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氣)의 순환 통한 공존의 지도 표현 '박상아 'The Coaction'展 전시

이정미 / 기사승인 : 2012-12-07 14: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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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he Coaction -Sasang typology 四象醫學(Lesser Yang) -140.0cm x140.0cm Mixed Media 2012

[일요주간=이정미 기자] 작가 박상아가 '기(氣)의 순환을 통한 공존의 지도'라는 신비스런 주제로 전시를 한다.

박상아의 'The Coaction' 展 는 팔판동 '갤러리도스'에서 5일(수)부터 14일(금)까지 열린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기의 흐름을 도식화 하여 질병에 의한 동물과 인간의 인과관계를 실크스크린을 이용한 다양한 패턴을 사용해 표현했다.

이번 전시에 대해 '갤러리도스' 강지수 큐레이터는 "동양철학에서는 모든 존재 현상을 기(氣)가 모이고 흩어지는 데 따라 생겨나고 없어지는 것이라고 여겼다"라며 "기(氣)는 생태계 일반을 관통하고 있는 우주적 생명력을 뜻하기 때문에 다양한 자연현상을 설명하는 복합적인 개념으로 사용된다. 박상아 작가는 이러한 눈에 보이지 않는 에너지의 흐름들을 작업의 근간으로 삼고 인간과 자연의 공존에 대해 이야기한다"고 설명했다.

작품은 기(氣)를 활용하는 학문인 한의학에서 차용한 인체의 기술 방법이 작가만의 조형언어가 되어 작품의 중요한 소재로 작용했다. 여기에 실크스크린 기법을 통해 표현되는 다양한 패턴과 기호, 이미지들은 화면 위에 층층이 더해지고 문신과 같은 강한 인상을 남긴다.

▲ The Coaction -BSE(bovine spongiform encephalopathy)-120.0cm x 110.0cm Mixed Media 2012

강 씨는 "한의학에서의 혈(穴) 자리처럼 보이기도 하는 시작점은 해부학적 구조 상 감각이 전달되는 데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하는 부위에 위치한다. 모호한 정체성을 가진 신체를 중심으로 동식물의 형상이 나란히 펼쳐지고 연결되는 서술 구조는 작가가 궁극적으로 말하고자 하는 만물의 공존을 표현하기에 적합하다"고 전했다.

작품에서 보여지는 현실과 무관한 임의적인 패턴과 기호들은 언뜻 과학적 근거를 가진 하나의 체계화된 이미지로 보이게 한다. 이는 노트를 연상시키는 파랗고 빨간 선 위의 도식은 마치 생물 수업을 위한 필기의 일부분 같기도 하다. 이처럼 학구적으로 보이도록 의도한 작업의 결과물들은 작가의 위트적인 성향과 맞물려 보는 이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 The Coaction -Sasang typology 四象醫學(Greater Yang) -140.0cm x140.0cm Mixed Media 2012

강 씨는 "이전 작업에서 작가는 개체가 가진 생체에너지와 먹고 먹히는 먹이사슬 관계에 집중했다. 최근작에서는 더 나아가 인간의 질병에 관한 인과관계를 분석하고 그에 따른 기(氣)의 순환을 그려내는데 중점을 뒀다"며 "기운에 따라 인간을 네 가지 체질로 분류한 'Sasang typology(사상의학) Series'와 현대의 질병에 관한 'Disease Series'는 이번 전시의 주요 소재로 등장한다. 신체의 고통이라는 비가시적인 현상을 에너지의 흐름으로 시각화하는 신선한 시도는 인간이라는 존재가 결국 우주의 일부임을 새삼 상기시킨다"고 말했다.

상위단계인 사람과 하위단계인 동식물 간의 단순한 섭취로 발생하는 생체에너지의 순환보다는 질병이 보여주는 부정적인 원인과 결과가 보는 이에게 더 호소력 짙게 다가오기도 한다.

