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배 통산 5번째 우승에 도전하는 이창호

백대현 프로8단 / 기사승인 : 2013-04-29 09: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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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대현 프로의 바둑읽기] 그 다섯번째 이야기
▲ 이창호 9단(오른쪽 사진)과 중국의 왕하오양 6단의 대국 장면
LG배 통산 5번째 우승에 도전하는 이창호

4월 23일 서울 홍익동에 위치한 한국기원에서 제18회 LG배 조선일보 기왕전 통합예선결승전이 벌어졌다. 본선시드를 제외한 나머지 16장의 티켓을 거머쥐기 위한 마지막 과정은 치열한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특히 한국과 중국이 맞붙은 한·중전에 더욱 관심이 집중된 가운데 총 8판이 벌어진 한·중전의 성적표는 4:4로 팽팽한 균형을 이뤘다. 최종 결과에서도 한국과 중국이 각각 8명씩 본선에 올랐고, 일본과 대만은 전멸했다.

한·중전을 살펴보면 이창호 9단이 중국의 왕하오양 6단을 물리치며 가장 먼저 승전보를 전했다. LG배에서 4회 우승(3회 준우승)을 한 이창호는 대회 18년 연속 본선진출에 성공하며 LG배 역사와 함께한 오랜 인연을 이어갔고, 안조영 9단과 목진석 9단이 각각 리캉 6단과 우광야 6단을 물리치며 오랜만에 본선에 올라 중견의 자존심을 세웠다.

홍성지 9단도 판윈뤄 4단에게 승리하며 LG배 첫 본선의 기쁨을 누렸다. 그러나 한국의 기대주 김승재 5단이 중국의 차세대 에이스 리친청(15)2단에게 패했고, 중국의 장웨이제 9단과 창하오 9단을 물리치며 한국 신예 기사의 무서움을 보여준 최홍윤 2단이 하이저우 2단에게 패하며 마지막 관문을 뚫지 못했다.

또한 이원영 4단과 김현찬 2단도 각각 중국의 퉈자시 3단과, 셰얼하오 초단에게 패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한편 최철한 9단은 한태희 3단을, 강동윤 9단은 박승화 5단을 안형준 3단은 박정상 9단에게 형제대결에서 승리하며 본선에 올랐고, 마지막까지 미세한 승부를 연출했던 김성진 2단과 나현 3단의 승부에서는 김성진 2단이 290수만에 백 반집승을 거두며 입단 후 처음으로 세계대회 본선 무대를 밟았다.

한국은 본선 시드 6장을 포함해 총 14장의 본선 티켓을 중국은 본선 시드 7장을 더해 총13장, 일본이 4장, 대만이 1장의 티켓을 배정받았다. 제18회 LG배 조선일보 기왕전은 조선일보사가 주최하고 (주)LG가 후원하며 총규모 13억원이다. 우승상금 3억원, 준우승은 1억원의 상금이 주어진다. 본선 32강전은 6월 10일, 16강전은 12일 벌어질 예정이다.

본선진출자 명단은 다음과 같다.

한국(14명) 원성진,이세돌,박정환,김지석,박영훈,조한승 9단(이상 시드), 이창호,안조영,목진석최철한,강동윤,홍성지9단, 안형준 3단, 김성진 2단(이상 예선 통과)
중국(13명) 스웨,구리,천야오예,저우루이양,판팅위 9단(이상 시드), 리저 6단, 퉈자시,궈위정,장타오 3단, 한이저우,리친청,샤천쿤 2단, 셰얼하오 초단(이상 예선 통과)일본(4명)이야마 유타,다카오 신지,하네 나오키,고노 린 9단(이상 시드)
대만(1명) 샤오정하오 8단(시드)

[집중분석] 제18회 LG배 통합예선 4회전

흑: 치우쥔 9단 백: 홍성지 9단
결과: 294수 끝 백 1집반승

홍성지 9단이 LG배 통합예선을 통과하며 가장 기억에 남는 대국으로 치우쥔 9단과의 승부를 꼽았다.

본 대국에서 홍성지 9단이 중반전에 침투란 무엇인지 보여주는 재미있는 장면이 등장한다. 홍성지 9단의 침투의 정석을 함께 감상해보자. 1도는 실전진행 중 장면도다. 형세는 팽팽한 상황. 치우쥔 9단이 흑 △로 젖혀온 장면이다. 단순하게 2도 백 1로 막아서 받아주는 것은 흑 2, 4, 6까지 중앙이 뚫려서 백이 불만이다. 홍성지 9단은 3도 백 1로 한 점을 잡으며 두터움을 선택한다.

자체로는 흑 2의 실리를 뺏겨 불만이지만 홍성지 9단의 눈은 부분이 아닌 국면 전체를 보고 있었다. 백 3의 응수타진에 이어 백 5가 멋진 침투의 맥점이다. 좌 중앙의 백의 두터움으로 인해 실전과 같은 진행이 더욱 강력해진 것이다. 4도 흑 1로 젖히는 것은 백 2가 좋은 수법으로 우상귀를 버림돌로 활용해 백 8까지 기분 좋게 상변 흑 진영을 돌파한다.

