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에게는 ‘괴도신사 아르센 루팡’이라는 추리소설로 더 친근하다. 이 소설의 작가는 모리스 리블랑이다.
아르센 루팡 시리즈는 장편 16편, 중단편 37편의 소설작품에 4편의 희곡작품을 더해 구성된 거대한 시리즈물이다.
당대의 대중적인 사랑을 받던 루팡 시리즈는 추리소설로는 이전에 보여주지 못한 러브스토리와 서스펜스 구조로 연애담이 장식적인 기능을 벗어나 중심사건과 맞물리는 독특한 방식을 보여줬다.
이처럼 동시대 대중들의 절대적 지지를 이끌어낸 ‘아르센 루팡’을 뮤지컬로 어떻게 만들었을까.
그리고 한국사람이 프랑스 소설을 어떻게 이해하고 무대에서 표현했을까 하는 궁금증이 앞설 수밖에 없었다.
사건에 중심에 고뇌하는 인간 ‘아르센 루팡’을 만나다.
평면적인 글을 입체적인 무대로 어떻게 가지고 와야 하는가는 연출가의 끊임없는 고민이자 숙제이다.
2년의 준비 기간을 통해 철저하게 원작과 차별화를 두고 만들었다는 뮤지컬 ‘아르센 루팡’.
국내 창작 뮤지컬인 ‘아르센 루팡’의 연출을 맡은 이종석 연출가는 얼마만큼 이 작품을 사람들에게 이해시킬 수 있을까가 제작 과정의 핵심이었고 한다.
이 연출가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영웅 루팡이 아닌 한 사람의 인간이 목표를 향해 최선을 다해 나아가는 모습을 보여주려고 했다”고 밝혔다.
뮤지컬 ‘아르센 루팡’의 줄거리는 다음과 같이 새롭게 탄생한다.
1910년 프랑스 파리 비운의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의 네 가지 보석이 차례로 사라진다. 보석이 사라진 자리에는 루팡의 푸른 장미만 남아 있다.
하지만, 왕가의 보석을 노리는 또 다른 세력들이 있다.
범죄자 레오나르도와 오페라 가수 조세핀이다. 이들은 루팡에게 살인 누명까지 씌운다.
이런 가운데 가니마르 경감과 천재적인 추리력을 가진 이지도르의 끈질긴 추격으로 포위망은 점점 좁혀 들어온다. 루팡은 물론 루팡의 여인 넬리까지 위기에 빠지게 되면서 벌어지는 내용이다.
‘아르센 루팡의 무대는 19세기 파리를 정밀하게 묘사하고 있다. 수도원, 호화여객선의 선상파티, 세느강의 다리와 기암성 등 실제 그 시대를 방불케 한다.
뿐만 아니라 회전무대와 승강무대 왜건을 사용해 전환의 효율성과 시간적인 경제성을 높이고 화려한 의상으로 끊임없이 볼거리를 제공해 관객의 눈을 즐겁게 한다.

‘아르센 루팡’의 긴장도를 약화시키는 부분은 루팡이 도둑이라는 것을 관객들이 알고 본다는 것이다.
보석이 없어지는 사건에서 루팡이 범인이란 사실을 모든 관객이 알고 있기 때문에 긴장이 떨어 질 수밖에 없다.
이러한 부분은 루팡의 이름으로 살인을 일삼고 보석을 훔치는 가짜 루팡을 등장시켜 해결하려 하지만 두 캐릭터의 팽팽한 신경전은 관객의 말초신경을 자극 시키기에는 부족하지 않나 싶다.
반전의 반전을 보여주려는 ‘아르센 루팡’. 하지만 좀 더 매혹적이기 위해서는 초반 도입부에 무게를 줄여야 하는 것 아닐까. ‘관객’은 ‘감독’보다 똑똑하다.
‘아르센 루팡’은 순수 창작 작품이다. 발전가능성은 무한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도 많다. 창작 뮤지컬이 완성도가 높은 작품으로 거듭 발전하기 위해서는 관객들의 관심과 감독의 고민이 필요하다. 오는 5월 5일까지 블루스퀘어 삼성카드 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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