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스를 안 해 보고 결혼하는 것은 총알 없는 총을 들고 전쟁터에 나가는 것과 같다.’ 생각할수록 공감 가는 말이다. 섹스가 결혼 생활의 ‘총알’ 과도 같은 것은 공허한 백 마디 말보다 한 번의 섹스가 더 위력을 발휘하기 때문일 것이다.
섹스라는 총알이 있기에 부부는 무촌(無寸)으로 살아갈 수 있고 부부싸움은 칼로 물 베기가 될 수 있으며 베개 밑 송사 또한 가능해지는 것이다. 게다가 섹스는 오르가즘이라는 천혜의 기쁨을 안겨주고 결혼생활의 꽃이라 할 자녀까지 낳게 해주니 일석오조의 효과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그래서일까. 얼마 전부터 ‘섹스화만사성’ 이라는 말이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가정을 잘 다스리면 만사가 형통하듯(가화만사성) 섹스를 잘하면 만사가 형통한다는 것이다.
지난주 케이블 방송을 달군 최고의 화두는 ‘맛있는 섹스’ 였다. ‘부부침실 시리즈 3탄-아내, 명기되다’ 라는, 지극히 자극적인 이 프로가 내세운 것은 양귀비 수술과 질 성형술이었다.
질의 크기를 절반으로 줄이고 질 속 주름을 늘리는 질 성형술과 질 내에 메주 콩알만 한 보형물을 넣어 남성의 쾌감을 증대시키는 양귀비 수술이 TV 화면을 통해 생생히 공개된 것이다. 수술에 참여한 여성들은 한 결 같이 가정을 지키기 위해 시술을 받았다고 했다.
출산 후 헐거워진 질 때문에 불평하는 남편, 더 이상 성적 매력을 못 느끼겠다며 냉장고에 든 떡 취급을 당했다는 아내, 출산 후 1년 이상 부부관계를 하지 않았다던 여성 등 부부관계에 트러블을 겪던 주부들이 주로 수술대에 오른 것이다.
이들은 서울 강남에 있는 유명 병원에서 시술을 받고 케겔 운동으로 사후 관리를 하는 등 완벽한 ‘명기 만들기 프로젝트’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래서인지 수술 후 만난 그들은 한 결 같이 들뜬 얼굴이었다. “속이 꽉 찬 느낌이다.” “남편이 난리다. 이전엔 체위를 바꿔도 별 느낌이 없다던 남편이 요즘엔 아예 넘어간다” “섹스한 다음날 너는 명기야 라며 남편이 극찬을 했다” 는 등 그야말로 극도의 찬사들을 쏟아낸 것이다.
그렇다면 이 같은 여성들의 변화가 온전히 가정의 평안으로만 돌아오게 될까. 이에 대한 시각은 다분히 회의적이다. 무엇보다 ‘누님들의 선택’ 을 기다리는 갖가지 퇴폐업소들이 난립한데다 돈만 주면 어디든 달려 나가는 꽃미남 서비스가 여기저기 등장한 때문이다.
‘호빠’, ‘정빠’, ‘디빠’ 등 갖가지 이름으로 불리는 꽃미남들이 호시탐탐 누님들의 간택을 기다리며 귀가 길에 오른 여성들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시술 받은 상당수의 여성들이 남편으로부터 받은 상처들을 고스란히 기억하고 있다는 점이다.
스와핑을 하자는 남편의 제안에 놀라 수술대에 올랐다는 한 여성이 있었다. 이 여성이 과연 수술 후 온전히 남편 곁으로 돌아가게 될까? 한 때는 스와핑을 하자던 그 남편에게로? 어쩌면 한 때 남편이 그랬듯 새로운 이성을 찾아 집을 나서지는 않을까? 이 때문에 일부 남성들 사이에서는 아내의 공세에 뒤질세라 음경 확대나 조루 치료 등, 수세 몰이에 나섰다는 이야기까지 들리고 있다.
누가 그랬던가. 섹스는 캐치볼과 같다고. 어느 한 쪽이 일방적으로 공을 던져서는 아무 것도 이뤄지지 않으며 서로의 노력이 병행될 때 비로소 진행될 수 있다. 그러니 더불어 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홀로서기’를 배워야 하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자칫 상대방의 짐이 되거나 걸림돌이 될 수 있으므로. 그러니 이 시대를 사는 남성들이여. 부부간의 불화를 온전히 아내 탓으로 여겼다면 이제부터라도 자신의 몸을 돌볼 일이다. 늘 그렇듯 명기가 된 아내에게는 무엇보다 젊고 싱싱한 당신의 발기력이 요구될 것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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