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이웃의 슬픔을 외면한 ‘일본’

최상현 칼럼니스트 / 기사승인 : 2010-04-11 23: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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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주간=최상현 칼럼니스트] 우리가 해군초계함 침몰 사건으로 깊은 슬픔에 잠겨있을 때 이웃 일본은 초등하교 교과서에 독도가 자기네 땅이라고 거짓을 수록하는 황당한 짓을 했다. 이웃의 아픔에 위로는 못할망정 언필칭(言必稱) 일의대수(一衣帶水) 관계라는 가까운 이웃에 어떻게 이런 짓을 할 수 있단 말인가.


이 세상에 이런 야비한 짓을 할 나라는 속 다르고 겉 다른, 교활한 일본 말고는 없을 것 같다. 더구나 올해가 저들의 역사적인 죄행인 대한제국 강제병합 1백년이 되는 해다. 이 죄행에 사죄하는 마음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이런 짓은 못한다. 어물쩍 사죄하는 듯 했지만 진정성이라곤 찾아볼 수가 없다. 정말 못 믿을 나라다.


초등학교 교과서에 독도가 일본 땅이라고 기술함으로서 순진무구한 어린 아이들이 이제부터 거짓 역사를 배우게 된다. 그렇다고 엄연한 우리 땅 독도가 저들의 땅이 될 리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저들의 역사를 관류(貫流)하는 약탈과 침략의 본성을 우리는 가벼이 보아 넘길 수가 없다. 따라서 이는 불행한 미래를 만들어 내는 사악하고 위험천만한 짓이 아닐 수 없다. 참으로 오싹한 느낌을 받는다.


이런 사리(事理)쯤을 일본이 모를 리 없을 것이지만 아무리 양심과 이성을 회복하라고 요구해봤자 헛일일 것 같다. 저들은 이미 영토 야욕과 독도의 전략적 가치, 엄청난 해저, 해양자원에 눈독을 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은 터무니없는 탐욕에 눈이 멀고 귀가 막혀 있다.


그 동안은 거짓말을 하면서도 일말의 양심의 가책은 느끼는 듯 했었다. 중고등학교 교과서에 그런 내용을 실을 때만 해도 구차한 변명이라도 둘러댔었다. 우리 눈치를 슬금 슬금 보면서 구렁이 담 넘어 가듯 그렇게 해왔다. 그런데 이번에 초등학교 교과서에 수록할 때는 ‘검정(檢定)에 아무 문제가 없다’하고 할 정도로 대담해지고 뻔뻔함이 극에 달했다. 날강도나 다름이 없다. 거짓말을 습관처럼 해왔지만 이제 그 거짓말의 본격적인 ‘굳히기’에 들어간 것 같다.


일본이 독도에 대해 영토야욕을 공식적으로 드러낸 것은 190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힘 없는 대한제국을 얕잡아 보고 외교권을 강탈한 일본은 이 해에 그들이 다께시마(竹島)라 부르는 독도를 일본 시마네 현(縣) 고시로 그들 영토로 멋대로 편입했다. 외교권을 빼앗긴 대한제국은 어디다 대고 항변할 수도 없었다. 그리고 1907년에는 각의(閣議)에서 역시 독도가 저들의 영토라고 의결하는 강도짓을 했다.


일찍이 신라 지증왕 때인 서기 512년에 이사부 장군이 우산국을 정벌함으로서 우리 땅에 편입된 독도, 세종실록지리지 동국여지승람 성종실록 숙종실록 심지어 저들의 고지도에서까지 명백히 한국의 영토임을 고증하는 독도를 그렇게 빼앗아 가려했다. 1910년 한반도 전체를 먹어치우기 전에 독도를 먼저 꿀꺽한 것이다.


17세기 말엽인 1693년과 1695년 두 차례에 걸쳐 일본 도쿠가와 막부(幕府)로부터 ‘울릉도와 독도는 일본 땅이 아니다’라는 각서를 받아낸 소위 안영복 사건, 1900년 10월 대한제국이 독도가 우리 땅임을 재확인 일 등 독도가 우리 땅임을 말해주는 사료는 얼마든지 있다. 일본도 이것을 잘 알 것이다. 그럼에도 엉뚱한 거짓말을 할 수 있는 나라가 일본임을 우리는 잘 알아야 한다.


독도가 일본 땅이라고 할 때마다 국민들은 엄청난 스트레스에 시달린다. 그런데도 당국은 소위 ‘조용한 외교’를 내세워 폭발할 것 같은 이 스트레스를 애써 다독여 왔다. 그들이 뭐라고 해도 독도는 한국이 ‘실효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우리의 영토인데 괜히 시끄럽게 맞대응해 ‘분쟁화’할 것 없다는 논리였다. 말하자면 ‘말이 아니면 대꾸를 말고 길이 아니면 가지를 말라’는 식(式)이다. 일단 수긍이 안 가는 것도 아니다.


이번에도 당국은 ‘단호하고 차분한 대응’을 대책으로 밝혔다. 그런데 이 ‘조용한 외교가 거둔 성과가 무엇인가. 일본의 영토 야욕에 조금의 쐐기 역할도 못해주었다는 것이 드러나지 않았는가. 이 미지근한 대응이 드디어는 초등학교 교과서에까지 독도가 일본 땅이라고 싣는 사태를 불러온 것이 아닌가, 그렇다면 조용한 외교는 녹슨 헌 칼이 된 것 아닌가. 왜 주인은 조용해야 하고 강도가 큰 소리를 쳐야 하는가.


저들의 거짓말 굳히기는 앞으로도 점입가경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봐야 한다. 조용한 외교만을 금과옥조(金科玉條)로 삼을 것이 아니라 좀 더 결연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의미가 될 것이다. 독도에 대한 실효적 지배를 강화하는 조치를 더욱 당당하게 시행해야 하는 것은 물론 우리 교과서에도 저들의 거짓주장을 실어 후대(後代)를 가르쳐 미래에 대비케 해야 할 것이다.


이승만 대통령은 1949년 신년기자회견에서 일본에 옛날 우리 영토였음이 분명한 대마도의 반환을 요구했었다. 왜 지금은 그런 요구를 못하는가. 일본은 거짓말로도 독도가 자기네 땅이라고 하는데 증거가 명백한 주장을 아끼는 이유가 뭔지 답답할 뿐이다. <최상현 전국민일보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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