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어리그 사령탑 교체의 明(명)과 暗(암)

이희원 / 기사승인 : 2013-05-21 02:2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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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해부] EPL BIG3 감독의 세대교체
[일요주간=이희원 기자] 2012-2013 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가 이번 주말 38라운드 경기를 끝으로 올 시즌 긴 여정에 마침표를 찍었다.

앞서 싱겁게도 우승을 확정시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지난해 우승팀 맨체스터 시티 그리고 FC첼시의 3강 구도로 윤곽이 잡힌 가운데 이들 팀의 감독에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27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사령탑을 지켰던 알렉스 퍼거슨 (71)감독이 애버턴FC의 데이비드 모예스(50)감독을 직접 지목하며 향후 6년간의 맨유號(호)의 열쇠를 넘겨줬다. 지난해 EPL우승팀인 맨체스터 시티(맨시티)의 로베르토 만치니(48)감독은 구단주와의 불화를 이겨내지 못한 채 준우승의 영광에도 불구하고 전격 경질되는 아픔을 겪었다.

여기에 지난 시즌, 맨체스터 2강 체제를 위협한 존재감 있는 팀을 언급하자면 바로 첼시다. 첼시는 UEFA(유럽축구연맹)챔피언스리그(이하 챔스) 우승팀이자 올 시즌에 유로파 우승까지 이뤄내며 유럽축구의 최강팀임을 입증했다.

이런 첼시 역시 지난 시즌에는 로베르토 디 마테오(42)감독 대행 체제에서 올 시즌 라파엘 베니테즈(53)감독 대행까지 힘겨운 조건 속 최고의 흥행 성적을 이뤄냈다. 첼시의 차기 사령탑으로 레알 마드리드의 주제 무리뉴(50)감독이 물망에 오르는 가운데 차기 시즌, EPL감독들의 향방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발 빠른 세대교체 바람


어느 리그 이던 간에 감독의 선수 활용 능력이 무엇보다도 팀의 활력을 주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다. 맨유가 EPL최강팀의 자리를 몇 년간 지켜온 것은 ‘퍼거슨 감독’의 힘이 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는 맨유뿐 아니라 EPL의 인기를 이끌어온 선봉장이다. 그가 잉글랜드가 아닌 타 유럽 리그에서 지휘봉을 잡았다면 EPL 인기의 향방을 바뀌었을 것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이니 말이다.

맨유는 새로운 감독인 모예스와 함께 EPL 맨유史를 새로 쓸 준비를 하고 있다. 물론 감독 뿐 아니라 최고의 공격수를 누가 모셔오는 가도 성공의 관건이 되겠지만 현 판세는 감독의 지휘봉으로 관심이 쏠린 상태다.

맨유는 지난 주 퍼거슨 감독의 전격 은퇴로 후임에 대한 논의로 축구판이 떠들 썩 했다. 여러 인물들이 거론된 가운데 퍼거슨 감독의 선택을 받은 이는 바로 모예스 감독이다. 모예스감독을 직접 지목한 것이 바로 퍼거슨 감독으로 알려지면서 그에 대한 팬들의 기대감은 높아지는 태세다.

관례상 감독 간 계약은 3년이 가장 기본이다. 그러나 맨유가 6년을 계약을 내세우면서 그에게 최고의 신뢰감을 표현했고 이제 남은 것은 모예스 감독의 지도력에 있다.

잉글랜드 유력 일간지의 보도에 따르면 퍼거슨은 모예스 감독의 지도력에 점수를 줬다고 말한 바 있다. 그는 애버턴에서 무려 11년간 코치부터 감독까지 자리가 바뀌는 상황에서도 단 한번의 강등없이 1부리그 중하위권 팀에서 중상위권 팀으로 끌어올리는 데 성공적인 역할을 했다. 애버턴은 존재감이 없던 ‘강등권’ 팀에서 상위권을 위협하는 팀으로 도약한 것이다.

첫 시즌부터 그에게 우승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일 지도 모른다. 하지만 팬들은 물론 구단에서 원하는 것은 바로 챔스 상위권 도약일 것이다. 맨유는 2007-2008 시즌 챔스 우승을 끝으로 4강 문턱에서 줄곧 미끄러지고 있다. 물론 리그 우승도 중요하지만 트레블 달성(리그우승,챔스우승, FA컵우승)을 위한 자존심에 금이 가는 것은 바로 유럽계 최강팀을 가른다는 챔스 성적 부진일 것이다.

많은 팬들은 여기에서 기대감이 떨어진다는 판단을 내놓고 있다. 모예스 감독의 경험 부족이다. 그가 몸담았던 애버턴은 챔스 진출 이력이 전무하다. 맨유로서는 챔스 상위권 입성을 어느 때보다 갈망해왔기 때문에 팬들과 구단에 만족할 만한 성적표를 내어줄 지는 아직까지는 물음표인 상태.

