제재’를 내려달라고 촉구했다.


이들 단체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MBK는 홈플러스 신용등급 하락을 사전에 인지하고도 이를 숨긴 채 단기 채권을 발행한 뒤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며 “이는 단순한 경영 실패가 아니라 의도된 기만이자 계획된 금융범죄”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로 인해 노동자들은 해고와 임금 체불 위기에 몰렸고, 입점업체들은 생존의 벼랑 끝에 내몰렸으며 국민연금 등 공적 자금마저 투기자본의 약탈 경영에 희생됐다”며 “그럼에도 MBK 측은 지금까지 단 한 차례의 공식 사과나 책임 인정, 피해 회복 대책도 내놓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 “구속되면 임금 줄 수 없다고 호소하더니 불구속 결정되자 임금 지급 불가 통보”


이날 발언에 나선 이의환 전단채 피해자 비대위 집행위원장은 “피해자들은 ‘3개월짜리 단기채라 안전하다’는 말만 믿고 퇴직금과 노후자금을 투자했지만 홈플러스는 이미 유동성 위기와 신용등급 강등을 알고 있었다”며 “전단채 발행은 정상적인 자금 조달이 아니라 회생 직전의 기망적 수단이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제재가 또다시 미뤄지거나 경감된다면 금융감독에 대한 국민 신뢰는 회복 불가능한 수준으로 무너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안수용 마트노조 홈플러스 지부장은 MBK의 행태를 ‘노동자와 국민을 속여온 사기 행위’로 규정했다.

안 지부장은 “구속되면 임금을 줄 수 없다고 법정에서 호소하더니 불구속이 결정되자마자 임금 지급 불가를 통보했다”며 “법정 앞에서는 눈물로 호소하고 돌아서서는 노동자의 생존권을 끊는 것이 MBK의 민낯”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홈플러스는 수십만 노동자와 지역 상권의 생존이 걸린 사회적 기반시설”이라며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과 책임 있는 인수 방안 마련을 요구했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금감원에 ▲MBK파트너스에 대한 영업 불능 수준의 최고 수위 징계 ▲업무집행사원 자격 박탈과 금융시장 퇴출 공식화 ▲MBK파트너스에 국민연금과 피해자들에 대한 명확한 책임 부과를 촉구했다.

이어 “이번 결정은 MBK 한 곳의 문제가 아니라 앞으로 모든 사모펀드의 행태를 가르는 기준이 될 것”이라며 “금융당국이 물러선다면 그 책임은 역사에 기록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투기자본 MBK는 더 이상 금융시장에서 활동할 자격이 없다”며 금감원의 단호한 결단을 끝까지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금감원이 만약 이번에도 솜방망이 처벌이나 징계 경감으로 면죄부를 준다면 금융감독에 대한 국민적 신뢰는 완전히 붕괴할 것”이라며 “투기자본의 약탈을 방조한 책임은 역사에 기록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제 시선은 금융당국으로 향하고 있다. 금감원이 ‘투기자본의 사금고’가 된 금융시장을 바로잡기 위해 단호한 결단을 내릴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 “4000억 사기범에 면죄부 줬나”…홈플러스 영장 기각에 '사법 정의' 사망 선고

 

앞서 지난 14일 서울중앙지방법원이 4000억 원대 금융 사기 혐의를 받는 MBK 김병주 회장과 홈플러스 김광일 대표 등 핵심 경영진 4명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하면서 시민사회와 피해자들의 거센 반발이 일고 있다. 전대미문의 조직적 금융 범죄 책임자들에게 사법부가 사실상 '도피처'를 제공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법원은 영장 기각 사유로 “사건의 피해 결과가 매우 중하다”고 인정하면서도 정작 “혐의 소명이 부족하다”는 모순된 판단을 내놨다고 시민사회는 입을 모았다.

이들 단체는 이번 사건은 단순한 경영 판단의 실패가 아니라 ▲고의적 정보 은폐 ▲허위 공시 ▲회계 조작이 결합된 명백한 중대 범죄라는 지적이다. 특히 피의자들은 신용등급 하락과 상환 능력 부족을 이미 인지했음에도 이를 숨긴 채 투자자들에게 ‘안전한 상품’이라 속여 4000억 원대 전자단기사채(ABSTB) 발행을 강행한 정황이 짙다고 주장한다. 

 

더욱 충격적인 점은 금융감독원 조사 과정에서 범죄의 실체를 뒷받침하는 결정적 증거들이 이미 확보됐다는 사실이다.

이복현 당시 금감원장은 지난해 4월 “사전에 등급 하락을 인지하고 상당 기간 전부터 기업회생을 계획한 구체적 증거를 확보해 검찰에 넘겼다”고 밝힌 바 있다. 금감원이 확보한 자료에는 “버티기 힘들면 회생 신청으로 가자”는 취지의 임직원 이메일과 자금 상태가 한계에 도달했다는 내부 분석 자료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이처럼 기획된 범죄의 정황이 내부 문건으로 드러났음에도 법원이 ‘소명 부족’을 이유로 영장을 기각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것이 법조계 일각과 시민단체의 공통된 의견이다. 

 

이번 판결은 과거 유사한 성격의 ‘LIG건설 사기성 CP 발행 사태’와 비교해도 형평성을 잃었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지난 2013년 법원은 부도 직전 상황을 알고도 채권을 발행한 LIG건설 경영진에게 “자본주의 시장 경제 질서를 무너뜨리는 중대한 범죄”라며 징역 8년의 중형을 선고했다. 홈플러스 사태 역시 피해액이 4000억 원에 달하고 서민들의 노후 자금과 전세 보증금이 증발했다는 점에서 질적으로 결코 가볍지 않다. 그럼에도 피의자들의 방어권만을 우선시한 법원의 결정은 사법 불신의 고질적 악습인 ‘유전무죄’를 되풀이했다는 지적이다.

금융정의연대는 “불구속 상태에서의 수사는 핵심 증거를 인멸하거나 관련자 진술을 회유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라며 “절차적 방어권이라는 명목으로 수사의 밀행성을 파괴하고 진술 오염의 가능성을 방치했다”고 성토했다.

그러면서 “법원이 대형 로펌 뒤에 숨은 피의자의 방어권이라는 허울 아래 삶의 기반이 무너진 수천 명 피해자의 고통을 외면했다”며 “검찰은 즉각 영장을 재청구해 범죄의 전모를 밝히고 흔들리는 사법 정의를 바로 세워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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