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주간= 이광명 기자] 국내 최대 유흥가 밀집지역 서울 강남. 우리시대 밤문화의 시작은 ‘강남에서 시작 된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수년째 계속되고 있는 경기불황 속에서도 강남 유흥가의 열기는 식을 줄을 모르고 화려하게 불을 밝히고 있다.
화려한 네온사인이 즐비한 서울의 밤거리에서 ‘밤에 피는 장미’라 불리는 화류계의 꽃 ‘아가씨들’. 그녀들과의 달콤한 밤을 즐기기 위해 남성들은 하룻밤에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을 쓰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다. 이들 중에는 유명연예인부터 재벌 2세, 법조인, 정치인 등 우리사회의 상류층들이 접대라는 명목으로 유흥가를 주름잡고 있다. 이들을 접대하는 여성들의 상당수는 20대 아가씨들이다. 최근엔 학기 중에 아르바이트를 하는 대학생들도 급증하고 있으며, 30대 초·중반의 이혼녀, 직장여성들도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일요주간>은 지난 19일 강남의 한 룸싸롱에서 40대 마담 A씨, 30대 실장 B씨를 만나 2시간에 걸쳐 화류계의 실상에 대해 솔직담백한 이야기를 나눴다.
▲기자=이 일을 하시기 전에 무슨 일을 하셨나요?
▲마담A=룸싸롱에서 시작해 3년 전부터 룸카페에서 일하고 있어요.
▲기자=여기서 일하는 아가씨들은 어떤 경로를 거쳐서 유입되나요? 바(Bar)에서 아르바이트하던 학생들이 이쪽으로 오는 경우가 많아서 예전보다는 대학생들이 많이 늘어났다고 들었는데.
▲마담A=저는 술장사라는 것을 한 번도 안 해봤고, 우연히 아는 동생이 동업해 보지 않겠냐고 했어요. 동생의 직업이 사진 모델이어서 아는 사람들이 많았거든요. 그거 믿고, 시작하면 돈이 될 것 같아서 시작하게 됐는데 그 동생이 근 한 달여 만에 금방 손을 떼게 됐어요. 처음에는 손님이 거의 없었어요. 그러다가 정말 우연하게 예전에 알던 사람이 오게 되고, 그 사람이 계속 새끼 치는 방식으로 단골이 늘어난 거죠.
대학생들이 예전에 비해서 씀씀이가 많이 커졌잖아요. 명품가방 같은 것도 많이 사고 등록금도 많이 비싸잖아요. 집에서도 해 주는 게 한계가 있고요. 이곳은 아무래도 쉽게 돈을 벌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을 하니까요. 커피전문점 같은 곳에서 많아 받아 봤자 시간당 5000원 정도를 버는데, 이곳에서는 훨씬 많은 돈을 주니까요. 처음에는 호기심 같은 걸로 시작을 했다가 돈쓰는 맛을 들이면 계속 있으려고 하는 거죠. 간혹 어쩔 수 없이 남기도 하구요.
▲기자=빚을 갚기 위해 유흥업소에서 일하는 아가씨들이 많을 것 같은데요?
▲마담A=대학생들은 거의 그런 경우는 없고요, 이런 곳에서 일을 하면서 빚을 지는 아가씨들이 있긴 한데, 텐프로라든지 텐카페 같은데 다니는 애들은 빚이 굉장히 많아요.
▲기자=마이킹을 하는 경우도 많이 있나요? (마이킹: 선불금을 받고 일을 하는 것)
▲마담A=저희 가게는 마이킹하는 애들은 없어요. 그만한 싸이즈가 나오는 애들이 여기엘 오지 않죠. 룸싸롱은 수입이 엄청 많으니까요. 장사가 잘 되잖아요. 물론 정말 예쁘고 손님들에게 잘 먹히는 아가씨라면 저희도 마이킹을 하겠지만, 그 정도 애들이 룸카페에는 별로 오지 않는다는 거죠. 룸싸롱에서 버는 거랑 여기서 버는 거랑 차이가 엄청나게 많이 나요.
▲기자=평균적으로 얼마 정도 차이가 나나요?
▲마담A=만약 여기 있는 진짜 잘나가는 아가씨들이 풀로 뛰어야 최고 800만 원 정도를 번다면, 룸싸롱에서는 1000만 원 정도는 기본이고요, 잘나가는 아가씨들은 2∼3000만 원 정도를 번다고 보시면 돼요.
▲기자=그럼 돈을 꽤 많이 모으겠군요?
▲마담A=(업소에서 일하는 아가씨들 중에) 돈을 모으는 경우는 거의 없어요. 일단은 대학 등록금을 내고 자기 용돈 쓰는 애들도 있고, 많이 벌더라도 빚을 갚거나 씀씀이가 커서 돈을 모으는 경우는 거의 못 봤어요.
