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G넥스원 신익현 대표 체제 38년 무분규 깨져...노조 "군출신 CEO, 정부 정책도 노동자 목소리도 외면"

이수근 기자 / 기사승인 : 2025-12-29 15:0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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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조합 "군출신 CEO, 38년 무분규 깨고 장시간 노동 위험이 큰 포괄임금제 고수"
"포괄임금제 고수에 교섭 결렬…38년 무분규 역사, 군 출신 대표 체제에서 무너져"
노조 "정부도 폐지하라는데…LIG넥스원, 포괄임금제 '조건부·단계적' 유지" 비판
▲ 신익현 LIG넥스원 대표가 지난해 9월 23일 경기 성남시 LIG넥스원 판교하우스에서 'LIG 글로벌 데이' 행사를 열고 회사의 글로벌 비전 및 미래 혁신방향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newsis)

 

[일요주간 = 이수근 기자] 대한민국 대표 방산업체 LIG넥스원 노사가 정부의 지침인 ‘포괄임금제 폐지’ 방식을 두고 날카로운 대립각을 세우며 결국 노사 간 임금·단체협약 교섭이 결렬되면서 38년 무분규 역사가 끊길 위기에 처한 가운데 노조가 중앙노동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하며 방산업계 전반의 ‘공짜 노동’ 관행을 공론화하고 나섰다.

 

LIG넥스원 노동조합은 29일 중앙노동위원회에 공식 조정을 신청하며 사 측이 정부 정책으로 공식화된 포괄임금제의 조건 없는 폐지를 끝내 거부하고 있다고 밝혔다.

◇ “조건 없는 폐지가 정부 방침… 회사는 ‘적법’ 논리로 맞서”

최근 고용노동부가 포괄임금제를 장시간 노동을 고착화하는 제도로 지적하며 폐지 방향을 공식 언급함에 따라 노조는 포괄임금(고정OT)의 ‘조건 없는 전면 폐지’를 요구해 왔다.

그러나 사 측은 “현행 제도는 적법하다”는 입장을 되풀이하며 2026년과 2027년에 걸쳐 고정OT 시간을 단계적으로 축소하는 안을 제시했다. 특히 잔여 시간 폐지 여부를 2027년 이후로 미루는 사 측의 입장에 대해 노조는 “폐지가 아닌 유예일 뿐이며 실질적인 공짜노동 구조를 유지하겠다는 선언”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 “방산업계 전체로 확산될 위험한 신호… 감시 시스템 도입 반대”

노조는 이번 갈등이 단일 기업의 문제를 넘어선다고 강조했다. 국내 R&D 조직 전반에 만연한 포괄임금제 폐지의 가늠자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사 측이 폐지의 조건으로 검토 중인 ‘PC 기반 근무관리 시스템’에 대해 노조는 우려를 표했다. 노조 관계자는 “노동시간 관리라는 명목하에 방위산업 전반에 과도한 감시와 통제를 확산시키는 위험한 선례가 될 수 있다”며 이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KAI 등 업계 전체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지적했다.
 

▲ LIG넥스원 판교R&D센터 전경. (사진=newsis)

◇ 38년 무분규 신화 종결… 경영진 ‘소통 부재’ 비판

이번 교섭 결렬은 LIG넥스원의 상징과도 같던 ‘38년 무분규’ 기록이 신익현 대표이사 체제에서 처음으로 깨졌다는 점에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노조는 “그간의 성과는 내부 조직문화를 존중해 온 노사 신뢰의 결과였으나 현 경영진은 역대 최다 영업이익이라는 성과를 만든 노동의 가치를 철저히 외면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 중앙노동위원회 조정 신청… “한국 노동 기준 묻는 싸움 될 것”

중앙노동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한 노조는 향후 이 사안을 사회적·제도적 공론의 장으로 이끌어낼 계획이다. 현재 노조는 ▲포괄임금제의 조건 없는 전면 폐지 ▲PC 기반 감시 시스템 도입 반대 ▲책임 있는 교섭 재개 등을 요구하며 정치권 및 시민사회와 연대한 연서명 운동을 펼치고 있다.

노조는 마지막으로 “이번 조정 신청은 임금 몇 퍼센트를 둘러싼 싸움이 아니라 한국 방산업과 대기업 노동의 기준을 어디에 둘 것인지에 대한 질문”이라며 “정부 정책을 거스르며 공짜노동을 붙잡는 경영이 과연 지속 가능한지 사회가 판단해야 할 시점”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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