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자살률 10년 새 2배 증가···주요 원인 스트레스 등 정신장애

노정금 / 기사승인 : 2012-09-14 17:4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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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자살률 10년 새 2배 증가···주요 원인 스트레스 등 정신장애


[일요주간=노정금 기자] 청소년 자살사망률이 10년 새 2배로 증가해 적잖은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 12일 국내 처음으로 자살예방 전문가 합의를 통해 ‘청소년 자살예방 NECA 원탁회의 합의문’이 발표됐다.

합의문에 따르면 청소년 전체 사망자 중 자살로 인한 사망률은 2000년 약 14%에서 2009년 약 28%로 가파르게 증가했으며, 대인관계 스트레스 및 우울증 등 정신건강문제를 청소년 자살의 주요 위험요인으로 분석됐다.

이번 합의문은 보건복지부(장관 임채민)가 한국보건의료연구원(원장 이선희, NECA)에 의뢰하여 수행한 ‘국내 정신질환 관련 연구현황 파악 및 우울증 자살에 대한 연구[2011]’ 결과를 놓고 종교계 대표, 교수, 민간전문가, 정부관계자 등이 공동으로 논의한 끝에 도출된 것이다.

‘NECA원탁회의’는 사회적으로 관심 있는 주제에 대해 각계 전문가들을 포함한 다양한 사회구성원들이 참여해, 한국보건의료연구원(National Evidence-based Collaborating Agency, 이하 ‘NECA’)이 지원하는 객관적이고 체계적인 정보를 바탕으로, 핵심 쟁점들에 대해 논의하고 합의점을 모색해가는 공론의 장을 지칭한다.

이미 선진국들에서 사회적 합의를 모색하기 위해 활발하게 활용하고 있는 체계적인 회의방식이며, 주로 NECA의 중요 연구결과들을 사회적으로 확산하는 전략으로서 개최되고 있으며 NECA가 제반 준비와 진행과정을 지원한다.

OECD 국가들 15~19세↓, 우리나라 15-19세 청소년 자살률↑

국가통계포털에서 제공하는 자료에 따르면, 국내 15~19세 청소년 자살률(인구 십만명당)은 2010년 8.3명이며, 다른 OECD 국가들의 15~19세 청소년 사망률이 전반적으로 감소추세를 보이는 것과 달리 국내에서는 지속적인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통계청 사망자료(2007-2009년)를 바탕으로 최신 동향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12~18세 연령대 청소년의 연평균 자살률은 인구 십만 명당 5.7명이었다. 특히 청소년 집단 내에서도 낮은 연령층인 12~14세에서 2.5명인데 반해, 연령이 상대적으로 높은 15~18세에서는 8.2명으로 훨씬 높은 수준을 보였다.

올 해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은 청소년건강행태 온라인조사자 74,192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실제로 자살을 시도한 경험자 비율을 의미하는 자살시도율이 4.44%, 자살을 진지하게 생각하는 비율을 의미하는 자살생각률은 18.97%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실제 자살한 수준에 비해 자살을 시도한 청소년이 772배(국외: 100-350배)로 높고, 자살을 생각하는 청소년은 3,328배 높다는 점에서, 자살을 고려하는 잠재적 위험군이 상당수 존재함을 시사한다.

청소년 자살문제에 대한 부모, 교사, 교육행정가의 인식부족과 편견

국내외 관련 연구들을 종합하고, 각계 전문가들이 이들 자료를 검토한 결과를 종합할 때, 청소년을 자살하게 하는 주요 위험요인들로는 대인관계 스트레스 및 우울증 등 정신장애를 꼽을 수 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보면 개인과 관련된 요인으로 우울증, 충동성, 낮은 자존감이 요인이며 가정과 관련된 요인으로는 가정불화, 부모와의 갈등, 경제적 어려움이다.

학교와 관련된 요인으로는 학교폭력, 교우관계, 학업스트레스며 사회와 관련된 요인으로는 미디어 영향, 주변인의 자살로 조사됐다.

청소년 자살문제는 부모, 교사, 교육행정가의 인식부족과 편견으로 자살위험 청소년이 충분히 관리되지 못 하고 있다고 지적됐다. 또한, 정신건강의학과 치료에 대한 선입견과 편견으로 인해 치료가 필요한 청소년에게 적절한 치료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번 합의문에 따르면 각 분야마다 자살예방과 위기개입 활동을 수행할 만한 인력과 예산이 부족할 뿐 아니라, 위기대처를 위한 응급의료통합시스템, 자살예방센터 등도 효과적으로 운영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며, 관련 기관들이 보다 효율적이고 통합적으로 연계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향후 예방대책으로는 민․관 자원의 유기적 연계 필요, 국가주도의 청소년 자살예방 프로그램 개발 및 관련 전문가(전문상담사, 임상심리사, 사회복지사, 보건교사, 의료전문가 등) 간 연계 및 공동으로 사용할 수 있는 실제적인 가이드라인 개발·운영·관리가 중요하다고 제안됐다.

체계적인 자살예방 및 관리 필요
학사모 최미숙 대표, “학교에서 아이들 인정해 줄 문화 형성돼야...”


심각한 우리나라 청소년 자살률은 한 층 체계적인 관리를 필요로 한다.

체계적인 자살예방 및 관리가 이루어지기 위해서 과학적 근거가 필요하며 연구들이 수행될 필요가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청소년 자살위기 감시시스템 구축방안. 전국의 초․중․고교, 병의원(응급실, 정신과), 정신보건센터, 상담센터, 경찰서 등 청소년 자살과 직간접적으로 관련되어 있는 기관들을 네트워크로 하는 감시체계 구축 및 이를 위한 지속적인 재정 확보 및 지원 방안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또한 청소년 자살의 총체적 원인에 대한 심리학적 부검 등. 특히 최근 빈발하고 있는 청소년 자살 사례들에 대한 심리학적 부검 체제의 도입을 통한 중장기적 자살예방 방안의 근거 확보 방안이 필요하다.

학교를 사랑하는 학부모 모임 최미숙 대표는 “자살이유는 가정적, 사회적 등 여러 가지가 있을텐데. 가정과 학교, 사회에서 제 역할을 해 줘야 된다고 생각한다”며 “가정에서 학부모들이 아이들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고 이야기 해야 된다고 본다. 기껏 하는 이야기들은 ‘너 오늘 공부했니, 안했니’ 이 정도다. 아이들과 신뢰감도 없이 이런 이야기는 잔소리 밖에 안된다. 아이들과 대화를 충분히 하고 이해할 수 있어야 된다. 가정에서 따뜻한 어머니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학교에서 스트레스를 받고 와도 집에서 따뜻하게 대해줘야 된다고 말했다.

이어 “학교 역시 여러 명이 같이 활동하는 작은 사회인데 아이들을 인정해줄 수 있는 문화를 형성해야 된다. 선생님들이 아이들에게 자신감을 북돋아줘야 하며 성적이 떨어졌으면 나무랄 것이 아니라 아이들이 이야기를 들어줄 필요가 있다”며 “소통해야 된다. 아이들이 문제가 있으면 부모님과 연락을 해서 문제점을 찾고 해결할 수 있는 방안으로 해야 된다. 사회에서는 유흥업소나 미디어를 보면 갈수록 선정성이 짙어진다. 이러한 환경을 바꿔줘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청소년의 심각한 자살률에 대한 방안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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