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에서는 입이 아닌 두 눈을 열어라”

김진영 / 기사승인 : 2013-08-13 10:5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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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노해 아프리카 사진展-<나일강가에>

“내 어머니는 검은 여인…내 고향은 아프리카/ 나는 아프리카에서 걸어 여기까지 왔다…
나는 시원의 땅에서 걷고 달리고/ 먹고 살고 말하는 법을 배웠다”
-박노해 시집 『그러니 그대 사라지지 말아라』中 <나는 아프리카인이다>


태초의 순수가 단단하게 뿌리박은 땅 아프리카. 아프리카는 가장 오래된 대륙이기도 하지만 그래서 언제나 새로운 탄생의 땅이기도 하다. 아프리카에서 우리는 잃어버렸던 본래의 모습을 ‘새롭게’ 발견한다.

오래된 처음에서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힘, 아프리카에 흐르고 있는 이 ‘시원의 힘’은 인류 정신이 막다른 절망에 빠졌던 순간마다 우리를 일으켜 세우고 소생시켜 왔다.


박노해 시인이 아프리카로 떠났다. 청나일 강과 백나일 강이 하나로 만나 흐르는 땅, 인류 최초의 피라미드를 간직한 누비아 사막의 땅, 590여 부족이 공존하며 ‘작은 아프리카’라 불리는 땅 수단.

“이곳에서는 입이 아닌 두 눈을 열어라”라는 아프리카 속담처럼, 박노해의 사진에서 우리는 흔히 상상하던 아프리카와는 전혀 다른 삶의 진실을 마주하게 된다.


사막을 푸르게 물들이는 나일 강처럼 자신의 걸음마다 푸른 지경(地境)을 넓혀가는 수단 사람들과 함께, 우리 모두의 고향인 아프리카에서 ‘시원(始原)의 힘’을 길어올리는 시간. 푸른 종려나무 숲 사이를 걸으며 내 마음에 한 그루 나무를 심어가는 <나일 강가에>展이 관람객의 눈과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일시: 2013년 7월 12일 ~ 2013년 11월 13일
장소: 종로구 부암동 44-5 라카페 갤러리(무료관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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