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요주간=이수근 기자] 오늘은 13일하고도 금요일이다. '13일의 금요일' 하면 웬지 공포스럽고 음산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한때 유행했던 '13일의 금요일'이란 공포영화 때문일까.
13일의 금요일은 서양에서는 불길한 징조를 의미하는 일종의 미신이다. '13일의 금요일'은 하지만 그 유례를 살펴보면 예수 그리스도와 가장 연관이 깊다. 과거 예수는 자신의 죽음을 미리 알고 12명의 제자들을 초대해 마지막 식사자리를 마련했는데, 이 자리에는 유다가 가장 마지막으로 합류했다.
유다는 식사 도중 병사들에게 예수가 있는 곳을 알려주고 그들에게 돈을 받아 챙겼고, 이로인해 예수는 13일의 금요일에 십자가에 못이 박혀 죽음을 당했다.
이 미신은 예수의 처형과 함께 마지막 식사 자리에 참석한 인원도 총 13명이라는 데서 더욱 의미가 커졌다.
이후 역사적으로 비운의 사건들은 13일인 금요일에 많이 터져 사람들이 느끼는 불길함은 더욱 커져만 갔다. 13일의 금요일에 얽힌 비화들은 여럿 있다.
1307년 10월13일 금요일, 프랑스 필립 4세는 3000여명에 달하는 국민을 이단을 숭배한다는 이유로 가차없이 산채로 화형시켰다.
1898년 한 13일의 금요일에는 예수의 마지막 만찬을 흉내낸 사건도 벌어졌다.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한 사업가는 자신을 포함해 총 13명과 만찬자리를 가졌는데, 그는 만찬 후 모두를 살해하고 스스로 자살했다.
1970년 11월13일 금요일, 파키스탄에는 열대성저기압의 영향으로 사이클론 ‘볼라’가 불어 닥쳤다. 이 영향으로 약 50만명이 실종되고 사망하는 등 어마어마한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1972년 10월13일 금요일, 우루과이 몬테비데오에서 칠레 산티아고로 향하던 비행기가 안데스산맥에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비행기 안에는 럭비팀과 가족 등 45명이 탑승하고 있었다. 이들중 16명은 조난된지 72일 만에 극적으로 구조됐으나, 이 기간동안 죽은 사람의 시신을 먹으며 버틴 것으로 전해져 많은 충격을 줬다.
‘예루살렘 바이러스’도 존재한다. 1987년 10월13일 금요일을 시작으로 13일의 금요일만 되면 컴퓨터에 문제가 발생하는 현상이 일어났다. 컴퓨터에 미리 잠복해있다가 이날만 되면 파일들이 파괴되는 것이었는데, ‘.COM’ ‘.EXE’ 등의 실행파일을 파괴하는 것으로 유명했다. 이는 이스라엘에서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며, 우리나라에서는 1989년에 처음 발견 된 바 있다.
1989년 10월13일 금요일은 대공황 이후 최악으로 주가가 폭락한 날이다. 이 때문에 많은 이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등의 소동이 일어났다.
가장 최근의 일은 2015년 11월13일의 금요일이다. 프랑스 파리 내 6곳에서 무차별적 테러가 발생한 사건이다. 이는 목적 없이 민간인을 향해 다발적으로 일어난 테러였으며, 이로 인해 130명의 사망자가 발생하는 등 비극이 벌어졌다.
끝으로 서양에서는 예로부터 숫자 12를 완전한 수로 봤다. 12는 반으로 나눠도 3으로 나눠도 4로 나눠도 균등하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1년도 12달, 별자리도 12개, 예수의 제자, 배심원의 숫자 등이 모두 12에 해당한다. 그러나 13은 이 같은 완전 수 다음에 오는 숫자로, 사람들은 이를 안정을 깨는 불안한 숫자로 여겼다. 우리나라에서 일부 건물들에 4층이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서양에서는 13을 생략하는 것들이 많다.
물론 이렇다 해서 모든 13일의 금요일이 불길한 일이 발생하는 ‘저주’의 날은 아니지만 이 같이 큼직한 사례들이 더해져 이 날이 불길함의 대명사로 자리잡은 것 같다.
그러나 ‘미신’은 미신일 뿐. 괜히 기분이 찝찝하고 꺼려진다면 조심하며 지나가면 되고, 그것도 아니라면 여느 일상과 다름없이 흘려 보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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