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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PL 개막 후 이목을 끌고 있는 맨유 데이비드 모예스 감독(사진 왼편부터), 맨시티 마누엘 페예그리니 감독, 그리고 ‘스페셜 원’ 첼시 주제 무리뉴 감독 ⓒNewsis/AP |
맨유 모예스식 전술 無 vs 맨시티 페예그리니 자원 활용 성공적
스페셜 원 무리뉴 복귀 첼시 상대팀 압박에 살아남는 전술 시급
[일요주간=이희원 기자] 축구종주국 잉글랜드가 2013-2014 시즌 EPL(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의 뜨거운 서막을 열었다. 이번 시즌 직전 상위랭커의 수장이 3명이나 교체됐고 그 가운데 가장 이목을 끄는 것은 맨유 알렉스 퍼거슨(72)감독의 28년 역사를 뒤로하고 사령탑을 이어받은 데이비드 모예스(50) 감독이다.
한편 감독과의 불화설이 끊이지 않던 맨시티는 마누엘 페예그리니(59)감독을 영입하며 2라운드까지 성공적인 승리로 올 시즌 우승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여기에 다시 친정팀 복귀를 선언한 첼시의 ‘스페셜 원’ 주제 무리뉴(50) 감독 역시 상승세를 타고 있는 첼시의 新부흥기를 이끌 것이라는 기대감을 한껏 올리는 태세다.
이들 상위랭커는 1라운드 관문이 열리자 첫 승을 신고하며 산뜻한 출발을 예고했다. 이번호에서는 EPL 개막전을 통한 올 시즌 EPL 우승 흐름도를 그려보고자 한다.
찝찝한 승리 맨유 모예스식 전술 미흡
EPL에서 최다 우승기록을 보유한 맨유는 스페인식 축구(프리메라리가)를 지향하는 스완지 시티(감독 미카엘 라우드럽(49))를 상대로 4-1 대승을 거머쥐며 시즌 첫 승을 신고했다. 경기 결과만 볼 때 그야말로 ‘대승’이지만 내용을 분석해보면 모예스 감독 전술에 대한 아쉬움이 드러나고 있다. 이날 경기의 주도권을 쥔 팀은 맨유가 아닌 스완지 시티라는 데 이견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맨유는 우승했다.
맨유는 기록상의 열세(볼 점유율 54-46, 패스 성공률 87-82, 슈팅 수 17-14)에도 확실한 스트라이커인 로빈 판 페르시(30)의 가치를 재차 확인시켜주는 데 부족함이 없었다. 맨유는 주도권은 내줬지만 단단하고 견고한 수비와 상대팀에게 무자비한 원톱의 활약으로 승리를 거뒀다.
여기서 맨유 모예스號(호)에 대한 아쉬움이 묻어나오고 있다. 시즌 직전 이적 시장에서 그는 마이클 캐릭(32)의 파트너에 대한 보강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개막전에서 캐릭의 파트너로 톰 클레버리(24)를 선택했다. 그러나 클레버리는 스완지의 압박에 고전을 면치 못하며 볼을 빼앗기기 일쑤였고 패스의 정확도 역시 떨어졌다. 결국 최전방 스트라이커에 볼을 배급해야하는 역할을 하는 캐릭과 공격진으로 이어지는 패스가 원활하지 못했다.
모예스 감독은 중원에서 원활한 경기 운영을 위해 노련한 라이언 긱스(39)를 중앙으로까지 움직임을 넓히는 한편, 파트리스 에브라(32)에게 좌측 공격을 일임했다. 양 팀 모두 4-2-3-1 포메이션을 활용했지만 라우드럽의 스완지가 보유한 압박 축구를 뚫는 데는 역부족이었다.
중원의 움직임에서 문제점이 보일 경우 윙어로 하여금 상대 페널티 박스까지 볼 배급을 맡겨 해당 지점에서부터 부분 전술을 띄우기 마련이다. 하지만 긱스는 중앙에서 그리고 대니 웰백(22)은 판 페르시 아래에서 움직이느라 볼 배급을 할 여유가 좀처럼 나지 않았다. 또한 안토니오 발렌시아(28)는 부상에서 아직까지 컨디션 조절에 성공하지 못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결국, 클레버리와 발렌시아의 부진에 모예스식 전술이 성공을 거두지 못하면서 스완지의 위험 지역으로 조차 접근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등 좋은 경기를 펼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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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막전에 나선 맨유 데이비드 모예스 감독, 경기 내내 답답한 표정이 역력했다.ⓒNewsis/AP |
그럼에도 불구하고 맨유가 승리를 거둔 것은 바로 판 페르시 덕분이다. 앞서 언급했듯 볼 배급의 미흡으로 원톱이 고립되거나 상대 골문과 먼 위치에서 볼을 잡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 나올 경우 오프사이드를 깨는 원톱의 전광석화와 같은 움직임이 필요하다. 원톱이 적절한 타이밍으로 골망을 건드는 것에 한낱 기대감을 걸게 된다.
