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 새 2명 숨진 SK에코플랜트 용인 현장, 연장근로 초과 최고 82%…반도체 현장은 '노동법 치외법권'인가

이수근 기자 / 기사승인 : 2026-01-23 16: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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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부, 용인 SK에코플랜트 현장 감독 결과, 10명 중 7명’ 연장한도 초과...두 달 새 노동자 2명 사망
노동계, 고용부 엄정 조치 환영 "예고된 인재, 상시적 장시간 노동 퇴출 실질적 관리 감독 지속돼야"
임금 체불과 과로가 일상이 된 현장에 휴일수당 3700만 원 미지급까지…고용부, 전국 현장 '확대 감독'
▲ 민주노총 전국건설산업노동조합연맹은 지난 20일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SK에코플랜트가 시공 중인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현장서 발생한 노동자 사망 사고를 강력히 규탄했다.(사진=전국건설산업노동조합연맹 제공)

[일요주간 = 이수근 기자] 반도체 강국이라는 화려한 수식어 뒤에 가려진 건설 노동자들의 가혹한 노동 환경이 드러났다. 최근 두 달 사이 경기도 용인의 반도체 생산시설 공사 현장에서 노동자 2명이 잇따라 목숨을 잃은 가운데 해당 현장 인력의 절반 이상이 상시적인 장시간 노동에 시달려온 것으로 확인됐다.

◇ 66%가 법정 한도 초과…‘장시간 노동’ 만연한 현장


고용노동부(장관 김영훈)는 22일 SK에코플랜트가 시공하는 용인 반도체 생산시설 공사 현장의 하청업체 4개소에 대한 근로감독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감독은 지난해 11월 급성심근경색으로 사망한 고(故) 박 모 씨의 소속 업체를 포함해 공종별 주요 업체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감독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전체 출역 인원 1248명 중 무려 66.3%인 827명이 주 12시간인 연장근로 한도를 초과해 일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특정 업체의 경우 위반 비율이 82.6%에 달했다. 사실상 법정 근로시간 제도가 현장에서는 무용지물이었던 셈이다. 또한 휴일근로수당 등 3700만 원 규모의 임금 체불 사실도 함께 적발되어 시정지시가 내려졌다.

◇ 두 달 만에 이어진 추가 사망…고용부 “사법조치 불사”


비극은 멈추지 않았다. 근로감독 결과가 정리되던 올해 1월 동일한 하청업체 소속 근로자 고(故) 배 모 씨가 다시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에 고용노동부는 해당 업체의 전국 모든 현장을 대상으로 추가 근로감독(1월 22일~2월 13일)에 착수하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김영훈 장관은 “건설현장은 보통 사고사가 문제되지만 이곳은 장시간 노동에 따른 과로사가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주 52시간제는 노동자의 생명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이다. 개선이 미흡할 경우 즉시 사법조치하겠다”고 강경한 의지를 밝혔다. 고용부는 1월 말까지 현장 전원에 대한 혈관건강검사를 실시하고 검사 완료 전까지 야간 및 철야 작업을 중지하도록 행정지도를 내렸다.

◇ 노동계 “환영하지만 늦었다…‘사람 잡는’ 공기 단축 멈춰야”


민주노총 전국건설노동조합(이하 건설노조)은 고용부의 이번 조치에 대해 ‘환영’의 뜻을 밝히면서도 이번 사태가 예고된 인재였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AI 시대 반도체 수요에 맞춘 무리한 완공 기한 설정과 건설경기 침체가 겹치며 노동자들이 사지로 내몰렸다는 주장이다.

건설노조는 성명을 통해 “동 트기 전부터 별을 보며 일하고 한파 속에서도 제대로 된 휴식 없이 중량물을 다루는 노동자들에게 한파 대응 지침은 그저 ‘권고’일 뿐이었다”며 “이번 조치가 단순히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동절기 고강도 노동을 현장에서 완전히 퇴출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와 노동계 모두 이번 ‘용인 반도체 현장 사태’를 중대한 변곡점으로 보고 있다. 고용부가 5월 8일까지 실제 개선 결과 제출을 명령한 가운데 공기 단축보다 노동자의 생명을 우선시하는 문화가 정착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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