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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스널 아르센 벵거 감독(가운데)과 세계 최강의 어시스트인 메수트 외질(사진 왼편)그리고 박주영(사진 오른편)ⓒNewsis/AP/Xinhua |
세계 최고 플레이메이커 메수트 외질 영입으로 단단해진 스쿼드
외질 ‘잉글랜드 최강의 선수’로 거듭날 최상의 기회 거머쥐어
이적 시장 마감 행보 어두운 박주영…월드컵 주전 불확실
[일요주간=이희원 기자] 2013-2014시즌 유럽 축구의 여름 이적 시장의 결산을 앞두고 그 열기가 뜨겁게 달아올랐다. 이번 이적 시장에서 세계 최고 이적료가 새롭게 경신(가레스 베일 레알 마드리드行)됐으며 그야말로 대어급 선수들이 타 리그로의 이적이 잇따라 성사돼 유럽 축구계가 들썩이고 있다. 이 가운데 흔들린 위상을 바로 세우려는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는 대어급 선수들을 낚기 위한 움직임이 눈에 띄었다. 이 가운데 아스널FC의 아스널 벵거(63)감독은 올 시즌 두고두고 회자될 만한 성과를 이뤄냈다.
그가 회심의 카드로 꺼낸 메수트 외질(24)의 영입이다. 세계 최고의 어시스트 능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레알 마드리드(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출신의 외질을 데려오며 이적료로 5,000만 파운드(한화 약 851억 원)를 지불했다. 당초 예상보다 높은 이적료를 지불한 아스널은 팀 역사상 최고의 이적료를 경신하며 벵거 감독의 8년 무관의 낙인을 지우려는 행보가 역력하다는 분석이다. ‘짠돌이 구단’으로 정평이 난 아스널은 리그 BIG4 사수는 물론 우승 트로피 사수를 위한 주사위를 던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같은 움직임 속에 씁쓸한 선수가 있다. 바로 한국인 프리미어리거인 박주영(28)이다. 2011-2012시즌 아스널로 전격 이적한 그는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한 채 아스널의 계륵(鷄肋)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비싼 몸값을 지불하고 데려온 박주영이기에 벵거 감독 역시 손해 보는 장사는 하지 못하는 눈치다. 여기에 EPL리그에 참가하는 25인의 로스터 명단에 박주영의 이름을 올린 벵거 감독의 속내는 무엇일까. 이번호에서는 비상하는 아스널 벵거호의 외질 영입을 통한 전망과 박주영의 향후 행보를 짚어보고자 한다.
외질 영입 아스널 비상(飛上)하나
올 시즌 유럽 축구계는 어느 때보다 뜨거운 열기로 가득 찼다. 전 세계 축구팬들은 새로운 소식을 전할 때마다 긴장감을 놓지 못하고 있다. 이적시장의 마감 전날까지 레알 마드리드의 잔류로 기울 것으로 알려졌던 외질의 EPL 진출은 스페인 언론은 물론 유럽 축구계를 들썩이게 만들었다.
그를 영입한 주인공이 아스널의 벵거 감독이라는 것도 그 여운을 가시지 않게 만드는 모양새다. 꾸준한 상위권 진출은 물론, 챔스 진출의 영광에도 불구하고 리그는 물론, FA컵에서 조차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지 못한 무관(無冠)의 아픔을 이어온 그이기에 이번 외질의 영입으로 우승을 향한 새로운 역사가 만들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그만큼 외질의 합류가 아스널의 부족했던 스쿼드에 힘을 실어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 시각이다. 외질은 레알 마드리드에서 없어서는 안 될 플레이 메이커였다. 2010-2011시즌 이적한 그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28) 등 최전방 공격수와의 최상의 플레이를 만들어내며 첫 시즌 10골24도움, 2011-2012시즌 7골29도움 그리고 지난 시즌 10골18도움을 기록하며 팀 전력의 핵심으로 떠올랐다. 그의 영입으로 벵거 감독이 추구하는 ‘패스 축구’의 완성도는 더욱 탄탄해질 전망이다. 특히 타 구단에 비해 기존 선수층이 탄탄하기 때문에 포메이션의 변화가 상대적으로 낮다는 분석이다.
외질의 입장에서도 아스널행은 반가운 소식이다. 그는 라 리가에서 최상의 플레이 메이커라는 평가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팀 내 최고의 선수는 아니었다. 그에게도 일생일대의 기회가 찾아온 것이다. 스타급 선수들이 포진한 레알 마드리드에서 에이스로 자리를 잡기란 어려운 일이었다. 우연찮게도 레알 마드리드가 토트넘 홋스퍼 출신의 공격수인 가레스 베일을 영입하지 않았다면 그의 아스널행도 보이지 않는 시나리오로 남았을 것이다.
이제 그는 아스널 입성을 통해 EPL사상 최고의 선수로 도약할 기회를 거머쥐었다. 위상이 흔들리는 EPL에서 최고의 선수가 없다. 그야말로 ‘에이스’로 불리던 베일이 라 리가로 떠났기 때문이다. 이에 올 시즌 PFA(잉글랜드 프로축구선수협회)올해의 선수상을 타기위한 선수들의 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다. 지난 시즌 베일과 함께 PFA선수상 후보에 오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로빈 판 페르시(30)를 비롯해 리버풀의 루이스 수아레스(26) 등이 에이스로의 비상을 꿈꾸고 있지만 상대팀의 집중 견제는 물론 주전 경쟁 역시 만만치 않아 기력을 드러내기 위한 부담감이 작용하고 있다.