특히 이날과 같이 양 팀 간 팽팽하게 맞설 경우 첫 골의 중요함은 그 어느 때보다 커진다. 터질 듯 터지지 않던 첫 골의 정적을 판 페르시가 깼다. 오프사이드 트랩을 절묘하게 뚫고 들어간 그를 본 긱스가 적절한 타이밍에 맞춰 패스를 찔러주자 이를 골로 연결했다.
주도권을 잡고 경기에 임했던 스완지 시티는 실점을 허용하면서 심리적으로 무너지기 시작했다. 판 페르시의 첫 골에 이어 부진한 움직임으로 실망감을 주었던 웰백이 추가골을 터뜨리며 사실상 이날 승리를 확신하게 만들었다.
상대방을 위협하는 최전방 공격수 판 페르시가 아니었다면 이날 승리는 장담할 수 없었다. 맨유 모예스호에서 풀어야 할 숙제는 볼 배급을 위한 캐릭의 파트너 선정으로 남았다. 또한 양쪽 날개인 윙 포워드의 활용 역시 아직까지 미흡한 부분이다. 이제 시즌을 신고한 맨유가연 이은 우승 트로피를 거머쥘 수 있을 지는 바로 모예스 감독 손에 달렸다.
페예그리니의 맨시티 성공적인 경기 예감
전 시즌까지 맨체스터 시티 팬들이 만치니 감독을 답답하게 생각했던 것은 소심한 경기 운영으로 보유한 자원의 능력을 100% 이끌어내지 못한 부분이다. 과거 만치니 감독은 유럽 최고 수준의 공격진을 배치하고도 그들을 제대로 운영하지 못한 채 자신의 전술에 선수들을 끼워 맞추려고 했다는 점이 아쉬운 점으로 꼽힌다. 이에 우승트로피 달성 및 챔스 진출에도 불구하고 수비적인 경기 운영과 자원 활용 문제로 비난은 끊이지 않았다.
이에 폐예그리니 감독의 데뷔전은 이와 사뭇 다른 경기 일색이었다. 올 여름 이적 시장에서 영입한 자원인 헤수스 나바스(27)와 페르난지뉴(28)를 활용하며 팀이 요구한 바를 충실히 수행했다. 또한 팀의 공격 자원인 에딘 제코(27) 등은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리는 데 성공했다. 페예그리니 감독은 답답했던 맨시티를 매혹적인 팀으로 변신시키는 데 일조했다.
폐예그리니 감독이 이끈 맨시티는 무엇이 달라진 것일까. 만치니 감독과의 차이점이 극명하게 드러난 것은 바로 높은 지역에서부터 압박을 가하는 점이다. 과거 공격진의 부실한 수비 후 나머지 포지션의 자원들이 해당 진영으로 내려가 수비벽을 구축했던 반면, 페예그리니호는 전방 압박을 강조해 빠른 시간 안에 상대 골문과 가까운 위치에서 공격권을 되찾는 방법을 꾀했다. 즉, 수비 뒤 공간에 대한 위협은 감수하되 공격적으로 경기를 운영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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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공적인 감독영입으로 팬들로부터 지지를 받고 있는 맨시티 마누엘 페예그리니 감독 ⓒNewsis/AP |
뿐만 아니라 롱패스가 아닌 숏패스 위주로 중앙 중심으로 공격 패턴을 변화하는 등의 전술을 구축했다. 즉 4-4-1-1 이지만 사실상 4-3-3에 가까운 움직임이었다. 최고의 공격 자원인 제코와 세르히오 아구에로(25)가 중앙에서 마치 투톱과 같은 움직임을 하는 동안 양 윙어로 나바스를 터치라인에 붙여 쓰리톱의 포워드로 활용했다. 좌측에 배치된 실바를 중앙으로 이동시켜 제코와 아구에로 아래쪽의 움직임을 담당하며 상대팀의 수비라인 사이에서 뛰었다.
