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이여, 獨 분데스리가 희망으로 우뚝 서라”

이희원 / 기사승인 : 2013-04-15 01: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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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세이셔널의 화려한 주말극장 1막 1장
▲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활약 중인 손흥민이 29라운드 마인츠와의 원정 경기에서 멀티골을 기록하며 두 자리 공격포인트 달성에 성공했다. 사진은 지난 브라질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카타르와의 경기에서 득점 후 기뻐하는 모습.ⓒ뉴시스

[일요주간= 이희원 기자] 지난 주말, ‘2012-2013 독일 분데스리가’ 29라운드 경기에서 손흥민(21,함부르크)이 멀티골을 성공시키며 자신의 10,11호 골을 기록, 두 자릿수 공격 포인트 달성에 성공했다. 손흥민의 결승골로 팀 함부르크는 마인츠를 상대로 2-1 승리를 거머쥐며 최근 3연패에 빠진 함부르크를 구제하는 주인공이 됐다. 독일 유력 스포츠 전문지들은 그를 ‘승리를 가져오는 발’이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그의 폭발한 화력으로 국내 팬들은 최근 유럽 진출 선수들의 득점 가뭄을 한 큐에 해결하는 기쁨을 누렸다. 손흥민은 차범근, 설기현, 박지성, 박주영에 이어 5번 째로 유럽 리그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한 한국인이 됐다. 그야말로 ‘손흥민 전성시대’가 열린 것이다.

손흥민 이제 날아오를 때

유럽축구의 4대 리그(잉글랜드 EPL(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이하 라리가), 독일 분데스리가, 이탈리아 세리에A) 중 하나인 독일 분데스리가는 최근 2년 사이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 리그(챔스) 결승진출 등으로 다시 두각을 나타내며 하향세라는 이탈리아 세리에A리그를 제치고 3대 리그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올해 역시 레알 마드리드와 FC바르셀로나 등 스페인 라리가 2팀과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와 바이에른 뮌헨 등 분데스리가 2팀이 챔스 4강전에 오르며 축구의 종주국인 잉글랜드를 위협하는 태세다.

이 가운데 독일 분데스리가는 최근 리그 경기의 상승세에 일조한 선수로 21세 이하 선수들을 언급하며 당당하게 ‘함부르크의 희망’으로 손흥민을 언급했다. 공격형 미드필더(MF)에 손흥민을 비롯해 FC샬케 04의 줄리안 드락슬러(19)와 도르트문트의 마리오 괴체(20), 마르코 로이스(23) 이 그 이름을 올렸다. 이들과 이름을 나란히 한다는 것 역시 손흥민의 포지션이 남다르다는 것을 입증하고 있다.

특히 손흥민은 지난 3월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전에서 중동의 카타르를 상대로 결승골을 뽑아내며 한국을 넘어서 아시아 최고의 유망주로 떠오르는 기세다. 하루가 멀다하고 유럽 빅클럽에서 그에게 러브콜을 보내는 것을 보면 마치 ‘박지성 전성시대의 EPL’을 보는 듯한 기분에 빠져드는 요즘이다. 이날 경기에서 그의 골은 ‘공격수 부재’를 앓고 있던 국가대표에 한 줄기 빛으로 다가오고 있다.

그가 세운 두 자릿수 공격포인트는 실로 오랜만이다. 현재 라리가 셀타비고에서 뛰고 있는 박주영이 프랑스 리그1에서 활약할 당시(AS모나코 시절) 11골을 터뜨린 이후 처음이다. 여기서 분석에 들어가면 박주영의 11골 가운데 4골이 패널티킥인 반면 손흥민의 골에는 패널티킥이 없다. 게다가 리그1과 분데스리가의 수준 차 역시 손흥민의 능력을 반증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또한 지금 그의 나이 역시 주목해야한다. 그는 이제 20세로 아버지 손웅정 축구감독의 의지로 일찌감치 독일 무대로 건너갔다. 이에 공격수로써 먼저 진출했던 차범근을 비롯해 설기현과 박주영이 세운 기록을 넘어서는 것이다. 손흥민은 이날 골로 리그 전체 개인 득점 9위에 올랐을 뿐 아니라 21세 이하 공격수 가운데 1위에 올라섰다.(2위는 10골을 기록하고 있는 득점왕 마리오 괴체다)

A대표팀 활용 관건

이렇듯 손흥민의 활약에 비해 한국 대표팀에서 그를 주전으로 세운 일은 손가락에 꼽는다. 지난 카타르전 역시 10분 여 남짓한 상황에서 교체 출장했고 손흥민은 당시 벤치에 있었던 자신을 드러내고 싶은 의지가 강했던 탓인 지 격렬한 몸싸움도 불사했다. 결국 원샷 원킬로 골망을 흔들었고 이날 스타로 떠올랐다.

대표팀에서 손흥민의 장점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까닭은 무엇일까.

그 이유로 감독의 주문에 제대로 화답하지 않은 까닭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대표팀 플레이가 손흥민의 장점을 녹아내리기에 역부족이었다는 게 조심스러운 분석이다.

여기서 주목해야할 부분은 손흥민의 포지션이다. 그는 함부르크에서 공격형 미드필더와 좌우 윙어로 활약해왔다. 그의 강점으로 함부르크는 포지션을 가리지 않고 공격 포인트가 되는 자리에서 강력한 슈팅을 날리다는 데 있다.

그러나 대표팀의 경우 손흥민을 공격형 미드필더가 아닌 전형적인 미드필더로 활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발 빠른 순발력으로 상대팀 선수의 발목을 잡는 동안 최전방 공격수로 나서는 이동국, 과거의 경우 박주영 등이 이를 골로 연결해왔다. 이에 손흥민은 독일 내 활약에도 불구하고 골을 넣는 선수가 아닌 골을 넣는 것을 도와주는 선수로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이 결과 최근 A매치 12경기에서 1골을 기록하는 아쉬운 결과로 이어졌다.

하지만 이번 카타르전이 약이 됐을까. 이제 손흥민의 포지션 교체 등 대표팀도 포메이션의 다양화 등을 이끌어야하는 숙제가 남았다. 특히 수비형 미드필더를 중점적으로 키우는 국내팀의 경우 최전방 공격수에 골을 의지해야하는 ‘의지 박약형’ 흐름이 주도적이다. 대표팀의 공격력을 이끌어 손흥민의 포지션을 제대로 장착한다면 A대표팀의 미래가 보다 희망적이 되지 않을까.

주말, 독일 스포츠 잡지 빌트는 손흥민을 두고 이렇게 말했다. “손흥민의 집중력이 팀이 나아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이제 국내대표팀도 독일 분데스리가의 희망으로 우뚝 선 그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기회를 잡는 일만 남았다.

*손세이셔널이란.
Sensational+손흥민의 합성어로 최근 물오른 활약을 보인 그에게 독일 팬들이 붙여준 애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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