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격진단] 한국축구 최강희號 적신호, ‘위기설’이 만든 위기

이 원 / 기사승인 : 2012-10-19 09:3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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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축구국가대표팀 사령탑 최강희 감독ⓒNews1
[세대교체 빛과 그림자]
‘세대교체’ 가는 길목 한국 축구
최강희 감독의 적절한 선수활용 필요하다


[일요주간=이 원 기자] 17일(현지시각) 최강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최강희號(호))이 ‘이란 원정 무승’의 징크스를 깨지 못한 채 0-1로 분패했다. 이란 선수의 퇴장으로 수적 우세에도 불구하고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첫 패배를 맞았다.

A조에 속한 최강희호는 8경기 가운데 2승1무1패(+5)를 거두며 이제 막 반환점을 돌았다. 이란 전 패배 후 최강희호는 강한 후폭풍에 시달리고 있다. 패배에 어김없이 ‘위기설’을 내뱉은 다수의 언론들과 여론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한 채 비난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하지만 과연 최강희호에 적신호가 온 것일까.

세계무대 선 한국선수
지금은 앞으로 나갈 때


최근 몇 년 간 한국축구는 ‘세대교체’의 바람이 불며 올해 가장 최강팀 구성을 완성시켰다는 평을 듣고 있다. 이청용(24, 볼턴 원더러스), 기성용(23, 스완지 시티), 김보경(23, 카디프 시티)등 일명 ‘브리튼커넥션’으로 단단한 허리를 구축했다.

여기에 독일 분데스리가 함부르크의 희망으로 불리는 손흥민(20,함부르크 SV)와 중동리그에서 뛰는 남태희(21,레퀴야 SC) 그리고 원톱 스트라이커인 박주영(27,셀타비고)로 강력한 공격진을 구축했다. 또한 해를 거듭날수록 발전하고 있는 국내 K리거들도 무한한 가능성을 보이며 한국축구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높이고 있다.

하지만 부진한 경기를 맞이할 때 마다 한국축구의 위기설은 어김없이 나온다. 정말 위기인가. 그 대답엔 ‘NO’라고 말하고 싶다. 물론 이날 이란 원정의 패배로 5전 2무3패를 기록했다. 하지만 징크스를 깨지 못하면 그것이 위기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지 않는가.

박주영-김신욱 아쉬운 활용

물론 이날 경기 면에서는 아쉽다는 표현은 배제할 수 없다. 박주영을 원톱으로 4-2-3-1 포메이션을 앞세운 최강희 감독은 이근호, 김보경을 양 날개에 놓고 공미에 김신욱(24,울산현대)을 배치시켰다. 수미에는 기성용과 박종우(23,부산아이파크)로 그들을 지지했다.

하지만 장신 김신욱의 공미 배치에 의문부호를 붙이고 싶다. 전술이 아쉬웠다. 최 감독은 이날 김신욱 옵션으로 장신을 내세운 헤딩슛 혹은 어시스트를 노린 듯하다. 하지만 이청용, 김보경 등 충분히 골 컨트롤이 훌륭한 선수들이 있음에도 ‘김신욱 옵션’을 가동한 것은 무리수로 보였다.

또한 롱패스를 내세운 이란 축구에 최강희호는 경기 초반 제대로 막아내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어이없는 태클로 프리킥을 내주면서 실점한 것은 그야말로 안타까운 일이었다. 특히 이란의 베테랑 공격수 자바드 네쿠남(32, 에스테갈 테헤란 FC)의 활약에 수비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란 홈 관중의 텃세는 어떠했는가. 당시 캐스터로 나섰던 SBS 배성재 아나운서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진땀 중계’의 모든 것을 폭로했다. “최상단 낡은 중계석으로 경기직전 쫓겨났다”며 경기도중 김신욱과 윤석영(22, 전남드래곤즈) 구분이 안 될 만큼 환경이 열악했다고 분노했다.

중계 마이크 역시 한 개만 지원받아 같이 해설에 나선 차범근 해설위원과 번갈아가며 마이크를 나눠 중계하는 촌극이 벌어졌다. 이란 역시 한국을 가장 힘든 팀으로 꼽고 있기에 자신의 홈에서의 이기겠다는 욕망만 내세워 벌어진 웃기 못할 상황을 만들어낸 것이다.

7년 연속 월드컵 본선진출 쾌거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강희호는 승점 7점으로 A조 1위를 굳건히 지켜냈다. A조 내 가장 강한 팀인 이란을 만나서 1패했을 뿐이다. 한국 축구의 고질적인 문제점인 ‘골 결정력의 부재’가 위기를 맞았다고 말한다. 하지만 한국 축구는 쉼 없이 발전하고 있다. 무려 7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의 쾌거를 이뤄한 한국이 이제와 퇴보한다고, 위기를 맞이했다고 하는 것은 그저 ‘까기 위한’ 위기설이라고 밖에 보이지 않는다.

현재 4경기를 남겨둔 한국은 조1위로 아직까지 괜찮은 위치를 선점하고 있다. 남은 경기 중 3경기가 홈경기인데다 원정은 약체 레바논전이기에 전승의 기회도 노릴 수 있다. 고질적인 공격력 부재와 세트피스 수비 강화 등의 개선에 성공한다면 한국 축구의 위기는 그저 먼 얘기일 뿐이다. 여기에 최강희 감독의 전술 변화도 주목해야할 부분이다. K리거 선수들을 제대로 활용해보겠다던 그가 ‘김신욱 공미 배치’라는 무리수를 둔 것은 아쉬운 부분이다. 특히 원톱 공격수를 박주영에만 의지할 게 아니라 손흥민 등 다른 선수들에게도 다양한 기회를 주었다면 보다 다양한 공격구성이 가능했을 수도 있다.

‘위기’를 부르는 억지 위기설에 흔들릴 것이 아니라 한국 축구를 응원하는 목소리를 높여 선수들 하나하나에 기운을 북돋아 주자. 조 1위에 올라선 한국이 위기라면 지금 월드컵 예선에서 패배한 조1위 국가들은 다 위기설에 놓여야 맞는 것 아닌가? 긍정적인 응원이 그들을 필드 안에서 최상의 전력을 만들어낼 수 있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기대하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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