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신 사망' 노회찬 "돈 받았지만 대가 없어"...특검 표적수사가 비극 불렀나?

최종문 기자 / 기사승인 : 2018-07-23 23:0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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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여기서 멈추지만 당은 당당히 나아가길 바란다”
정의당, 특검의 노회찬 표적수사에 유감의 뜻을 표한다
민주당, 진보정치의 상징 故 노회찬 의원의 명복을 빈다
고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사진=newsis)
고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사진=newsis)

[일요주간=최종문 기자]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가 서울 중구의 한 아파트에서 민주당원 댓글조작 사건의 주범 ‘드루킹’ 김동원(49·구속)씨 측으로부터 정치자금을 수수했다는 의혹을 받다 결국 숨진 채 발견됐다.


노 원내대표는 투신하기 전 자필로 쓴 4장의 유서를 남겼다.


23일 서울 중부경찰서에 따르면 노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9시38분께 서울 신당동의 한 아파트에서 뛰어내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노 원내대표가 아파트 현관 앞에 떨어져 있는 것을 경비원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이 아파트 17~18층 계단 사이에서 노 원내대표의 외투와 외투 속 지갑 및 신분증, 정의당 명함, 유서 4장이 나왔다.


유서에는 “2016년 3월 두 차례에 걸쳐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에게 4000만원을 받았고 어떤 청탁과 대가를 약속한 바가 없다. 자발적 모금으로 정상적 후원 절차를 밟아야 했지만 그러지 않았다”고 적힌 것으로 전해졌다.


또 “어리석은 선택과 부끄러운 판단이었고 책임져야 한다”며 “이정미 대표와 사랑하는 당원 앞에서 얼굴을 들 수 없다. 많은 분들께 미안하다”는 글을 남겼다.


그는 “잘못이 크고 책임이 무거우니 법정형으로도, 당의 징계로도 부족하다. 사랑하는 당원들에게 마지막으로 당부한다. 본질적 목적에 부합하지 않은 특검의 노회찬 표적수사에 유감의 뜻을 표한다”고 전했다.


노 원내대표는 “국민 여러분께도 죄송하다. 모든 허물은 제 탓이니 저를 벌하여 주시고 정의당은 계속 아껴주시길 당부드린다”라고 사죄의 말도 남겼다.


노 원내대표의 시신은 현장에서 검안 뒤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으로 옮겨졌다.


경찰은 유족들이 부검을 원치 않고 사망 경위에 의혹이 없는 만큼 유족이 요구에 부검을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노 원내대표가 드루킹 사건에 연루되면서 신변을 비관해 투신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정확한 사망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한편 그는 드루킹 측근이자 자신의 경기고 동창인 도모(61) 변호사에게 2016년 3월 불법 정치후원금 5000만원을 받은 의혹을 받아왔다. 드루킹의 인터넷 카페 ‘경제적 공진화 모임’(경공모)으로부터 2000만원 강의료를 받은 의혹도 받았다.


사건을 수사 중인 허익범(59·사법연수원 13기) 특별검사는 투신 소식을 접한 뒤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굉장히 침통하다. 노 의원이 우리나라 정책사에 큰 획을 그엇고 의정활동에 큰 장식을 하신 분이신데, 굉장히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었다”고 전했다.


노 원내대표의 투신 소식이 전해지자 최석 정의당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유가족과 상의해 고인의 장례 형식은 정의당장으로 결정됐다. 기간은 5일장으로 발인은 27일 예정이다. 상임장례위원장은 정의당 이 대표가 맡기로 했으며 장지 등을 비롯해 구체적 장례절차는 내일 오전 중 발표할 예정이다. 각 시도당 사무실에는 분향소를 설치할 예정”이라며 유서와 함께 발표했다.


끝으로, 본질적 목적에 부합하지 않은 특검의 노회찬 표적수사에 유감의 뜻을 표한다고 덧붙였다.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진보정치의 상징 故 노회찬 의원의 명복을 빕니다. 어떤 말로도 형언할 수 없을 정도로 슬프고 충격적인 일입니다. 고인의 명복을 진심으로 빌며 유가족에게도 마음 깊이 애도를 표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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