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주간 - 이태원 공기총 난동 주한미군 출석··· 실탄 맞은 1명 ′출석 연기′ 요청

[일요주간=권우진 기자] 서울 이태원에서 공기총으로 시민들을 위협하며 난동을 부린 뒤 도주한 주한미군 3명 중 2명이 4일 오후 경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고 있다.

서울 용산경찰서는 지난 3일 도주한 미군 3명에 대해 이날 오전까지 출석하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주한미군 측은 도주 차량을 운전하다 우리 경찰의 실탄에 어깨를 맞은 A(23) 일병이 미8군 영내 병원에서 치료중이므로 당장 조사가 어렵다고 통보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대신 도주 차량에 함께 탑승했던 미군 B(26) 하사 부부는 이날 오후 2시 미 정부 대표부와 미군 범죄수사대(CID), 통역과 함께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에 출석했다.

한편 출석 연기를 요청한 A 일병과 미군 측은 A 일병의 왼쪽 어깨에 박힌 총탄 제거 수술을 할 필요가 없다는 의견을 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수술을 통해 총탄을 확보하고 종류를 특정해야 증거로 활용할 수 있다고 강조하며 미군 측의 의견에 대해 반발하고 있다.

경찰은 가장 A 일병에 대한 조사 진행을 위해 미군 측과 조율하고 있으며 A 일병이 입원 중인 병원을 직접 찾아가 조사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경찰은 난동을 부린 미군들의 범행과 관련한 여러 정황이나 증거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8시 55분쯤 용산구 문배동의 한 고가도로 아래에서 미군이 도주에 사용한 회색 옵티마 승용차가 발견됐다. 이 곳은 미군 용산기지에서 1km도 되지 않는 지점으로 미군이 차량을 버리고 걸어서 영내로 들어갔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해당 승용차 내부에는 뜯겨진 번호판이 숨겨져 있었고 내부에서 혈흔과 장난감 총기의 비비탄 몇 발도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혈흔에 대한 감식을 진행하고 있다.

경찰은 A일병과 B하사 부부에 대해 특수공무집행방해치사상죄와 도로교통법 위반 등 혐의를 적용할 방침이다.

A일병 등 미군들은 이태원과 광진구 도로변 등에서 지난 2일 오후 11시 53분쯤 공기총을 난사하고 도로를 무법 질주하다 이들을 제지하던 순경을 차로 친 뒤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저작권자ⓒ 일요주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