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진침대 발암물질 '라돈' 검출 논란 직격탄...천문학적인 배상금 소송 이어질까

김지민 기자 / 기사승인 : 2018-05-04 11: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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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출시 ‘네오 그린’을 비롯해 ‘모젤’, ‘벨라루체’, ‘뉴웨스턴’ 등 4개 모델서 라돈 다량 검출
대진 측 "최대한 빠른 시간내 객관적인 사실관계 규명하기 위해 국가 공인기관에 조사 의뢰"

[일요주간=김지민 기자] 국내 유명 침대업체 ‘대진침대’의 제품 여러 모델에서 1급 발암물질인 ‘라돈’이 기준치보다 초과 검출됐다는 언론 보도 이후 파장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이미 수년째 방사능이 나오는 침대를 사용해온 소비자들이 피해보상을 요구하며 법적대응에 나설 경우 천문학적인 배상금을 물어야 할 수도 있는 만큼 대진침대가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SBS <8뉴스>는 3일 대진침대가 판매하는 음이온 침대의 매트리스 공정 과정에서 라돈이 함유돼 있는 광물질이 들어가는 것을 확인했다며 이 같이 보도했다.


라돈은 방사성 원소로, 냄새도 없고 색깔도 없이 공기 중에 떠다니는 기체 형태로 존재하지만 강한 방사선을 뿜어내 국제보건기구가 정한 1급 발암물질에 속한다.


라돈은 특히 호흡을 통해 인체에 들어가 폐포나 기관지 등에 달라붙어 방사선을 방출해 폐암 발병율을 높인다고 익히 알려져 있다.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폐암 사망자 12.6%가 라돈 때문이라는 결과가 있으며, 미국에서도 라돈으로 인한 폐암으로 연간 2만여명의 사망자가 발생하고 있다.


◆ 음이온 침대라더니...방사능 침대?


음이온이 뿜어져 나와 몸을 건강하게 해준다는 대진침대의 음이온 침대. 이 침대는 음이온 효과를 높이기 위해 매트리스 맨 바깥면 안쪽 자리에 코팅을 하는 방식으로 생산되는데 이를 위해 공정 과정에서 이른바 ‘음이온 파우더’가 첨가된다.


그러나 SBS에 따르면 이 음이온 파우더의 정체는 희토류였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지질학 박사는 희토류에서 이 같은 방사물질이 나오는 이유에 대해 토륨이나 우라늄을 분리하는 처리를 제대로 하지 않아서라고 설명했다. 토륨과 우라늄은 주로 광물에 함유된 물질로 라돈을 생성하는 방사능 물질이다.


실제로 이 파우더에서는 실내 기준치 200 베크렐에 불과한 라돈 수치가 무려 3696베크렐이 검출됐으며 자연상태에서 나올 수 있는 방사선 최대치인 시간당 0.3마이크로시버트의 30배를 넘는 9마이크로시버트 이상이 나왔다.


그러나 해당 파우더를 납품한 업체는 침대 제조사가 주문해서 보냈을 뿐 어떤 용도로 쓰이는지 몰랐다고 답했다. 제조업체는 이 파우더가 몸에 좋다는 칠보석 가루인 줄 알고 썼다고 해명했다.


대진침대에서도 자체 조사를 실시했는데 그 결과 이 파우더는 2010년 출시한 ‘네오 그린’을 비롯해 ‘모젤’, ‘벨라루체’, ‘뉴웨스턴’ 등 총 4가지 모델에 쓰여왔으며 해당 모델에서 라돈이 다량 검출됐다.


대진침대는 이번 일로 창고에 있던 해당 제품들을 모두 폐기, 현재는 음이온 파우더를 넣지 않은채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대진침대 홈페이지
사진=대진침대 홈페이지

◆ 소비자가 밝혀낸 라돈 침대의 진실


이 같은 사실은 한 소비자가 휴대용 라돈 측정기로 수치를 측정하는 과정에서 밝혀졌다.


7년전 음이온이 건강에 좋다는 생각에 대진침대의 제품을 구매한 주부 이모씨는 지난 1월 휴대용 라돈 측정기로 침대를 재봤다. 그러나 이상할 정도로 많은 양의 라돈이 나왔고, 이에 라돈 측정업체 대표가 전문 측정 장비를 가지고 측정에 나섰다.


전문 측정 장비의 측정 결과 이씨 집의 발코니와 안방 등에서는 기준치 이하의 라돈이 나왔는데 유독 대진침대의 침대 위에서 2000 베크렐이 넘는 라돈이 검출됐다. 이 수치는 실내 주택 라돈 기준치(200베크렐)의 10배 수준이다.


전문기관에 따로 정밀 검사를 의뢰해도 결과는 변하지 않았다. 매트리스 천을 가로, 세로 30cm크기로 잘라 검사를 맡긴 결과 침대 크기 대비 극히 일부분인데도 불구하고 실내 기준치의 3배가 넘는 평균 620베크렐의 라돈이 검출됐다.


이 같은 결과가 나오면서 대진침대와 국내 소비자들 간의 법적 다툼도 예상된다. 인간의 하루 수면시간을 생각하면 침대는 인체와 가장 많은 시간 접촉을 한다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에 방사능 피폭, 폐암 발병 등의 우려 때문이다.


이와 관련 <일요주간>은 대진침대의 입장을 듣고자 수차례 전화 연결을 시도했으나 계속해서 통화중이라는 기계음만 들을 수 있었다.


대신 대진침대는 4일 홈페이지를 일시적으로 폐쇄하는 대신 공식 사과문을 게재하며 사건 진화에 나섰다.


대진침대는 “저희 제품을 사용하고 계신 소비자분께 걱정과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면서 “최대한 빠른 시간내 객관적인 사실관계를 규명하기 위해 국가 공인기관에 조사를 의뢰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 같은 논란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이번 논란으로 다른 업체 침대 제품에서도 라돈 같은 발암물질이 나오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제품 제조 과정에서 어떤 물질이 얼마나 쓰였는지 공개해야 하는 규정이 없기 때문에 소비자가 직접 확인하는 것은 불가능한 상태이다. 때문에 침대 업체들이 직접 제조물질을 공개하거나 당국의 철저한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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