박상아 작가의 이번작품은 물감과 연필을 통한 회화적인 요소와 실크 스크린이라는 판화 기법이 혼재됨으로써 패턴과 기호, 이미지로 이루어진 다채로운 인체 지도가 형성됐다. 또한 특유의 서술 구조에 따른 평면성에서 탈피하기 위해 등장하는 그리드의 공간은 만물에 대한 정보가 데이터화됨으로써 영생할 수 있는 미디어 시대가 도래했음을 새로이 반영한 것이다.

▲ The Coaction -pelvic inflammatory-162.2cm x 97.0cm Mixed Media 2012

작품 전반에서 보여지는 서로에 대한 끊임없는 자극과 반응은 형이상학적으로 보이기도 하지만 결국은 근원적이고 직관적인 몸의 언어를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임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박상아 작가는 동양철학에서 말하는 기(氣)의 흐름을 짚는 동시에 동물과 인간, 질병이 가지는 유기적인 관계를 독특한 화면구도와 기호로 도식화했다. 개체가 가진 생체에너지를 연결함으로써 원인과 결과라는 새로운 순환관계를 보여주고 우주적인 관점에서 너와 나 혹은 그것 간의 공존이라는 단어를 작가만의 방식으로 드러내는 것이다.

유일무이한 인체 지도에서 보여지는 만물의 관계를 통해 주제에 대한 맥락을 찾아가는 과정은 작품을 감상하는 데 있어 또 다른 즐거움이 될 것이다.

▲ The Coaction -shoulder discomfort-145.5cm x 97.0cm Mixed Media 2012

박 작가는 이번 전시에 대해 "이번 전시타이틀인 The Coaction은 유기적인 상호관계를 뜻하는 단어로서 본인이 작업해온 ‘Energy spots on the body‘의 여러 시리즈를 통합한 작업이라고 할 수 있다"며 "인간의 몸을 포함한 여러 유기물들은 서로 공존하며, 영향력을 행사하는데 동양의학 또는 한의학에서 나오는 체질과 그에 따른 상호작용을 통해 작가만의 맵(Map)을 만들어 보았다"고 말했다.

또 "방법적인 부분은 현재 (여러 유기물들의) 몸은 사이버스페이스의 몸을 포함한 미디어의 발전으로 이전 몸이 갖고 있던 한계를 초월하고 있다"며 " 포스트휴먼이라고 불리는 이러한 요소들을 데이터화하여 기호를 통해 이전의 미디어(유화나 연필)와 함께 상호작용을 표현한 것이 이번 전시의 방법적인 부분이다. 새로운 미디어를 통해 본인이 그동안 다뤄온 유기물들의 몸을 한의학의 구조적 서술방식을 통해 작가만의 기호로 조형한 것이 이번 전시의 컨셉이다"고 이번 전시에 대해 설명했다.

▲ The Coaction -Sasang typology 四象醫學(Lesser Yin) -140.0cm x140.0cm Mixed Media 2012

<공연 정보>

갤러리 도스 기획
박상아 'The Coaction'展
2012. 12. 5 (수) ~ 2012. 12. 14 (금)

<작가 박상아>

홍익대학교 판화과 졸업
홍익대학교 일반대학원 졸업

개인전
2012-The Coaction –갤러리도스(Gallery DOS)-
2011-The Body Streamline KWANHOON Gallery 젊은 작가 기획전 -KWANHOON Gallery-
2011-Gallery SAPA 신진작가 지원 초대 개인전 -Gallery SAPA-
2010-The Circulating Energy 개인전 -SONO FACTORY - 한국북아트협회와 소노팩토리가 지원하는 올해의 작가전
2009-Bodystreamline-colorpeople- 한전프라자 갤러리 기획공모당선전 -한전프라자-
2008-홍익대학교 일반대학원 판화과 석사학위 청구전 -홍익대학교 현대미술관-

단체전
2012-감각의 안무 -갤러리 우덕-
2012-The Rising Artist Project - 복합문화공간 아이비스타-
2011-Rethinking NEW MEDIA -Gallery VOOK'S-
2011-KWANHOON projects_Young Artists展 Contest 2011 -KWANHOON Gallery-
2011-동방의 요괴들 in the city -충무아트홀-
2011-東邦妖怪@GYM –GYM project 외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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