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조태권의 문화보국

박지영 / 기사승인 : 2012-04-12 11:3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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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은 나의 소명이었다
[일요주간=박지영 기자]저자 조태권은 가업으로 (주)광주요를 물려받으면서 한국 문화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고 한다. 대한민국 최초로 생화도자기를 개발하고, 고급 한식을 상품화시키며 명품 전통술을 재현해 냈다. 또, 전통 이미지를 살린 벽지 개발까지. 불모지였던 한식 문화 사업에 600억원을 쏟아부었다. 이 책은 ‘한식 세계화의 선두주자’, ‘전통의 가지를 재창조하는 기업가’로 알려진 그가 집념과 열정으로 걸어온 한식 세계화 20년을 정리한 첫 번째 책이다.

그는 책을 통해 우리 음식 문화의 역사와 선진국의 모델을 통해 글로벌 문화 전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대한민국의 무기는 한식 문화임을 발견한다. 그리고 누구도 시도하지 못했던 과감한 투자와 연구, 독보적 실천력으로 한식 세계화를 위한 전략을 완성했다. 2030년 5,000조 원에 이를 거대한 세계 외식 시장! 그 시장 선점을 위해 국내 최초로 한식의 가치와 시장성을 분석하고, 우리 경제와 문화산업에 미칠 막대한 파급효과를 역설한다.

2007년, 그는 포도밭 주인과 와인제조업자 60여명을 초대해 저녁만찬을 냈다고 한다. 백자 사발, 백자 사각 테이블 매이트, 청자 접시, 불고기 내열 자기, 4단 찬합, 밥그릇 등 도자기 1000여 점을 따로 구워 비행기에 싣고, 홍삼 달인 물 5L, 닭 육수 15L, 생선회와 함께 나갈 초고추장 2L, 간장 3L, 후식으로 나갈 밤초, 꿀과 약초를 넣고 60시간 달인 약차 등 핵심 음식재료도 한국에서 들고 갔다. 또 자신이 운영하는 한식당의 요리사 6명과 함께. 이 저녁 한 끼의 만찬을 준비하기 위해 쓴 총경비만 1억 6,000만원. 60인분이었으니 1인당 370만 원 짜리 저녁 식사 인 것이다.

이 나파 밸리 만찬을 계기로 국내에 한식 세계화라는 화두가 퍼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2009년 국가 정책의 한 축을 이루는 ‘신 성장 동력’으로 선정되기에 이른다. 이후 조태권은 한식 세계화 사업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사람들은 그에게 주목하기 시작했다.

한식 세계화

저자의 지난 20년은 한식 세계화에 ‘미친’시간이었다. 가업으로 광주요를 물려받으면서 도자기를 알았고, 거기에 어울리는 음식들.. 그리고 그 음식을 대접할 최고급 식당을 만들었다. 식당의 이미지를 연출할 전통 벽지를 개발하고 마지막으로 전통주를 개발했다. 한식은 단지 음식이 아닌 우리의 문화와 정체성이었다. 그 이야기를 세계에 보여주고 싶어 이 책을 썼다.

말도 안 되는 짓을 한다는 조롱을 들었던 생활 도자기 개발, 찬사와 비난을 한꺼번에 받아야 했던 최초의 고급 한식당 ‘가온’의 오픈 등 조태권의 인생은 한식 세계화에 온전히 바쳤다.

지난시간 한식 세계화에 쏟아 부은 돈은 무려 600억 원에 이른다. 물려받은 가업이나 조용히 경영할 것이지 무모한 짓을 한다고 손가락질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러나 후회하지는 않는다. 그의 도전으로 한식에 대한 편견과 고정 관념이 깨지기 시작했고, 우리의 문화가 명품으로 다시 태어나고 있다.

명품 한식

“3만 원짜리 파스타를 사먹고 10만 원짜리 스시를 사먹으면서 한식은 만 원만 되도 비싸서 안된다고 말한다. 왜 우리 문화만 서민적이어야만 하는가!” 저자는 우리가 동경해 왔던 선진국의 길로 들어서기 위한 조건으로 강한 문화를 강조한다. 역사가 시작된 후, 사람들은 언제나 더 아름답고 더 강한 것을 추구했다.

그러므로 새롭고 고급스러운 문화를 만들지 못하던 시절의 우리는 남의 물건을 수입하는 소비국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었다. 예로부터 우리의 전통은 강하고, 아름다웠고, 이야기도 풍부했다. 그러나 아픔의 역사를 거치면서 스스로 그것을 부정하고 천박하다 여겼다. 경쟁하듯 타국에서 흘러온 강한 문화만을 동경했다. 그는 역사에서 찾은 부끄러운 사실을 외면하지 않고, 누구도 하지 못했던 과감한 투자와 연구를 통해 우리 문화 속에서의 한식의 효능과 가치를 찾아냈다. 그리고 그 가치를 세계인에게 알리기 위해 집념과 열정으로 우리 문화 전체가 어우러진 명품을 만들어 냈다.

2030년 5,000조 원에 이를 세계 외식 시장, 그 시장을 차지하기 위한 치열한 경쟁은 이미 시작되었다. 이미 오래전부터 문화 강국의 자리를 차지했던 유럽은 물론 일본, 중국도 치열한 준비에 나섰다. 그렇다면 글로벌 문화 전쟁에서 승리할 대한민국의 문화 상품은 무엇인가? 저자는 문화적 혜안으로 지금 우리에게 주어진 기회와 전략을 정확히 읽어낸다. 그는 우리 문화에 대한 자부심과 자신감으로 이미 우리 안에 있던 가치를 새롭게 창조해 나가고 있다. 그릇을 만들고, 음식을 만들고, 술을 만들었던 그는 이제 그 모든 문화를 아우른 명품 한식을 세계인에게 선보이고 있다. 그가 차려낸 밥상에 세계인들은 열광했고, 그 가능성은 검증되었다.

‘밥상이 나라의 운명을 바꾼다’는 그의 말에는 오랜 연구와 경험으로 얻어낸 통찰이 담겨있다. 한식에 5000년의 이야기를 담아 새로운 전통으로 창조하는 것. 그것이 강력한 국가 브랜드를 만들고, 문화강국으로 가는 첩경임을 역설한다. 쉼 없이 달려온 조태권의 한식 세계화 20년을 기록한 첫 번째 책. 이 책을 통해 그는 이제 모든 국민이 우리 문화의 가치를 새롭게 볼 수 있기를, 그리고 관심과 공감으로 함께 성장의 길을 걷게 되기를 염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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