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주간 - [기자수첩] 연예계 페미니즘, 왜 비판 받아야 하나

[일요주간=엄지영 기자] 인기그룹 레드벨벳의 멤버 아이린이 논란에 휩싸였다. 이유는 그가 베스트셀러 '82년생 김지영'을 읽었다는 것.

레드벨벳은 지난 18일 방영 중인 예능프로그램 '레벨업 프로젝트2’ 1000만뷰 달성 기념 팬미팅을 개최하고 팬들과 만났다. 이 자리에서 한 팬이 최근에 읽은책이 무엇이냐고 묻자 아이린은 해당 책을 읽었다고 답했다.

아이린이 읽은 '82년생 김지영'은 한 여성이 일상에서 겪는 성차별과 사회 구조적 불평등을 그려낸 작품이다.

이에 일부 남성 팬들은 아이린이 '페미니스트'라며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그들은 '탈덕(팬을 그만둠)을 선언하며' 아이린의 사진을 훼손하는 등 그를 비난하고 있다.

그룹 에이핑크의 손나은 또한 페미니스트 논란으로 도마에 오른 적이 있다. 손나은의 핸드폰 케이스에 'girls can do anything'이라는 문구가 적혀있는 사진이 올라오자 남성팬들이 페미니즘을 암시하는 문구라며 비난을 한 것. 그러나 해당 제품은 손나은이 모델로 활동하는 브랜드의 문구였고 손나은은 결국 논란이 된 사진을 삭제했다.

한편 당당하게 페미니스트임을 공개한 스타들도 있다. 배우 김아중은 신인시절부터 인터뷰에서 '여성주의 영화를 하고 싶다'고 밝혔다. 또 그는 "페미니스트라고 하면 ‘피해 의식을 강하게 갖고 선동하는 센 언니’라는 선입견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페미니스트는 독한 사람이 아니라 화합하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이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아중은 여성영화제 홍보대사를 하는 등 페미니스트로서의 행보를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배우 문소리 또한 페미니스트임을 자처했다. 그는 영화 ‘여배우는 오늘도’ gv현장에서 “대학 내내 페미니즘 동아리, 여성운동 하는 선배들을 피해 다녔다. 하지만 대한민국에서 살아가면서 이 사회가 나를 페미니스트로 만들었다. 안 될 수가 없었다”며 “남편에게도 페미니스트라고 고백했다”고 밝혔다.

배우 공효진은 현실에서 느낀 차별로 인해 페미니스트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일할 때만큼은 페미니스트가 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하며 자신이 페미니스트임을 자처했다. 그는 “여성 감독들과 일을 많이 했는데, 그 현장을 보면서 느낀 것들이 쌓여서 그렇게 된 것(페미니스트가 된 것)같다"며 "여성 감독들의 힘이 약해 보일 때가 있다. 그런 느낌을 받을 때 화가 난다. 감독은 선장이고 수장인데 감독이 여성인지 남성인지에 따라 차이가 있었다. 현재 한국영화 현장은 남자들이 분위기를 만든다. 여자들이 만드는 분위기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페미니즘도 하나의 소견이다. 남의 사상을 묵살할 권리는 아무에게도 없다. 또한 대중들은 일방적으로 엔터테이너를 소비하지만 그들 또한 의견을 가질 수 있는 주체라는 것을 인정하고 존중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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