돈을 벌어도 성형수술을 하거나나 좋은 차타고 싶고 그래서 겉으로 보기에 돈이 많아 보이는 아가씨들 중에도 빚진 경우가 많아요. 일단은 강남에서 일하기 위해서는 외모도 갖춰져야 하고, 주변 사람들이 모두 명품으로 치장을 하고 다니니까 다들 그런 것에 현혹이 되는 거죠. 요즘 아가씨들은 다들 돈을 우습게 써요. 예를 들어 만원을 주고 콜(택시)을 부르면 자기네 집 앞에 데려다 주는 서비스가 있는데 솔직히 기본요금 거리면 웬만한 사람들은 길가에 나가서 택시를 탈 텐데 여기 나오는 애들은 꼭 집 앞이나 가게 앞으로 콜을 불러 타고 다니는 등 과소비가 심해요.
▲기자=업소에서 일하다보면 힘든 점이나 고민들도 많을 것 같은데.
▲실장B=고민은 다들 돈이죠. 간혹 자기 욕구를 채우기 위해서 오는 애들도 있지만 돈을 벌어야 하는 애들이 이곳에서 일을 하니까요.
▲기자=룸싸롱 같은 곳에 있던 아가씨들이 룸카페로 옮기는 경우도 있나요?
▲마담A=거의 없어요. 돈벌이가 안 되잖아요.
▲기자=한 번 업소에 발을 들여놓으면 빼기가 힘들다고 그러던데요.
▲마담A=돈의 유혹이 심하기 때문에요. 아무래도 단가가 세기 때문에 쉽게 매상을 올릴 수 있어요. 저도 손님들 접대하는 것이 힘들어서 그만둘 생각도 해봤지만 일반 커피전문점이나 음식점으로는 지금과 같은 수익을 얻을 수가 없어요. 여기서는 몇 시간 일하면 되는 걸 (음식점은)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일해도 돈이 덜 벌리니까요.
▲기자=여기에서 일하는 아가씨들은 나이대가 어떻게 되나요?
▲마담A=대학교 1∼2학년생부터 시작해서 30대 중반까지 있어요. 또 요즘 아가씨들이 나이에 비해 다들 어려보이고 오시는 손님들 나이대가 있으시니까 나이가 많아도 문제가 되지는 않아요.
▲기자=업소들마다 보도방을 통해서 오는 아가씨들이 있고, (업소에) 상주하는 아가씨들이 있던데 차이가 뭔가요?
▲마담A=여기에 출근하는 아가씨들은 때가 덜 탔다고 볼 수 있죠. 보도방 애들은 이곳저곳 돌아다니고 새벽까지 일하기 때문에 돈도 많이 번다고 그러더라고요. 그런데 책임감이 부족하죠. (보도방 아가씨들을 부르면) 손님들에게 욕먹는 경우도 많아요. 그냥 시간만 때우고 가려고 하는 아가씨들이 대다수죠. 보도방 아가씨들은 수입도 천차 만별이예요. 시간당 10만원에서 30만원 정도 받고, 만약 2차를 나간다면 30만원에서 100만원짜리 까지 받는 다고 들었어요.
▲기자=100만원은 어떤 경우입니까?
▲마담A=잘 알려지지 않은 연예인들이나 정말 잘 나가는 애들이죠.
▲기자=유명 연예인들 중에도 룸싸롱에서 텐프로로 활동하다가 연예계에 데뷔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하던데, 실제 어떤가요?
▲마담A=예전에는 좀 있었는데 요즘에는 인터넷이 발달하다보니까 과거 전적이 다 알려지게 돼서 실제 연예인을 하려고 하는 아가씨들은 이런 쪽 일을 하지 않죠. 실제로 전에 데리고 있던 아가씨가 얼굴도 굉장히 예쁘고 춤도 잘 추고 노래도 잘 불러서 어떤 소속사에 들어가게 됐어요. 연습생으로 일을 하고 있는데 한 번 연락을 해봤더니 그런 일 했던 것 알려지면 큰일 난다면서 (연락하는 걸) 꺼리더라고요.
▲기자=클럽도 보면 홍대냐, 청담동이냐에 따라 수준차이가 있다고 하던데요, 룸싸롱도 그런 구분이 있나요?
▲실장B=손님께 들은 얘기로는 여의도에서부터 여기로 올 때 술값이 두 배정도 차이가 난다고 들었고요, 강남에서도 바운더리가 있더라고요. 차병원 사거리를 넘어가면 술값이 다시 싸져요. 역삼동 뭐 이런 쪽만 해도 저희보다 술값이 훨씬 싸죠. 청담동, 압구정동, 논현동 이쪽이 가장 물이 좋다고 해요.
▲기자=처음 이런 일을 시작했다가 힘들어서 그만두는 아가씨들도 많이 있나요?