하지만 아직 뚜껑이 열리지 않은 상태에서 기대감을 실어주는 것은 무리가 아닐 터. 퍼거슨이 20여 년 간 일궈 온 올드 트라포드에서 우승의 기세를 몰아넣을 수 있을지 여부에 맨유 팬들의 눈과 귀가 집중되고 있다.

만치니 감독 후임 페예그리니 물망

여기에 지난해 리그 우승팀인 맨체스터 시티의 만치니 감독의 전격 경질 소식으로 맨시티 역시 새로운 감독에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말라가CF 감독인 마누엘 페예그리니(59)가 물망에 올랐다.

그 동안 구단주와의 끊임없는 불화설로 구설수에 올랐던 만치니 감독은 결국, 14일(현지시각)경질이 현실화되고 말았다. 가장 문제가 된 것은 바로 FA컵 결승. 누가 뭐라고 해도 결승에서 맨시티의 우승을 예상했던 것이지만 그날 경기력이 문제가 됐다.

강등권 팀인 위건에 패한 것. 여기에 리그 준우승으로 EPL 2연패를 놓친 것(물론 혹자는 욕심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과 챔스 32강에서 탈락 수모를 겪은 부분까지 더해지면서 만치니 경질설이 끊임없이 제기된 바 있다.

특히 맨시티는 여유로운 구단 자금을 최대한 활용해 선수진들을 구성해온 것으로 유명하다. 그러나 만치니 감독은 맨시티의 화려한 스쿼드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것이 아니냐는 비난을 받아왔다. 그것도 그럴 것이 챔스 성적이다. 결국 발전하지 못하는 모습으로 실망감을 안겨준 그는 구단주와 팬들의 외면으로 자리를 물러나고 말았다.

만치니 감독의 후임으로 가장 유력한 감독인 페예그리니는 팀 말라가가 선전하는 가운데 재정적 페어플레이(FFP)의 룰 위반으로 2013-2014 시즌 유럽리그 진출길이 막히고 말았다. 이에 그가 새로운 팀을 찾고 있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

물론 그 역시 무리뉴 감독 이전 레알을 이끌었던 감독으로 당시 부진한 성적으로 쫓기다 시피 나왔지만 이후 말라가에 입성해 리가 경기는 물론 챔스 성적(8강진출)까지 상위권 레벨까지 끌어올리는 데 성공하면서 ‘명장’의 칭호를 얻기에 충분하다는 평가다.

베니테즈의 쓸쓸한 행보

이들은 물론 향후 가장 이목이 집중되는 감독은 라파엘 베니테즈 감독의 후임으로 지목 된 주제 무리뉴(레알 마드리드)감독이다. 베니테즈 감독이 첼시에 감독대행으로 부임할 당시 첼시 팬들의 야유가 보통을 넘어섰다. 과거 리버풀FC 감독이었던 그가 첼시 팬들을 향해 욕설은 내뱉은 바 있어 첼시 팬이라면 그를 좋게 볼 리 만무했다.

첼시의 상위 입성이 이어지던 지난 3월에도 서포터들 사이에서 ‘베니테즈 보이콧’까지 제기됐다. 그러나 그는 첼시에 유로파리그 우승컵을 안겨줬고 EPL 2강 체제인 ‘맨체스터’ 형제에 이은 ‘3强(강)구도’를 만드는 데 일조했다.

이런 그가 ‘임시직함’을 내려놓는 시기가 다가오자 관계자들 사이에서 ‘무리뉴 감독 리턴설’이 끊임없이 제기됐다. 연이은 유럽 간 경기에서 우승컵을 거머쥔 첼시를 선뜻 맡을 수 있는 감독은 많이 않을 것. 잘해야 본전이기 때문이다.

물론 베니테즈의 잔류설도 나오는 태세다. 그러나 첼시에서의 6개월은 그에게 힘들었던 시기임에는 틀림없다. 아무리 임시 감독 대행이었다고 해도 “RAFA OUT!”이라는 플래카드를 내걸며 적개심을 품은 서포터들과 마찬가지로 구단 역시 끊임없이 “올 시즌 한정”이라는 표현을 단 한 번도 빼놓은 적이 없다.

화려한 성적으로 팀을 이끌었지만 그에게 돌아온 것이 ‘임시직’이라는 꼬리표라면 과연 그가 첼시에 잔류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안타까운 부분이 많다. 리그 3위에 올라선 것도, 시즌 막바지 3일 간격으로 유로파리그와 FA컵 일정을 모두 소화해 내야했던 첼시를 적절한 선수 간 로테이션을 구사하며 유로파 우승트로피를 거머쥔 것은 칭찬해야할 부분이다. 비록 서포터즈와 구단의 사랑을 받지 못하였다 하더라도 올 시즌 첼시에 우승컵을 안겨준 것은 바로 그의 힘이 컷 기에 그를 향한 격려의 손짓을 보낼 때임에는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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