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원작과 다른 또 다른 매력 뮤지컬 ‘삼총사’

박경찬 문화 칼럼니스트 / 기사승인 : 2013-03-27 11:0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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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엠뮤지컬
[일요주간=박경찬 문화 칼럼니스트] “정의는 반드시 승리한다”

고대 소설의 특징이라 할 수 있는 권선징악(勸善懲惡)의 구조는 현대에 와서도 대중들이 좋아할 만한 소재다.

사회가 급변하고 도덕이라는 단어가 케케묵은 이야기로 치부될 법도 하지만 여전히 사람들의 머릿속에는 착한 사람은 상을 받고 나쁜 사람은 벌을 받는다는 당연한 하늘의 이치가 뇌리 속에 자리하고 있다.

삼총사 (Les Trois Mousquetaires)는 1844년 3월부터 7월까지 신문 <세기>에 연재된 알렉상드르 뒤마가 쓴 소설이다. 총사가 되기 위해 파리로 온 가스코뉴 출신의 하급 귀족 다르타냥이 총사 아토스, 아라미스, 포르토스를 만나 벌이는 모험을 그리고 있다.

17세기 프랑스와 영국을 배경으로, 당시 프랑스 국왕이었던 루이 13세 외에도 왕비 안 도트리슈, 리슐리외 추기경, 버킹엄 공작, 슈브뢰즈 공작부인 등 역사적 인물들이 등장한다.

사실과 허구를 교묘하게 섞은 구성으로 큰 인기를 얻은 삼총사가 2004년 체코에서 뮤지컬로 탄생해 17세기 프랑스의 낭만을 노래해 왔다.

라이선스 뮤지컬이지만 제작 과정에서는 원작과 차별화를 두었다. 재미를 살리고자 삼총사 캐릭터의 스토리가 창작된 것이다. 아르미스가 왕년에는 오페라 가수였다는 설정과 포르토스가 총사가 되기 전에 해적 왕이었다는 점은 원작과 다르다.

원작에서는 아르미스는 사제에 가까운 캐릭터이며 아토스와 달타냥의 이야기가 주된 원작에는 포르포스의 과거 사연도 다뤄지지 않는다.

팜므파탈 밀라디의 사연 또한 그러하다. 아토스가 밀라디를 배신하는 과정은 뮤지컬의 원작과 다른데 원작에서는 아토스가 밀라디에게 물리적인 위해(危害)를 가함으로 아토스에게 원한을 품지만 뮤지컬에서는 밀라디의 아버지를 구명(救命)하지 못한 것에 분노해 아토스에게 원한을 품는다.

이렇게 원작과는 다른 뮤지컬이지만 아르미스가 오페라 가수가 되어 부르는 ‘사랑인가 목숨인가’는 아르미스를 여심을 흔드는 로맨틱가이로 변신시키기에 충분하며 포르토스의 ‘해적 왕 포르토스’는 그의 마초적인 매력을 보여주기에 부족함이 없다.


시각적인 볼거리와 화려함에 눈을 뗄 수 없는 무대.

‘삼총사’에 백미는 뭐라 해도 검술 장면이다. 삼총사와 추기경의 근위병들이 보여주는 검술대결은 리드미컬 하면서도 박진감 넘친다.

세 명의 총사가 시각적 효과를 높이기 위해 한 사람씩 보여주는 순차적인 검술 장면과 영화 ‘매트릭스’에서 보였던 블릿 타임(Bullet Time)효과는관객들에게 위트있고 신선한 무대를 보여준다.

아토스와 밀라디의 로맨스 회상 장면에서는 가면 축제를 연상하게 만드는 무대와 그림자 효과를 줌으로써 시각적인 역동성을 보여주는 연출 또한 인상 깊다.

음악에 맞춰서 숨 가쁘게 보여주는 무대의 전환과 마차가 무대에서 달리거나 무대에 배가 들어 오는 장면은 관객에게 실제로 살아있는 무대를 보여주기에 부족함이 없는 무대이다.

제목은 ‘삼총사’이지만 달타냥의 성장드라마 같은 이 뮤지컬은 관객들에게 볼거리와 재미를 주기에 부족함이 없는 뮤지컬이다.

하지만 너무 속도감에 편승해서 보고 나면 허무해질 수 있다. 짧은 시간에 많은 것을 보여주려는 노력과 함께 드라마의 이야기보다는 캐릭터에 너무 집중한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감은 없지 않으나 분명 즐겁게 즐길 수 있는 뮤지컬이라는 것은 부인 할 수 없다.

한편 ‘삼총사’는 오는 4월 21일까지 충무아트홀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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