▲실장B=많이 있죠. 처음 시작하는 사람들 중에 살아남는 경우는 겨우 30% 정도일거예요.
▲기자=업소에서 아가씨들을 뽑을 때 가장 우선적으로 보는 기준은 무엇인가요?
▲실장B=가장 선호는 것은 무조건 예쁜 얼굴이고요, 두 번째가 몸매예요. 얼굴이 조금 처지더라도 성격이 좋아서 손님들을 즐겁게 해줄 수 있는 아가씨를 뽑기도 하지만요.
▲기자=이혼녀들도 업소에서 많이 일을 하고 있지 않나요?
▲사장A=저 같은 경우에도 이혼하고 이 장사를 시작한 거고요, 아무래도 일찍 이혼한 경우에 오는 사람들이 많죠. 물론 아가씨로 뛰지는 않고요, 새끼마담정도로 일을 해요.
▲기자=가정주부들도 꽤 있다고 들었는데.
▲실장B=거의 없죠. 저는 매우 극소수로 알고 있어요.
▲기자=이 일을 그만둔 아가씨들은 어떤 일을 하게 되나요?
▲실장B=이 곳에서 일하는 아가씨들의 희망은 돈을 모아서 작은 가게를 열거나 좋은 스폰서를 만나는 거예요. 결혼은 힘들고요. 그런데 대부분은 새끼마담이나 영업사장으로 이 바닥에 계속 남아 있어요. 그래도 뿌리치고 나가는 아가씨들도 더러 있기는 한데 생활이 힘들죠. 보험설계사나 제품 판매 영업사원 쪽으로 많이 진출하는 것 같아요.
▲기자=나이가 들면 업소에서 일하기가 힘들어 질 것 같은데.
▲실장B=보통 30대 초반까지라고 볼 수 있죠. 그래도 자기가 예쁘고 능력이 되면 더 오래 할 수도 있고... 아니면 새끼마담이 되는 수도 있고요.
▲기자=마담과 새끼마담의 차이는 뭔가요?
▲마담A=마담은 자기가 가게를 운영하면서 자기 손님을 데리고 손님이 내는 돈의 몇 프로테이지만 갖는 거고요, 새끼마담은 자기가 직접 가게를 운영할 능력이 안 될 때 자기 손님을 관리하면서 마담 옆에서 돕고 아가씨 역할도 하면서 수익금 중 얼마를 갖는 거죠. 아가씨와 마담의 중간정도라고 보면 돕니다.
▲기자=요즘 정부가 강남 지역의 유흥업소와 전쟁을 시작하면서 이 쪽 업계가 많이 힘들다고 들었는데 어떤가요?
▲마담A=요즘뿐만이 아니라 늘 가지고 있는 리스크예요. 집중 단속기간에는 경찰을 미리 섭외를 해서 단속을 피하게 해달라고 매달 돈을 주기도 하고요. 한 번 타깃이 된 가게는 계속해서 단속을 받거든요. 또 피할 수 없는 것은 (앙심을 품고 누군가가) 신고를 하는 거예요. 주변 가게나 안 좋게 나간 손님들이 신고를 하는 경우죠. 특히 112신고를 통해서 접수된 것은 그냥 넘어가 주지 않거든요. 그 때 걸릴 만한 것이 있으면 영업정지를 받죠. 영업정지 3개를 받으면 폐업을 해야 하거든요. 그러니까 (업소들이) 늘 불안해하죠. 1년에 기본적으로 3번 정도 단속이 나오는데요, 3-4월에 집중 단속기간이 있고, 연말에 합동 단속 기간이 있어요. 그건 경찰뿐만이 아니라 공무원들도 다 같이 나와요. 일단 걸리면 피할 수가 없어요.
▲기자=경찰들과 업주 간 유착 정도가 어느 정도 인가요?
▲마담A=큰 가게들은 일 년에 몇 천씩도 주는 걸로 알고 있어요. 이런 작은 가게들은 술 한 번 대접해 드리고 인사비명목으로 100만원 정도 드리는 거죠. 밑에 분들에게 부탁해봤자 불안하기 때문에 아예 높은 분들게 부탁을 해요. 예전에는 많았는데 요즘은 노골적으로 요구하는 경우는 없어요. 그리고 요즘은 꼭 경찰이 아니더라도 작정하고 문 닫게 하려는 사람이 있으면 도리가 없어요. 얼마 전에는 한 업소에서 일하던 아가씨가 업주 사장하고 싸우고 나간 다음 매일 가게 앞에 와서 112에 신고를 했대요. 그 업소가 미리 섭외해 놓은 경찰들이 와서 둘러본 뒤에 아가씨들은 없는 것 같다고 하자 직접 사람을 지목하면서 이 여자가 아가씨라고 하는 경우도 있었대요.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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