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약한 대통령은 해일 뒤에 숨어버리고, 국민은 방향을 잃어 위기의 제물이 된다. 로널드 레이건. 불멸의 미국 대통령, 지금 국난을 겪고 있는 미국 국민들 사이에서 ‘아, 레이건이여’라는 그리움을 파고들며 환생하고 있다.
미 헤리티지재단의 홈페이지는 요즘 ‘악의 제국’ 구 소련을 해체하고 세계 최강·최부유의 미국을 건설한 레이건의 리더십을 6개의 영어 단어로 축약해 기리고 있다. 진부한 레이건 얘기지만 일단 들어보자.
첫째, ‘시류에 편승하지 않는 원칙(timeless principles)’이다. 위대한 정치지도자, 성공한 대통령의 최대 필요충분요건은 어떤 경우든, 어떤 상황에서든 말과 원칙을 바꾸지 않는다. 레이건은 구 소련 해체와 부강한 미국 건설 목표를 제시하고 한번도 말을 바꾸지 않았다.
둘째, ‘두려움없는 지도력(fearless leadership)’이다. 레이건은 구 소련에는 두려운 라이벌이었고, 미국인에게는 구 소련을 굴복시키고 미국을 제국의 길로 안내할 수 있는 믿음직한 대통령이었다.
셋째, ‘비전을 담은 해결책(visionary solutions)’이다. 해결책 제시뿐만 아니라 미국과 미국인이 향해야 할 희망을 제시한다. 레이건을 불멸의 대통령에 올려놓은 사건은 1986년 우주왕복선 챌린저호 참사. 발사 직후 공중폭발, 미국의 초등학생 40%가 TV 생중계를 지켜본 사건이었다.
미국이 주저앉고 있었다. 레이건의 연설, “받아들이기 힘든 일이지만 인류의 지평을 넓히기 위한 기회를 잡기 위해서는 필수적인 과정이다. 미래는 겁쟁이들의 몫이 아니다. 오로지 용감한 자들의 몫이다. 챌린저호 승무원들은 우리를 미래로 인도하고 있고, 우리는 머뭇거리지 않고 그들의 뒤를 따라갈 것이다.” 비전이었다.
대한민국에도 ‘레이건식 지도력’과 경쟁할 수 있는 대통령이 존재한 적이 있었다. 제1차 오일쇼크, 베트남 공산화, 제2차 오일쇼크…그의 대통령 재직은 국가적 위기의 연속, 하지만 위기가 국가엔 기회였다. 대통령 박정희. 서거 29년 만에 또 동작동 국립묘지에서 환생하고 있다./윤창중 문화일보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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