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이 악을 이길 것을 믿습니다”

박봉원 칼럼니스트 / 기사승인 : 2010-04-21 13:0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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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속의 이야기(1)

“진짜 선이 악을 이길 수 있을까요?” 언제인가, 어떤 젊은이로부터 이런, 조금은 어린애 같은 질문을 받았던 적이 있다. 그때는 엷게 웃으면서 가볍게 ‘당연하지’ 대답하고 말았는데, 그 다음부터 몇 가지 의문이 순서대로 꼬리를 물면서 머릿속으로 드나들기 시작했다.


‘악마라는 단어는 왠지 강렬한 느낌이 주는 까닭에 좋다고 말하면서 스스로 붉은 악마라고 자랑스럽게 일컫는 사람들이, 이렇게 선보다 악을 더 좋다고 아주 자신 있게 말하는 사람들이 훨씬 더 많은 우리나라에서도 선이 악을 이길 수 있을까?’


물론, 이런 형편이라고 해도, 이미 정해진 운명이 있으니, 그에 따라서 언제인가는 반드시 선이 악을 이기게 될 것이다. 따라서 그에 대해서는 굳이 걱정할 필요는 없을 것인데, 그렇다면 악마교의 신도라도 되었다는 듯, ‘뻘건 색의 악한 마귀’가 좋다고 떠들어대는 우리나라의 사람들 중에는 왜 선이 악이 이기기 바라는 사람들이 있는 것일까?


도대체 왜 버젓이 ‘선이 악을 이길 것을 믿습니다.’라는 광고까지 나오는 것일까? 혹시, 악을, 악마를 싫어하는 소수의 사람들만 이런 기대를 갖고 있는 것일까? 하지만 스스로를 ‘붉은 악마’라고 자랑스럽게 소개하는 사람들 중에도 마찬가지의 기대를 갖고 있다는 사람들은 분명히 있다.


그렇다보니 아무리 생각해도 아직 그 정확한 이유를 알아내지 못했는데, 행복하게 살기 바란다면서 무당을 찾는 수많은 사람들 때문에 그 이유를 알기 더욱 어렵다. ‘행복하게 살고 싶다면서 왜 귀신을 섬긴다는 무당들을 찾아가 의지하는 것일까?’


악마의 졸개라는 귀신은 결국, 그 대장을 따라서 사람을 멸망으로 안내할 뿐인데. 도대체 어떻게 그 기대와는 다른 말이나 행동을 할 수 있는지? 그에 앞서, 도대체 어떻게 그 기대와는 다른 생각을 할 수 있는지?
심각한 정신병에 걸린 사람들이 이런 형편이라면 ‘그러니 그렇지’ 생각하고 끝낼 수도 있겠건만, 자신에게는 아무런 정신문제도 없다고 자신 있게 말하는 사람들이 이런 형편이니 도대체 어떻게 이해해야하는지?


아무튼, 이런 형편이다 보니 우리나라에서는 악의 세력이 자꾸만 더 커지고, 이런 까닭에 사람들의 삶이 그만큼 더 힘들어지는 것은 아닐까 싶은데, 웃기는 사실은, 이렇게 몹시 혼란스러운 사람들 중에도 남들에게는 ‘사람은 일관성이 있어야한다’ 요구하거나 강요하는 사람들까지 적지 않게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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