수순 중 흑3으로 5도 같이 흑 1로 안쪽에서 받는 것은 백 2가 타개의 맥이다. 백 6까지 상변 모양의 주인이 바뀌게 된다. 흑이 싸움을 피하기 위해 6도 흑 1로 아래로 젖히는 수는 백 2로 되 젖히는 수가 좋아서 백 8까지 백 만족. 흑 5로 7도 흑 1로 버티는 싸움은 백 2이하 백 8까지 외길의 진행이다.

여기서 보면 좌 중앙 백의 두터움으로 인해 흑 가의 축이 성립하지 않아 흑이 힘겨운 싸움이다. 결국 치우쥔 9단은 고민 끝에 8도 흑 1로 치받는 수를 선택했다. 홍성지 9단은 백 2로 힘있게 중앙으로 늘어두며 먼저 머리를 내밀었고, 흑 3, 5에 백 6의 날일자로 행마하여 백 모양이 안정된 형태를 갖추어 상변 침투의 목적을 달성한다.

백 8까지 백이 약간 이득을 본 모습. 이후로도 두 기사의 치열한 공방전이 이어졌으나 홍성지 9단은 여기서 잡은 우세를 끝까지 지켜내며 중국에서 끈기의 상징인 치우쥔 9단을 제압한다. 홍성지 9단이 LG배 첫 본선에서 계속해서 좋은 활약을 펼쳐주기를 기대한다.

황태자 김지석, 이세돌 9단에게 3:0 완봉승을 거두다.

김지석 8단이 22일 벌어진 제18기 GS칼텍스배 결승5번기 제3국에서 303수 만에 흑 불계승을 거두며 종합전적 3-0으로 우승했다.

바둑은 이길 때도 있고 질 때도 있는 것이라고 하지만 상대가 세계최강 이세돌 9단이기에 김지석 8단이 3:0으로 완봉승을 거둘 것이라 예상한 사람은 아마도 거의 없었을 것이다. 김지석 8단은 박정환 9단과 함께 라이벌로 주목을 받으며 성장했다.

입단 초년병 시절 프로기사들이 꼽은 유망주로 함께 지목되기도 했다. 하지만 박정환 9단이 늘 조금씩 더 앞서 나가는 느낌이었다. 그러나 김지석 8단은 이번 대회에서 거함 이세돌 9단에 상대로 3:0 완봉승을 거두며 엄청난 자신감을 얻었다. 이제 누구를 만나도 두려움이 없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앞으로 라이벌 박정환 9단과의 대결이 더욱 흥미진진해 질 전망이다. 이세돌 9단은 올 초에 한 언론과의 인더뷰를 통해 김지석을 ‘포스트 이세돌’로 지목한 바 있었다. 이세돌 9단이 박정환이 아닌 김지석을 지명한 것은 아마도 물러서는 않은 공격적인 스타일과 상식을 뛰어넘는 변화무쌍한 기풍에서 김지석이 자신과 가장 비슷하다고 느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이번 대회를 통해 과연 이세돌의 눈은 틀리지 않음을 보여줬다. 현재 한국랭킹을 살펴보면 이세돌 9단이 1위 박정환 9단이 2위 김지석 3단이 3위이다.

정상의 자리를 놓고 펼치는 최고의 기사들의 멋진 승부들이 세삼 기대된다. 김지석은 이번대회 우승을 계기로 9단에 오르는 기쁨도 함께 누렸다. 제18기 GS칼텍스배는 GS칼텍스(주)가 후원하고 매일경제신문과 MBN, 바둑TV가 공동 주최했다. 우승 상금은 7,000만원, 준우승 상금은 1,500만원이다. 제한시간 10분에 초읽기 40초 3회를 주었다.

<백대현 8단>

소속 : 한국기원
이름 : 백대현 白大鉉
생일 : 1978년05월15일

약력
1994년 : 입단. 제39기 국수전 본선.
1995년 : 제4기 연승바둑최강전 본선.
1996년 : 연승바둑최강전, 배달왕기전 본선
1998년 : 4단 승단. 제3회 LG배 세계기왕전 본선
1999년 : 제30기 명인전 본선, 제4회 LG배 세계기왕전 본선. 명지대학교 바둑학과 입학.

2000년 : 제44기 국수전, 제10기 신인왕전 본선
2002년 : 제6기 SK가스배 신예프로10걸전 준우승.
2003년 : 제47기 국수전 본선. 제3기 오스람코리아배 신예연승최강전 본선. 제7기 SK가스배 신예프로10걸전 준우승.

2004년 : 제8회 SK가스배 신예프로10걸전 4위. 제1기 전자랜드배 왕중왕전 8강진출.

2007년
제1회 2007 마스터즈 본선 16강
제26회 KBS바둑왕전 본선
제19회 기성전 본선

2009년
03.20 제28기 KBS바둑왕전 본선진출
03.30 7단 승단
04.20 제14회 LG배 세계기왕전 본선 진출
06.18 제52기 국수전 본선 진출
12.01 제15회 GS칼텍스배 본선진출

2010년
01.13 제2회 비씨카드배 64강 본선진출
04.23 제15회 LG배 세계기왕전 본선진출
07.12 8단 승단

바둑 프로 8단
현재 K바둑, 바둑TV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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