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풍낙엽’ K리그 사령탑, 교체 칼바람 불었다

이 원 / 기사승인 : 2012-12-25 17:5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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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K리그 결산보고서] 승강제·스플릿 도입, 부진의 책임 사령탑에
▲ (시계방향대로) 전북 파비오,울산 김호곤(가운데),성남 안익수, 수원 서정원, 부산 윤성효 ⓒNews1

승강제·스플릿 도입, 부진의 책임 사령탑에
김호곤 감독 유일한 재계약…칼바람 매서워

[일요주간= 이 원 기자] 지난 12월 3일, K리그 시상식을 끝으로 2012시즌 프로축구 K리그가 9개월 간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이번 2012시즌은 프로축구 사상 첫 도입한 승강제를 비롯해 스플릿 시스템, 드래프트 점진적 폐지 등의 변화의 바람이 불면서 리그 분위기가 예전 시즌과는 달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특히 하위그룹 및 2부 리그 강등권 탈출을 위한 경쟁은 어느 때보다도 매서웠고 그 결과 K리그 사령탑에 교체 칼바람이 매섭게 불고 있다.

올 시즌 1부 리그에서 활약한 16개 팀 가운데 사령탑 입지가 안정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팀은 3대 대회의 우승팀 정도다. K리그 시즌 우승을 차지한 FC서울 최용수 감독과 FA컵 우승을 차지한 포항 스틸러스 황선홍 감독, 여기에 ACL(AFC Champions League) 우승을 차지한 김호곤 울산 현대 감독이 포함됐다. 최고령 감독인 김 감독은 이 가운데 유일하게 팀과 재계약에 성공했다. 여기에 꾸준한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제주FC의 박경훈 감독이 재계약을 앞두고 있다는 평가다.

이와 반대로 10개 팀이 감독교체를 확정지었다. K리그 역사상 한 시즌에 사령탑 물갈이가 이뤄진 것은 전례 없는 일로 시즌 종료 전부터 대대적인 물갈이가 시작됐다. 상위 그룹은 전북 현대를 비롯해 부진했던 성남 일화, 빈자리를 채운 부산 아이파크 등이 이에 포함됐다.


전북 ‘파비오 감독대행’ 체제

국가대표팀으로 자리를 옮긴 최강희 감독의 빈자리를 이끌어왔던 전북 현대 이흥실 감독대행이 시즌 종료 후 자진 사퇴하자 팀 사정에 밝은 파비오 코치를 감독 대행으로 선임했다.

20일 전북은 내년 6월 이후 최강희 국가대표팀 감독의 복귀가 예정된 만큼 팀 사정에 밝은 코치 중 파비오 코치를 감독대행으로 선임했다. 브라질 출신인 파비오 마라유조 레푼데스 감독대행은 지난 2011시즌부터 전북에 피지컬 코치로 합류해 활동해 왔다.

파비오 감독대행은 가마 필류 대학과 브랑코 대학등에서 스포츠 생리학과 함께 축구 지도자 코스를 받았으며 브라질내 프로팀들의 피지컬 코치로 활동했다. 그는 플루미넨세 여자 팀 감독(1996-1998)과 사우디 알 라에드 팀에서 수석코치와 감독대행(2009-2010)을 수행한 경력을 갖고 있다.

신임 전북현대 파비오 감독대행은 “중요한 상황에 중책을 맡게 됐다”며 “최강희 감독이 복귀하시기 전까지 최선을 다해 팀을 이끌겠다”고 향후 각오를 밝혔다.

친정팀 복귀 성남 안익수 “내년 FA컵 우승 목표”

올 시즌 리그 12위에 머물며 ‘최악의 팀’이라는 비난을 받은 성남은 ACL 16강 탈락에 K리그 하위 스플릿 행까지 확정지으며 힘든 시즌을 마감했다. 특히 6월 이후에는 단 한 번의 승리도 거머쥐지 못해 결국 신태용 감독과 전 코칭스태프는 경질됐다.

이에 성남이 대대적인 변화의 바람으로 선택한 카드는 부산 아이파크의 안익수 감독이었다. 안 감독은 지난 1989년부터 1995년까지 성남에서 선수로 뛰며 3연패(1993~1995년)를 달성의 영광을 안은 바 있으며 1999년부터는 6시즌 동안 성남의 코치로 활동한 ‘성남맨’이다.

그는 2009년 12월 FC서울 수석코치를 거쳐 2010년 11월부터 부산 아이파크를 이끌며 지도력과 선수장악 능력을 인정받아 왔다.

18일 성남 7대 사령탑을 신고한 안익수 감독은 취임식에서 “흰 도화지에 비상하는 천마를 하루빨리 그려낼 수 있도록 하겠다”며 포부를 밝혔다.

이어 안 감독은 “2013년의 목표는 FA컵 우승과 AFC 챔피언스리그 출전권 획득“이라며 “2014년에는 더 큰 목표를 갖고 매진하겠다”며 다부진 각오를 전했다. 두 시즌 만에 K리그 우승을 이루겠다는 목표를 내보인 것이다.

그는 선수들을 향해서 “팬들의 시선과 자기 포지션에 항상 두려움을 가져야 한다“며 “언제나 책임감 있고 희생적이며 헌신적인 선수를 원한다”고 말했다.