특히 중앙으로 이동하는 실바에게 가엘 클리시(28)가 오버래핑하고 나바스가 측면으로 벌려주면서 실바에게 클리시의 왼쪽과 제코와 아구에로의 중앙 그리고, 나바스의 측면까지 모든 길을 제공해 주겠다는 뜻으로 해석되며 이날 4-0 대승을 이끈 주인공이 됐다. 주목할 부분은 과거 맨시티가 측면 활용의 부재로 공간 창출에서 아쉬움을 보였던 것을 새로운 옵션을 장착해내 성공적인 사령탑 교체 좋은 예시가 되어주었다는 점이다.
만치니 감독이 완벽한 수비를 위해 공격의 대부분을 희생했다면 폐예그리니 감독은 수비를 줄이는 대신 다른 모든 부분을 모두 성공적으로 증폭시킨 예로 보인다. 이런 페예그리니 감독이 과연 리그 우승팀으로 혹은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이하 챔스) 우승을 향한 포석이 될지는 아직까진 미지수이다. 우승트로피를 들어 올린 경험이 없기 때문이다. 다만 확실한 것은 지루했던 만치니 감독의 맨시티를 재미 넘치는 경기로 이끌 것이라는 기대감은 버리지 않아도 될 전망이다.
복귀한 스페셜 원 답답한 경기 일색
타 팀에 비해 경기를 먼저 치른 첼시는 2연승 가도를 달리고 있다. 이번 여름 이적 시장을 통해 새롭게 영입되었거나 임대 복귀된 선수가 단 한 명도 없었다. 기존 라인업에 변화를 두지 않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첼시는 골키퍼인 페트르 체흐(31), 애슐리 콜(32),존 테리(32),게리 케이힐(27), 브라니슬라브 이바노비치(29), 프랭크 램파드(35), 하미레스(26), 에당 아자르(22), 오스카(21), 후안 마타(25), 뎀바 바(28)를 모두 선발 라인업에 올렸다. 결국 지난 시즌 멤버들을 그대로 가되, 어떤 경기력을 발휘할 수 있을 지가 복귀전의 핵심으로 떠올랐다.
전반적으로 선수들의 움직임은 성공적으로 평가받았다. 경기 주도권을 잡은 첼시는 지공과 속공을 골고루 활용하며 상대팀의 빌드업이 시작되면 바로 전방 압박으로 이를 무너뜨렸다. 특히 공격형 미드필더로 활용된 오스카의 움직임도 눈에 띄었다. 전방에 있던 오스카를 후선으로 내리면서 상대팀의 중원 움직임을 자신과 가깝게 유인하려는 움직임이 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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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친정팀 첼시로 돌아온 스페셜 원 주제 무리뉴 감독, 경기가 생각만큼 풀리지 않자 선수들을 향해 호통치고 있는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됐다.ⓒNewsis/AP |
그러나 ‘스페셜 원’ 무리뉴 감독은 경기가 중반이 넘어서자 지공을 되풀이하는 문제점이 지적됐다. 상대팀의 전방 압박이 가해지자 뎀바 바와 같은 후선 미드필더들이 공간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기 시작한 것이다. 결국 공격의 템포가 느려진 첼시는 상대팀에 공격의 기회를 자주 내주기 시작했고 승리를 했지만 답답한 경기 일색이었다.
아쉽게도 상대팀의 전방 압박으로 공격진이 무뎌지는 부분은 첼시가 과거 안고 왔던 문제점이다. 이는 디 마테오와 베니테즈 감독 체제에서도 줄곧 지적된 부분이다. 특히 지난 시즌 겨울 이적 시장에서 영입한 뎀바 바의 답답한 움직임 역시 과거 뉴캐슬 시절의 화려한 모습을 재현하지 못했다는 아쉬움으로 남았다.
무리뉴 감독의 2연승 가도에도 불구하고 첼시의 승리는 개운하지 못했다. 오히려 지나친 공격이 독으로 작용했다. 상대팀의 전방 압박을 뚫기 위한 새로운 전술을 구사하지 못한다면 무리뉴 감독은 또 다시 불명예스러운 퇴진을 할 수 도 있다. 그가 우승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숙제를 해결하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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