그러나 외질은 이들과 조금 다르다. 집중견제를 받고 있는 판 페르시와 다니엘 스터리지(24)의 주전 경쟁에 대한 부담감을 갖고 있는 수아레스와 달리 그의 스쿼드를 높일 수 있는 선수들이 포진해있다. 시오 월콧(24)과 산티 카조를라(28)가 그의 도우미로 나설 전망이다. 큭히 스피드에는 월콧, 상대팀의 견제를 위한 기교에는 최상급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가조를라의 포진은 외질에게 상대팀 압박에 대한 부담감을 덜어줄 전망이다.
2003-2004시즌 호세 안토니오 레예스(30,세비야)의 영입(1,750만 파운드)이후 최고의 이적료를 경신한 아스널이 그를 주전으로 쓰지 않을 이유도 없다. 물론 잦은 출전기회와 함께 제대로 된 성적표를 제시해야함은 당연한 일이지만 말이다.
특히 스페인 라 리가처럼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나 호날두(레알 마드리드와 같은 스타급 선수가 없는 잉글랜드에서 프리미어리그 1인자로 거듭나는 일은 외질에게 남겨진 숙제임에는 틀림없다.
이적 소식 無 박주영 행보
이적 시장이 마감하면서 새롭게 둥지를 튼 선수들 뒤로 소속팀을 찾지 못한 박주영에 대한 행보에 팬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2시즌 전, 아스널 이적 당시에도 이적 시장 마감 후 극적인 아스널행으로 주목받았던 그이지만 2년 간 그의 아스널 역사는 비참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외질의 이적 소식 이후 몸값이 상대적으로 비싼 박주영을 프랑스 리그1 소속 생테티엔에서 영입을 조율하고 있다는 소식도 나왔지만 마지막 날까지 오피셜(확정보도)은 뜨지 않은 채 박주영은 그야말로 팀 내 계륵으로 전락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다.
운동선수가 좋은 성적표를 달지 못할 때 팀내 입지가 무너지는 것은 당연지사다. 축구선수의 경우도 다를 바 없다. 공격수인 박주영은 첫 시즌 아스널에서도, 다음 시즌 라 리가 셀타비고로 1년 임대를 가서도 그야말로 내놓지 못할 성적표를 이름 앞에 달고 말았다.
박주영은 아스널의 ‘전력 외’로 분류될 만큼 ‘잔류’는 의미가 없다. 특히 자신을 기용하지 않는 팀에 남는 것은 박주영 자신에게도 마이너스다. 뛰지 않는 선수가 무슨 의미가 있을까.
그가 소속팀인 아스널에서 받는 대우는 물론 벤치행을 이어왔기에 이번 EPL 1군 스쿼드 명단에 이름을 올린 이유에 의문 부호를 띄우고 있다. 리그 시작과 함께 이적 시장을 마감하면 각 리그는 선수협회에 1군에서 뛸 선수 명단을 발표한다. 아스널은 최근 공식 페이스북을 통해 외질의 영입을 알리는 동시에 1군 명단에 박주영을 포함시켰다.
물론 1군 스쿼드에 포함됐다고 하더라도 팀내 플레이어로 활동을 못할 가능성도 높다. 하지만 벵거 감독의 이 같은 행보는 연이은 불발로 이어진 박주영의 이적에 밀접한 관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많은 이들은 박주영이 AS모나코에서 이적 당시 발생한 이적료에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명확하게 드러난 액수는 공식적으로 불분명하지만(군미필여부와 결부돼 오피셜 발표가 없었음)아스널이 이적료를 지불할 당시 군 미필이었던 박주영이 병역 문제가 해결(런던올림픽 동메달 획득)되면서 추가금에 대한 조정이 있었을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이 역시 드러난 사실은 아니지만 말이다.
여기에 임대 이적한 셀타 비고에서도 활약을 하지 못한 그를 버리지도 그렇다고 전력으로 활용하기도 어려운 그야말로 벵거는 고민에 빠진 것이다. 아스널이 한국인 프리미어리거인 박주영을 영입하면서 얻은 성과는 미약하다.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스널의 성적에 기여한 바는 전무할뿐더러 ‘박지성’과 같은 아시안 선수 입성으로 인한 마케팅에도 실패했다. 그 만큼 팀에서는 그를 FA(자유계약신분)나 임대 이적을 통해 풀어줄 경우 손해가 불가피하기에 그를 놓지 못하고 있다.
결국 손해를 보기 싫은 구단 아스널과 뛰고 싶은 선수 박주영은 합의점에 도달하지 못한 채 아직까지 평행선을 그리고 있다. 이렇다 할 성적표를 내지 못한 박주영에 비싼 이적료를 지불할 팀은 없을 것이다. 결과적으로 아스널 30번을 단 박주영은 선수로서 아무런 의미가 없다. 특히 2014 브라질 월드컵을 앞둔 시점에서 잇따라 주전 명단에서 제외된 그가 하루빨리 소속팀을 찾을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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