창단 멤버인 그가 성남 일화의 3연패 신화를 다시 한번 이뤄낼 수 있을지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수원 서정원 “공격적이고 빠른 축구 선보이겠다”

K리그 최고 인기 팀이라고 자부할 만한 수원 삼성이 올 시즌 부진으로 ACL 진출이외에는 내놓을 만한 성적표가 없었다. 리그 우승은 지난 2008년 우승이 마지막이었고 2010년 FA컵 우승을 끝으로 지지부진해왔다. 윤 감독은 2010년 시즌 도중 사령탑에 올라 그 해 FA우승을 끝으로 미진해 온 것은 사실. 올 시즌 4위에 그친 것도 팬들의 아쉬움을 샀다.

결국 윤성효 감독은 시즌 직후 성적 부진의 이유로 자진 사퇴했고 이에 서정원 수석 코치를 감독으로 승격시켰다. 성적부진을 이유로 퇴진을 거세게 요구한 수원 팬들의 압박도 윤 감독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는 게 업계 관측이다.

구단 측은 혼선 없는 팀 운영과 젊은 리더십, 원활한 소통을 위해 서 신임감독이 가장 적임자라고 판단했다. 서 감독은 지난 1999년부터 2004년까지 수원 소속으로 뛰면서 K리그 우승 2회(1999·2004년)와 아시아 클럽 챔피언십 우승 2회(2001·2002년)를 이끌었고 오스트리아에서 선수 생활을 마감했다. 현역 은퇴 후에는 U-20 대표팀·올림픽·국가대표 코치 등을 역임했고, 지난해 말 친정팀 수원의 수석코치를 맡아 윤성효 감독을 보필했다.

친정팀으로 복귀한 서 감독은 “공격적이고 빠른 축구를 선보여 올 시즌의 부진을 털어내겠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서 감독은 “새롭게 시작하는 마음으로 임하겠고 무엇보다 팀의 화합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포항 스틸러스에게 참패를 당했던 기억을 이야기하며 “다른 팀들이 요즘 우리 팀을 쉽게 보는 듯 한데 다음 시즌에는 그 빚을 모두 갚겠다”며 전의를 다졌다.

서 감독은 또 “수원의 유소년팀 출신 자원들 중 좋은 선수들이 많아 실력에 따른 경쟁 시스템을 통해 팀 전력을 높여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기존의 롤모델을 두고 좇아가기보다는 시간이 더디 걸리더라도 우리 팀만의 고유 색깔을 만들어가겠다”며 “지켜봐달라”고 당부했다.

유일한 재계약 울산 김호곤 감독

K리그 사령탑 교체 칼바람이 부는 12월, 유일하게 재계약에 성공하며 자리를 지킨 감독이 있다. 바로 ‘철퇴축구’로 유명한 프로축구 울산현대의 김호곤 감독이다. 그는 내년에도 이어서 울산의 지휘봉을 잡는다.

(주)현대중공업 스포츠(대표이사 권오갑)는 ACL를 우승으로 이끌며 K리그 위상을 높인 김호곤 감독에게 울산의 지휘봉을 계속 맡기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호곤 감독은 2009시즌부터 2012시즌까지 울산의 감독을 맡아 67승 38무 48패를 기록하는 등 프로 통산 104승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리그컵 대회 우승과 정규리그 준우승을 차지한 데 이어 올해는 ACL에서 울산을 우승으로 이끄는 등 높은 지도력을 인정받고 있다.

또한 김 감독은 지난달 말레이시아에서 열린 AFC(아시아축구연맹)시상식에서는 쟁쟁한 후보를 제치고 ‘올해의 감독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안았다.

수원에서 부산행 윤성효 “부산을 공격적이고 조직적인 팀으로 변화시킬 것”

수원 삼성에서 물러난 윤성효 감독은 재빨리 부산 아이파크행으로 갈아타는 데 성공했다. 부산의 안익수 감독이 성남의 강력한 러브콜을 뿌리치지 못한 채 자리를 옮기자 부산은 자진 사퇴한 윤 감독을 영입하기로 결정했다. 안익수 감독, 서정원 감독에 이어 친정팀에 복귀하는 그의 소감은 남달랐다.

윤 감독은 취임식에서 “전통있는 팀이자 고향팀인 부산에 가게 돼 정말 기쁘다”고 밝혔다.
그는 다음 시즌의 1차 목표를 ‘A그룹 잔류’로 잡고 생존과 안정적인 팀 운영에 매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또 “팬들이 운동장에 찾아올 수 있는 플레이를 보여주겠다”며 과거 수비 위주였던 부산의 플레이 스타일을 미드필더 중심의 공격적이고 조직적인 팀으로 바꾸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윤 감독은 수원 감독에서 물러나자마자 곧바로 부산 감독직을 수락한 것에 대해서는 “수원에서 남은 계약기간 6개월 동안 외국에 나가 교육 받으며 재충전 할 것을 제안해 고민 중이었는데 갑자기 부산에서 연락이 왔다”며 “언젠가 고향팀인 부산에서 일해보고 싶었고 내 뜻을 펼쳐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수원에서도 원하는 선수들을 다 영입할 수는 없었다”며 “부산의 팀 사정에 맞춰 선수를 영입하고 어린 선수들을 잘 키우겠다”고 덧붙였다.

지난 2004년부터 2010년까지 숭실대 감독을 맡아 대학축구의 강자로 이끌었던 윤 감독은 2010년 수원 사령탑에 올라 프로 감독 데뷔 첫 해에 FA컵 우승을 일궈냈다.

부산은 안익수 전 감독이 자신의 친정팀인 성남 일화의 감독으로 부임하게 되면서 공석이 된 사령탑의 적임자로 수원에서 안정적인 팀 운영을 보여준 윤 감독을 선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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