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의사 길 버리고 67년 성우로 방송 입문
국제심판 자격증 보유, 아마추어 테니스협회 이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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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기자 신충식 |
20년 장수드라마였던 MBC <전원일기>의 부녀회장 남편, 드라마 <이산>에서 정조의 외할아버지 홍봉한 역, <연지>와 <교동마님>의 스님 영화 <순정만화>와 <조폭 마누라3>, <자카르타>등에서 감칠맛 나는 조연 등 수많은 드라마에서 시대를 넘나드는 배역들을 소화해 내며 대한민국의 정서를 대변했던 탤런트 신충식, 그가 '테니스 매니아'란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42년 인기 장수의 비결이 '바로 테니스다'라고 자신있게 외치는 국민배우 신충식을 만났다. 함께 한 5시간의 인터뷰와 식사 시간이 너무나 짧게 느껴질 정도로 그는 유창한 화술과 재담의 소유자였으며, '참으로 타고난 연기자구나!'란 생각을 품기에 전혀 손색이 없는 든든하고 미더운 '카리스마 신(申)이었다.
다음은 연기자 신충식 선생과의 일문 일답.
경북 고령이 고향이라는데?
- 고령군 운산동에서 태어났다. 마을 이름인 운산(雲山)에서 알수 있듯 구름 낀 산의 정경이 참 아름다운 곳이다. 지금 생각해보니 매일 바라보던 고향의 노을진 구름 산이 내게 배우의 영감을 키워준 것 같다. 경쟁이 치열한 연예계의 풍파를 겪을때도 마음은 언제나 고향하늘을 향했다. 오죽하면 아호마저 '운산(雲山)'이라 지었겠는가?
명문 경북고와 경북대 수의학과 출신으로 왜 방송계에 입문했는지?
-60년대초만 하더라도 연예인하면 '딴따라' '날라리'란 인식이 팽배해 있을 때라 집안의 반대가 엄청났다. 대학을 다닐때만 해도 수의사나 교수 등 평범하게 살려고 했는데 타고난 '끼'를 주체할수 없어 결국 혼자 상경해 1967년 TBC성우로 방송계에 발을 들여놓았다. 그때는 라디오 드라마의 인기가 하늘을 찌를 듯 해 인기성우는 인기배우에 버금가는 인기를 누렸다. 나중에 TV방송이 활성화되면서 연기자의 길을 걷게 됐다.
테니스와 인연은 어떻게 맺었는지?
- MBC 사옥이 서울 정동에 있을 당시 MBC 테니스부 코치였던 김문일(현재 현대계열사 사장)씨의 권유로 처음 라켓을 잡게 됐는데 그때는 테니스가 귀족 스포츠였다. 7, 80년대를 거치면서 테니스가 대중화되긴 했지만 단순한 취미거리에 불과했다. 그런데 88올림픽은 나의 '테니스관(觀)'을 바꾸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올림픽 테니스 경기에 우리나라 출신 심판이 없다는 것이었다.
그때까지 우리나라가 테니스 국제심판을 배출하지 못할 정도로 국내 테니스계는 불모지였다. 그래서 국내 테니스계를 개척한다는 사명감 하나로 테니스계에 본격 입문해서 체육회 활동은 물론 관련 서적까지 직접 쓰게 된다.
국제 심판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다는데?
- 테니스에 대해 깊이 있게 알기 위해 국제 심판학교를 다녔고 3수 끝에 1990년 방콕에서 치러진 시험에 합격해 국제심판 자격증을 취득했다. 드라마 활동을 잠시 중단하고 3년간 전국을 돌며 테니스 지도자 순회 강연을 벌여 1500여명의 테니스 심판을 양성했다.
테니스가 어떤 운동이기에 그토록 매료됐는지?
- 가장 큰 매력은 우리나라에서 쉽게 접할 수 있다는 것이고 둘째는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사교운동이며 셋째는 짧은 시간에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테니스를 하면 할수록 기술을 습득하기가 어렵다는 것도 큰 매력이다.
회장직을 맡고 있는 아마추어테니스협회는 어떤 조직인가?
-순수한 의미의 테니스 동호인의 모임으로 회원은 만여명이 넘는다. 1994년에 조직을 직접 만들어 줄곧 회장직을 수행하고 있는데 사무국은 <테니스 코리아>잡지사 내부에 있다. 매주 동호인 테니스 대회를 전국적으로 열고 있는데 가장 규모가 큰 대회는 참가선수만 1700명이 된다.
테니스 모임엔 유명인들이 많다던데?
-연기자뿐만 아니라 박근혜 의원과 정몽준 의원 등 각계각층의 명사들이 테니스를 즐기고 있다. 특히 노태우 전 대통령의 부인 김옥순 여사는 최근까지 매주 서울 모 테니스 코트에서 시합을 가질 정도로 매니아다.
예순을 넘긴 나이인데 테니스를 하기에 무리는 없는지?
- 5년전 심장병 수술을 받았는데 주치의가 테니스를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그때 내가 그랬지, "테니스가 아니면 죽음을 달라'고. 주치의가 크게 웃더니 "그러면 너무 무리하게 하시지 말라"고 했어. 수술 전처럼 매일 테니스 라켓을 잡을 수는 없지만 지금도 한달에 한,두번 시합을 하는데는 무리가 없는 정도다.
대학교수를 겸직하고 있다는데?
-아시아 디지털 대학과 미국 코헨 대학교에 교수로 등록돼 있는데, 사이버 교육 시스템이라 출.퇴근의 부담감은 없는 편이다. 주로 영상학부 강의를 하는데 체육학부의 인기가 높아 테니스 특강도 하고 있다. 테니스 특강의 경우엔 불러주는 곳이면 어디라도 달려가고 있다.
앞으로도 방송과 테니스란 내게 주어진 숙명의 두 길을 병행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각오이니 많은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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